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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헤어졌어요. 나 자신에 자신이 없네요
게시물ID : gomin_17700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dqZ
추천 : 0
조회수 : 82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9/05/28 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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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통보받았어요.

사실 이별하기전에 마음이 식어가는걸 알아가긴 했지만
극복하지 못했네요.

전 공기업에 다녀요. 남들은 우와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회사 이름을 아는 사람 찾기 힘들정도의 듣보 공기업이에요
그러면서 회사는 지방에 있어 지방에 지내고 있죠.

오만한 마음같은건 없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남들보다 못할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공부는 했구나 하는 대학에 나와서
지방이지만 밥걱정없는 안정적인 직장에
직장인이신 부모님은 노후 걱정없이 은퇴하셨고
동생은 저보다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해 조카까지 있고
큰아버님이 재산과 함께 제사도 가져가서 명절에 제사상도 없어요.
담배도 안하고 술자리도 친구나 동료들과 잠깐씩만 할뿐이고
특별히 돈 들어가는 취미도 없어 저금도 작년에 1억5천을 만들었어요.
그렇게 잘생긴건 아니지만 못났다는 소리도 듣지 않고 살았죠.

남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게 오만했던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뭐 하나 할수 있는게 없네요.

소개를 받은 여성분들은 제가 가진건 그저그렇다라고 생각들해요
이름을 못들어본 회사에 다녀서 실망하시고, 대기업에 못한 연봉에 실망하고
아직도 집이 없는거에 실망하고, 서울에 없는거에 실망해요.
그렇게 만남이 있을때마다 거절당하면서 마음만 상하고 있는 와중에
지금의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났어요.

남들이 다 별로라고 해줬던것들은 여자친구는 매번
'공부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다니네', '왜 얼굴에 자신이 없어 오빠는 잘생긴거야'
'집은 천천히 사면되지' 라고 해주었어요.
상처받았던 자존감을 이 사람이 매번 보듬어줬던거였죠. 

근무처가 있는 곳은 정말 한적한 동네에요. 시골이라고 해야죠.
하지만 다행이 인근에 대도시에 있어서 선배들은 대부분 이곳에 살아요. 
헤어진 여자친구도 이 대도시에 살았어요. 전 회사 앞에 살고요.
차로 1시간 거리... 멀면 멀고 짧으면 짧은 거리죠.

여자친구는 퇴근후 같이 소소하게 이야기하거나 산책하기를 원했어요
같이 가볍게 맥주를 마실수 있고.. 보고 싶을때 불쑥 부를수 있는.. 그런 연애를..

저도 대도시로 나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1억5천으로 회사까지 차로 1시간 거리의 아파트는 살수도 없었네요.
더해서 부동산은 연애기간동안 폭등해 손을 쓸수 없을정도로 올라버렸어요.
장거리 연애가 계속 될수 밖에 없었죠.

언제부턴가 몰라도 서로의 일때문에 주말을 한번두번 만나지 못하게 되고
...
그렇게 이별을 통보 받았어요.
다시 마음을 돌려보려 했지만 사랑이 식어 다시 그때만큼 사랑할 자신이 없다는 말만 돌아울 뿐이에요.

이제 나이도 35에요.
서른다섯동안 이런 절 이렇게 좋아해줬던건 그녀 뿐이었는데
그녀도 이제 없네요.

대학에 입학할때 취직을 할때
특별하진 않지만
남들이 하는것 정도는 당연히 가질수 있는 사람일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더 가슴이 아파요.

그래도 과거엔 젊은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이제 나이까지 들었네요.

아무 의욕도 안드네요. 그냥 멍하니 있다 주절거려봐요.
지금껏 내가 해왔던거에 가치가 있긴 한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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