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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12 (호텔사우나 중편)
게시물ID : humorbest_177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사Kei
추천 : 27
조회수 : 3737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2/06 03:56:28
원본글 작성시간 : 2003/12/05 21:58:35
*이성찬님의 글입니다.










[1] 새벽근무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에고 졸려..! 

이 시간이면 텅텅 빈 버스를 타고 가게 될줄 알았는데 수많은 아줌마들이 

고무다라이를 들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새벽 시장에 나가는것일까? 

어떻게 보면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용돈을 벌기위해서 이렇게 고생하는 

나는 참 행복한게 아닌가 싶다. 


오늘은 A 근무! 

호텔 사우나 근무에는 A근무와 B근무가 있었는데 A는 새벽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B는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 근무하는거였다. 

호텔에 도착해서 경비실에 가서 출근카드를 찍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사우나로 

들어가 대충 장사준비를 하고나자 6시까지는 아직 30분이 남는다. 

옷을 훌러덩 벗고 들어가 탕에 몸을 담그었다. ' 아...!! ' 


사우나 알바의 장점이 이렇게 출,퇴근시에 목욕을 공짜로 할수 있다는거다. 

그저 공짜라면 대머리가 되어도 좋은 나..-_-; 

이 때문에 나는 4개월동안 하루에 2번씩 사우나를 할수 있어 항상 목욕탕에서 

바로 나온 발그레...한 얼굴상태를 유지할수있었다. 발그레... @^_^@ 


탕에 앉아서 " 태산~~~~~" 하고 목청을 가다듬고 있는데 밖에서는 난리다. 

손님들이 6시도 되기전에 와서는 문 열라고 두드리는 소리다. 에잇 나쁜놈들..! 

지들이 장사하나? 눈하나 깜짝 하지 않는다. 

손님1 : 아니 왜이리 문을 안여는거야? 6시 거의 다 되었구먼.. 

손님2 : 형님!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열겁니다. 

리앨 : ' 형제가 꼭두새벽부터 사우나 하러 왔나보군 ' 

탕에서 나와 몸을 닦은 뒤 유니폼을 입고 정각 6시 00분 00초에 문을 열었다. 

리앨 : 어서 오십시오.. 

손님들 : 으음....-_-+ 

인사를 하면서 봤더니 웬지 조폭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_(-_(-_-+)_-)_-) 

손님 : 으음.. 그래.. 새로 온 직원인가보지? -_-+ 

리앨 : 예. 형님! 아..아니 손님..-_-; 

이윽고 손님들이 옷을 벗는데 온몸에 온갖 해괴망칙한 그림들이 가득하다. 

아하...그제서야 나는 녀석들의 정체를 알수있었다. 

리앨 : ' 행위 예술가였구나. -_-; ' 


실제로 사우나에 오는, 사업 좀 한다는 소위 사장이라는 사람들은 모두 전직이 

조폭이었는지 온몸에 그림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림들은 종류도 다양했다. 

칼라틱한 드래곤님(-_-)이 엉덩이에서 튀어나와 막 어깨를 타고 승천하고 있는 

그림이 있는가하면, 단순히 일본어로 글자만 새긴것도 있었다. 

" さいごまで!!! " 우우....몸에 저런글을 새기다니... 

정말 무시무시한 글귀가 아닐수 없다. 물론 뜻은 알수가 없었다. -_-; 

단지 직감으로 무시무시한 글귀란것만을 짐작할뿐....-_-;;; 

게다가 그들의 거시기에는 아프리카에서나 할법한 해괴망칙한.......우웅.. 

혹시 쇼킹 아시아에 출연한 녀들이 아닐까? 과연 저런것들로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단말인가? 그럼 나도 해볼까? -_-; 

리앨 : 아앗...손님 그쪽은... 

명숙 : 꺄아아악..! 

