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청년을 현혹시켰다는 이유로 불경죄로 고소당하게 된다. 재판을 앞두고 미리 아르콘 법정에 도착한 소크라테스는 에우티프론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에우티프론의 아버지가 머슴을 죽이자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불경죄로 고소하기 위해 아르콘 법정에 도착한 것 이었다.
소크라테스: 저기요 에우티프론씨
에우티프론: (아씨 소크라테스네... 모른 척 할까?)
소크라테스: 저기요, 저에요 소크라테스
에우티프론: 아 안녕하세요. 여기는 웬 일이세요?(억지로 웃으면서)
소크라테스: 사실 아테네의 청년들을 현혹시켰다는 이유로 불경죄로 고소당해서 이렇게 법정에 오게 되었어요. 에우티프론씨는 여기 어쩐 일이세요?
에우티프론: 사실 저의 아버지가 머슴을 살해하였습니다. 아무리 아버지라지만 이런 불의를 참지 못하고 아버지를 불경죄로 고소하러 가는 길입니다.
소크라테스: 아 잘됐네요, 사실 제가 불경죄로 고소당하기는 했는데, 도대체 불경죄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아버지를 불경죄로 고소할 정도면 불경죄에 대해서 잘 알고계시겠네요. 저에게 혹시 ‘불경하다’가 무엇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에우티프론: ‘불경하다’는 ‘경건하다’의 반대말입니다.( 이 새끼 또 시작이네..)
소크라테스: 그럼 ‘경건하다’가 뭔데요?
에우티프론: 지금 저처럼 사람을 죽이거나 남의 재산을 훔치는 사람을 고소하는 행위를 ‘경건하다’ 라고 합니다. 이제 이해 되셨나요?
소크라테스: 아니죠, 그건 경건함의 정의가 아니라 단지 경건함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경건한 행동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경건하게 만드는 경건함 그 자체를 묻고 싶은 것이에요.
에우티프론:(잠시 생각하다가) 아 그럼 경건함이란 신의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이제 됐죠?
소크라테스: 전혀 아닌데요. 신들마다 의견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어떤 한 행동을 가지고 제우스는 ‘경건하다’라고 생각하고 헤라는 ‘경건하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그 행동은 경건한 행동입니까 경건하지 않는 행동입니까? 이런 사례는 신화에도 수 차례 나오는데요?
에우티프론:(똥 씹은 표정으로) 그럼... 경건함이란 모든 신이 사랑한다고 합의한 것이라고 정의 내립시다.
소크라테스: 아닌데요, 선행구조가 잘못됐잖아요. 많은 남성들에게 사랑을 받는 어떤 미인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여인이 예쁘기 때문에 남자들이 사랑하는 겁니까? 아니면 남자들이 사랑하기 때문에 이 여인이 예쁜 겁니까? 전자가 맞는거 아니에요? 마찬가지로 그 행동이 경건하기 때문에 신들이 모두 사랑하는 것이지 신들이 모두 사랑하기 때문에 그 행동이 경건하다는 것은 논리구조상 말이 안 됩니다.
에우티프론:(잠시 생각하다가) 그 그럼.. 경건함이란 제사나 기도처럼 신들에게 바치는 것이 아닐까요?
소크라테스: 아 그럼 경건함이란 우리가 제사나 기도를 신들에게 바치고 신들은 그 만큼 사랑을 해주는 일종의 교역 같은 것이네요.
에우티프론: 네 맞아요, 제 말이 그거에요.
소크라테스: 근데 아까 신들이 사랑하는 것은 경건함의 정의가 아니라고 합의하지 않았나요? 때문에 이것 역시 경건함의 정의가 아닌 것 같은데요?
에우티프론: 아.. 근데 생각해보니까 제가 급한 일이 있어가지고 고소는 나중에 해야 될 것 같아요. 지금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소크라테스: 아 그래요? 한창 재밌었는데. 그럼 우리 나중에 마저 이야기 하도록 해요.
에우티프론: 아 네.., 재판에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도 할께요.(제발 재판 망해라 ㅗ)
이렇게 변증법을 통해 엄밀한 진리를 찾아내는 대화방법을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라고 한다. 문제는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지식인들을 찾아가 하루에 수차례 이러한 대화방법을 통해 그들을 난처하게 했다는 것이다. 결국 아테네에서 소크라테스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불경죄라는 죄목으로 소크라테스는 고소당하게 되었다.
아가리 파이터 시초 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