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터기 정부와 체결한 KT-1 55대(5억달러) 수출계약은 국내 항공 산업 역사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KT-1이 터키의 기본훈련기로 선정됨에 따라 세계 방산시장에서 효율적이고 경제성이 높은 제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세계시장 확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1970년대 소총과 탄약 생산으로 걸음마를 뗀 우리 방산 업계가 만든 최첨단 무기들이 30여년의 연구.개발에 땀 흘린 결과 이제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대당 수백억원짜리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머지않아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될 것이라니 말만 들어도 가슴 벅찬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진행 중에 있는 초음속 고등훈련기(T-50)의 아랍에미리트 수출이 확정되면 우리 방산의 해외수출에 한 획을 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T-50의 대당 가격은 중형 승용차 1150대와 맞먹는 가격(230여억 원)이다. 따라서 T-50이 아랍에미리트의 고등훈련기로 선정되면 아랍에미리트는 50∼60대를 도입할 계획이라니 수출 금액이 최대 1조3000억원에 이르러 방산업계 역사상 최고의 ‘대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T-50은 각종 디지털 비행제어 시스템 등 첨단 항공기술의 결집체로서 현존 고등훈련기 중 최고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25년 내 전 세계 공군의 고등훈련기 소요는 2500대를 넘을 것이며, 이 중에서 T-50의 점유율이 30%(1000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구세대인 선진국들의 경쟁 기종들을 제치고 초음속 전투기의 조종 훈련용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방산 30년의 쾌거라는 생각과 함께 든든한 국가안보의 초석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