내가 딴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손님들이 우르르 출구로 나가버렸다. -_- 

워낙 미로같은구조에 온 사방이 거울인지라 옷을 벗고는 다시 입구로 나가버리는 

손님이 허다했다. 캐셔 여직원은 두눈 똑바로 뜨고 비명을 지른다 -_-; 

특히 명숙이는 나에게 손님이 실수로 나오려고 하더라도 막지 말라는 은근한 

부탁을 하기도 했었다. -_-; 여탕에도 이런일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마는 

호텔에는 여자사우나가 거의 없다.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사우나는 객실손님이 많이 오는데 여자가 호텔에 숙박하는일도 별로 없거니와 

있다해도 객실내의 욕실을 두고 비싼 사우나에 올리가 만무하며, 또 온다고 해도 

때밀이에게 때를 밀리도 없고, 구두를 닦을리도 없을테니 완전 적자라는거다. 

리앨 : 손님...그...그쪽이 아니라 이쪽입니다. ^_^; 

손님 : 이젠 알고있어. -_-# 

움직이는 그림들이 탕으로 들어가자 그제서야 마음놓고 의자에 앉아 쉴수있었다. 

아침 8시정도부터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좀 쉴수 있다. 

꾸벅 꾸벅 졸고 있는데 매쾌~하게 풍기는 암내와 노랑내를 몰고서 또 손님이 한명 

들어왔다. ..... 오오...이런 양키였다 -_-; 

손님 : Good morning! 

리앨 : Hurry come ( 어서 오세요 -_-; ) 

양키는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더니 밖으로 나간다. 

리앨 : Well go ! ( 안녕히 가세요 -_-; ) 

그 뒤로 양키는 매일 아침 와서 운동을 하고 갔으며 나의 영어실력은 나날이 

향상되어 가고 있었다. 

손님 : Good morning! 

리앨 : Quickly come ( 어서 오세요 -_-; ) 

그후로도 헬스장은 양키들의 전용이었다. 한국남자들은 죄다 한증탕에 앉아 

땀만 삐질삐질 흘려 살을 빼려고만 했고, 그 누구하나도 운동을 할 생각은 

안하는거 같았다. 이 점은 양키에게 배울점이라고 생각한다. 



[2] 오전근무 

캡틴 : 아침 식사하고 와 

리앨 : 예.. 

식당에 가니 명숙이가 웬 여직원과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다. 

물컵에 물을 2잔 떠서 갖다주며 옆자리에 앉으니 명숙이가 톡 쏘아댄다. 

명숙 : 칫! 착한척 하지마라! 

리앨 : 흥! 싫은척 하지마라! 

약 일주일동안을 일하면서 서로 반말할정도로 친해졌다. 

리앨 : 명숙이 네 애인은 뭐하는 사람이니? 

명숙 : 누...누가 그래? 

리앨 : 우웅..정말 있구나...-_- 

명숙 : 지금 군대에 있어. 

리앨 : 안녕...-_-; 

식사를 마치고 올라와 오전근무를 서는데 또 쉴새없이 손님들이 들이 닥친다. 

손님 : 자...내 삐삐 좀 차고 있다가 연락오면 내 번호 좀 불러줘. 

리앨 : 예. 

들어가는 손님마다 삐삐를 맡기고 가는 바람에 허리 전체에 삐삐를 허리띠처럼 

차고 다니며 일을 해야했다. 전자파의 영향이 대단했을텐데..제길...-_- 

게다가 당시의 삐삐는 하나같이 엄청난 크기와 무게를 자랑하던 제품들이었으니... 

삐삐가 무거워 계속 바지를 걷어올리며 일을 해야만 했다. 지이이이이이잉...! 

진동이오면 삐삐를 확인후 손님 번호를 기억해내야한다. 

그리곤밖에 캐셔에게 방송부탁을 하는거다. 

리앨 : 명숙아. 15번 손님 삐삐왔다고 방송 좀 해줘. 

영숙 : 응. (딸칵) 실내에 알립니다. 

손님중에 15번 손님께서는 탈의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실내로 들어가서 일을 하고 있는데 상무님이 들어왔다. 

인사를 하고 키를 받아들고 옷장을 여는데 갑자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어처구니 없는 방송이 스피커를 타고 사우나 전 실내에 울려퍼지는것이었다. 

방송 : 어머머머.... 계집애. 이쁜척좀 그만해. 내 남자친구? 글쎄... 

