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런 건 아니고 제가 데리고 다니던 한 아이가 축소된 도시 모형에 붙어있는 손톱만한 사람 모형을 떼어버렸습니다. 말이 뗀 거지 도시의 바닥부분에서 떨어지면서 끝부분이 부러졌습니다. 오늘 한 시립박물관에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견학을 시켰는데 전시물에 손을 데지 못하도록 학생들을 통제하지 못해서 생긴 사고였습니다.
일이 터졌을 때 당시에는 그 아이가 놀랐고 저도 당황했는데 일단 원래 있던 곳에 놓으라고 했습니다. 게다가 그 박물관이 전시물을 시에서 관리하는 시립박물관이고 진짜 유물이 아닌 손톱만한 크기의 미니어처 모형을 살짝 부러뜨린 것이어서 박물관 측에서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충분히 복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또 왠지 이런 사고가 자주 있을 것 같다며 애써 저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일단 그냥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곧 저의 어리석은 판단과 비겁한 자기합리화를 후회하게 되었고 직원에게 즉시 보고하지 않은 것이 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한 제가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이에 대해 상의했더니 시에서 운영하는 거니까 시랑 박물관 측에서 알아서 할테니 걱정하지 말고 쓸데없이 얘기해서 괜히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모두들 제가 학생들을 통제하지 못한 것과 즉시 보고를 하지 못한 것은 지적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서 정말 가만히 있어도 될지 나중에 발각되어서 일이 더 크게 되기 전에 내일이라도 박물관 측에 사실대로 얘기를 할 지 고민 중입니다.
만약 늦게라도 보고를 하면 죄가 경감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기존의 파손 죄는 물론이고 즉시 보고 하지 않고 묵인한 것까지 포함해서 가중처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