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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교회 - 천국을 향하여!
게시물ID : religion_176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ginAnew
추천 : 0
조회수 : 6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1/29 22:40:07

  이 땅에 있는 교회의 숫자는 편의점 숫자를 뛰어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교회의 세력은 한국에서 압도적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교회는 이미 '사업'이 된지 오래다. 가게 점포를 내기 전 역세권인지 땅값이 어떤지 알아보는 것 처럼 교회도 '입점'하기 전에 주변에 거주하는 신도 수를 파악하고 수지가 맞는지 살펴본다. 광x교회같은 대형교회가 어느 지역에 세워지면 그 지역의 '군소 교회'들은 신도들을 뺏길까봐 아우성을 친다. 자기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 상인들이 E-mart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과 유사한 광경이다. 교회는 독재시절은 물론이고 그 이후 불어닥친 신자유주의 광풍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주기는 커녕 체제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자기들의 밥그릇만 챙겨왔다. 그래서 기독교는 기업들처럼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 되었다. 정치꾼들이 정치를 '남을 위한 봉사'로 보지 않듯이 교회 설립자들도 종교를 목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한국 교회는 예수의 가르침을 전하는 전당이 아닌 현세의 권력자들의 레드카펫이 되었다. 이명박 장로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절치부심하던 기독교인들의 추태는 불과 몇년 전의 일이다. 부패도 심각하여 교회 세습은 물론이고 고위 간부들의 성추문 스캔들도 빈번하다. 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 가서 교회를 새로 차리든지 다시 종교인으로 가장하여 신도들의 돈을 빨아먹는다. 자, 문제는 일반 신도들이다. 한국 기독교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조용히 교회를 다니며 십일조를 내고, 극우 파시스트 목사들의 설교를 듣고서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는 '고분고분한' 평신도들 말이다. 당장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휘황찬란한 건물 외벽과 목사들의 카리스마에 취해서 진짜 모습은 보지도 듣지도 않으려 하면서 기독교를 옹호하려 한다. 모든 기독교인이 썩은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인들의 난동을 지탱하는 기반은 다름아닌 평신도들의 묵묵한 지원과 침묵이다. 독재자들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 땅에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독재자가 독재 기술이 뛰어난들, 사람들이 그의 영토를 떠나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기독교인들이 계속해서 불의에 눈을 감고자 한다면 신도들을 후리며 잇속을 챙기는 사이비들의 횡포는 영원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예수가 진짜 신이었는지조차 나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존재한다면 한국 기독교의 현 실상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을 것은 확실하다. 옆에 누가 죽어가고 있는지, 누가 고통 받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으면서 달콤한 말만 속삭이는 '개독교' 목사들의 연설이나 들으려 화창한 일요일 날 쫙 빼입고 교회에 출근 도장을 찍은들 천국을 간다는 보장은 없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면 살이 빠질까? 돈으로 면죄부를 사면 천국을 갈 수 있다고 선전하던 중세 성직자들의 근엄한 연설이 헛소리였듯이 현재 이 땅의 약자들과 난민들을 돌보지 않은 채 '아멘'을 외친다면 그 잘난 예수님이 좋아하실까? 예수는 약자들과 함께 걸었다. 결코 기름진 음식을 탐하지도, 명품 옷을 걸치지도 않았다. 눈높이를 맞추고 사랑을 실천했다. 모든 종교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랑이다. 모 종교인은 자신을 천국이 아닌 지옥에 보내달라고 한다. 고통 받는 이들을 구제하여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추구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종교인의 '참 자세'가 아닐까. Quo va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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