병장 달더니 감감 무소식이야. 이젠 잊어야겠어. 그나저나 너는 

요전에 만난 그 남자랑 어케 되었어? 괜찮은 사람 같던데.... 

상무 : -_- 

리앨 : 오 주여... ;;;;;-_-;;;;; 

명숙이가 마이크를 끄지 않은것이었다. 그날 손님들이 나가면서 명숙에게 힘내라고 

한마디씩 격려하며 나가는통에 명숙은 하루종일 얼굴을 들고 다닐수가 없었다. 



[3] 유동근무 

일한지 한달이 넘자 동욱이 형이 그만두고 내 밑에 새로온 직원이 들어오게 되었다 

아아..역시 세상에 죽으란법은 없구나. 이로 인해 탈의실 열쇠는 신입에게 

물려주고 나는 유동(流動)근무를 할수있었기에 호텔 사우나 실내의 구석구석을 

다 돌아다 볼수있었다. 그동안 내가 봐왔던 탈의실과 탕안, 구두방, 이발소, 

헬스장등등을 제외하고도 사우나안에는 식당, 수면실, 온돌방, 일광욕실등등이 

있어 매우 넓었다. 

꼭 목욕을 하러 오지 않더라도 들어와서 하루종일 쉬었다 갈수 있는 곳이었다. 

전화와 담배도 공짜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었고, 그외에 때밀이나 식사등의 

서비스는 열쇠번호를 보여준뒤 나갈때 계산하는것이었다. 

식당에 가니 손님들이 앉아서 가운을 입은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수면실에 가보니 조용하고 컴컴한 넓은 방에서 이불을 덮고 모두들 자고있다. 

온돌방에도 마찬가지였고, 일광욕실은 대형 식물원처럼 유리로 되어 있어 햇볕을 

받으며 쉴수 있는 휴식처로 되어 있었다. 아~! 내가 손님이면 얼마나 좋을까? 


유동근무는 이곳들을 돌아다니면서 손님 심부름도 하고 정리도 하는게 임무다. 

그리고 손님들이 벗어던진 가운과 타월이 빨래통에 가득차면 지하 1층에 있는 

세탁소에 갖다줘야한다. 하지만 손님들을 가만히 보면 정말 너무한다싶다. 

첨에 입장해서 옷을 벗은뒤 가운을 입는다. 그리고는 10m 앞에 있는 탕입구까지 

걸어가서는 가운을 벗어 빨래통에 집어넣는거다. -_-; 

탕에서 나오면 또 가운을 입고 여러가지 시설을 이용하러 돌아다니다가 다시 

빨래통에 집어넣고 탕에 한번 더 들어간다. 다시 나와서 가운을 입고 탈의실로 

와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기때문에 하루 손님 500명이면 가운을 1000벌을 넘게 

세탁해야만 한다. 물론 타월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 

이 때문에 위태로울 정도로 손수레에 빨래를 실어서 지하1층까지 내려가야하는 

대 서커스를 펼쳐야만 한다. 이러니 세탁소 사람들의 시선이 고울리가 없다. 

세탁소 직원 : 아니, 사우나는 빨래가 왜 이렇게 많아요? 

리앨 : 여기는 빨래가 더 많네요 뭐. -_- 

세탁소 직원 : -_-; 


빨래를 우수수 쏟아붓고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명숙이가 있었다. 

리앨 : 안녕? 애인있는 아가씨! -_- 

명숙 : 그만해 오빠. 연락 안한지가 언젠데... 


잠시 어색한 침묵... 역시 남녀가 2년남짓 떨어져 있는건 너무 힘든일인가보다. 

명숙 : 오빠.. 

리앨 : 응? 

명숙 : 남자들은 군대가면 다 군화 거꾸로 신어? 

리앨 : 여자들이 더 그래..-_- 

명숙 : 왜 그럴까? 

리앨 : 군화보단 고무신 거꾸로 신는게 훨씬 더 쉬워서 그렇지. -_- 

명숙 : 내 친구애인도 병장달더니 남자쪽에서 헤어지자고 했데. 

