남자친구 본가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남친방에서 상자 하나를 발견했어요
뭔가하고 봤더니 편지들이랑 목도리랑 cd가 여러개 있더라고요
cd 케이스에 날짜 같은게 여자 글씨로 써있길래 전여친의 흔적인가 하면서 남친 몰래 들어봤는데
전여친이 녹음한게 맞는거 같더라고요 근데 좀 아픈 목소리길래 뭔가 하고
남친한테 물어봤더니 저한테 그걸 들으면 어떡하냐고 화내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첫여친 아닌거 아는데 왜 화내냐 했더니 이거는 들으면 안돼.... 하면서 씨디랑 다시 치우더라고요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제가 캐물으니 그때서야 이야기 해주더라고요
고딩때부터 사귄 여친이 있었는데 자기 군대 갔을때 투병 생활중에 죽었다
병에 걸리고 얼마 안있어서 전여친이 헤어지자고 해서 헤어지게 되었고
제대하는 날 부모님이 상자를 하나 주셨는데 그 상자가 제가 발견한 그 상자였다고 했어요
헤어졌던날부터 죽기 전까지 하고 싶은 말들을 녹음해뒀더라구요
전여친 이야기 하니까 남친이 펑펑 우는데 이렇게 우는거 처음 봤어요...
저는 솔직히 이 이야기 듣고 좀 무서웠어요
과연 내가 그 사람보다 남친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 사람에겐 안될거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남친 마음 속엔 전여친이 남아있겠구나 하고요
그래서 나랑 계속 만나고 싶으면 이 물건들 정리해줘 했더니
남친은 이미 죽은 사람인데 그렇게 할거까지 있느냐 지금 이 세상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 하나뿐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더라구요
지금 남친을 너무 사랑하고 결혼까지 이야기 나오는데 뭔가 이 이야기를 들으니 껍데기만 데리고 사는 느낌도 나고 그러네요
남친 말대로 이미 죽은 사람인데 제가 너무 잔인하게 구는건가도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