리앨 : 군대에서는 계급과 함께 여자보는눈도 높아지나봐.. -_- 

명숙 : 오빠는 항상 장난이구나. 

리앨 : 장난이 아니라 장남이야. -_- 

명숙 : 오빠는 애인있어? 

리앨 : 나 제대한지 한달 되었다. -_- 

명숙 : 나 여기서 내릴께. 오빠 수고해. 

리앨 : 윗사람에겐 수고하라는 말을 쓰는게 아냐..-_- 

명숙 : 그럼 욕봐! 

리앨 : -_- 

사라져 가는 명숙이의 뒷모습이 웬지 너무나 쓸쓸해 보였다. 




[4] 스카웃. 

쉴새없이 너무나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내가 돈에 환장한 

놈이란걸 눈치채고 때밀이 명학이형과,구두닦는 원기형은 내게 스카웃 제의를 한다 

명학 : 리앨 너 때미는거 배워서 내 밑에서 일해보지 않으련? 

리앨 : 하하...3월에 학교 복학해야해요. 

명학 : 한달월급 150만원 줄게. 

리앨 : 배....배....배....백오십만...-_- 

구두닦는 원기형까지 나를 꼬신다. 

원기 : 내 밑에서 구두를 닦는게 더 나을꺼야. 

리앨 : 하...하지만 학교에서 남은 공부를.... 

원기 : 한달에 180만원을 주마. 

리앨 : 배....배....배......백팔십만.. ' 조금 더 올려볼까? -_-; ' 

대체 이들의 수입이 얼마기에 이런말을 하는건지 한번 알아보자. 

하루에 약 20명정도가 때를 미는데 요금이 8,000원이니 하루에 약 16만원을 

번다는 얘기다. 안마로 버는걸 제외하고도 한달월급이 무려 480만원이다. 

이 때문에 목욕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일본까지 원정을 가서 몇 년동안 고생을 

한 뒤 갑부(?)가 되어서 귀국하는 때밀이도 상당하다고 한다.. 

다음 구두닦이의 수입을 알아보자. 하루 손님 500명중 약 300명정도가 구두를 

의무적(?)으로 닦는다. 목에 힘주기 좋아하고 거드름 피우기 좋아하는 이들이라 

구두가 깨끗해도 무조건 닦는다. 요금이 1000원이니 하루에 약 30만원을 벌며 

한달에 900만원정도를 번다는거다. 점포세, 원가비를 제외하고라도 엄청나다고 

할 수 있는 벌이다. 물론 터를 잘 잡은 이유도 있다. 

내가 고민하자 형들의 유혹은 계속 되었다. 때를 강조하는 때밀이 명학이 형! 

명학 : 남자는 '때'를 기다려야해. 바로 이 '때'가 기회야. '때'돈을 벌게돼. 

광을 강조하는 원기형! 

원기 : 인생에 삐가번쩍 '광'내고 싶지 않냐? '광'속으로 갑부가 되지. 

이들의 떠듬속에서 나는 회의에 빠지지 않을수가 없었다.과연 학벌이란게 그렇게 

필요한것인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도 이들처럼 얼만든지 돈을 벌어 

대는 사람들이 있지 않는가? 내가 전산과를 나와봐야 전공도 못살리고 뼈빠지게 

공부해 취직한다고 해도 한달에 180만원이상 버는 직장에 들어갈수 있을까? 

하지만 고뇌끝에 결국 그들의 제의를 거절하였다. 복학하면 볼 수 있는 수많은 

여학생들이 눈에 아른아른거렸기 때문이다. -_-; 

리앨 : 죄송해요. 일단 학교는 마쳐야 될것 같아요. 저 이만 퇴근할께요. 


퇴근시간이 되어 퇴근준비를 하는데 캡틴이 나를 부른다. 

캡틴 : 뷔페 연회장에 내려가봐. 지배인님이 널 좀 보재. 

리앨 : 또 스카웃 제의인가? 거기선 얼마를 준답니까? 

캡틴 : 너 연장근무야. -_-; 

퇴근도 못하고 오후까지 결혼식 뷔페연회로 뼈빠지게 일했다. 

제길. -_-;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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