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느 평범한 해병대가 이번 난사사건의 입장
게시물ID : humorstory_2391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꾸꾸비
추천 : 1/4
조회수 : 105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7/06 02:10:20
필승! 2006~2008년 해병제1사단 22대대에서 근무했던 병 1022기입니다.

우선 총기난사로 인해 사망한 장병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해병대 특유의

문화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기수열외라는 해병대의 독특한 관습을 무조건 악습, 사라져야 

할 관행이라고 몰아세우길래 민감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제 생각을 피력해보려고 합니다.

기수열외란 말그대로 기수를 열외시킨다는 의미인데요. 이는 선임으로부터의 질타, 심하면 약간의 구타, 

기합등을 받고 참지 못해 중대장실, 행정관실에 뛰어가 일러바치거나, 헌병대로 뛰어가는 병들에게 내려지

는 해병대만의 비공식적 처벌입니다. 기수열외가 되면 선임은 물론이고 후임들에게도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되고 타 사단,연대, 대대로 전출간다하더라도 각중대에 있는 동기들에게 모두 연락이 가기 때문에 한번 기

수열외가 되면 해병대에선 정말 생활하기가 힘들어지죠.

해병대를 나왔지만 구타, 가혹행위 등에 대해선 저 또한 없어져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이병때 없어졌던 병장신고때 똥먹이기, 메뚜기먹이기, 상습적 구타, 제 여자친구 사진으로 자위를 하

는 선임들의 행동을 보며 정말 싫고 죽고싶었죠.

하지만 해병대는 본인이 지원해서 가는 곳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것처럼 쓰레기같은 선임도 있지만 정말 

남자답고 무섭지만 멋있는, 본받고 싶은 선임이 많은 곳 또한 해병대입니다. 제가 2년간 군생활 하면서 

기수열외 된 해병들의 태도를 살펴보면 100%가 정말 약간의 기합, 약간의 구타를 이기지 못해 헌병대로

뛰어가는 경우였습니다. 예를 들어 찐빠(실수)를 내고도 뻔뻔한 이병, 자신의 실수를 후임이나 선임에게

덮어씌우는 상병 등이 제가 군생활하며 기수열외 당하던 해병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수열외가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왕따와는 다릅니다. 기수열외 당한 해병도 다시 착실히 생활하면서 꼰티(대드는것), 

싸이드(꿀빤다고 하죠 흔히)까지 않으면 언제든지 오장해병이 기수열외를 풀어주기도 합니다.

이번에 사고를 저지른 상병 김xx해병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상병이면 군생활을 1년 넘게 했을텐데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물론 당사자가 받은 고통이 정말 상상 이상의

엄청난 고통이라면 모르겠지만 제3자인 우리가, 아니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여성, 미필자, 

또는 육해공출신들이 무작정 기수열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해병대를 무식한 관습, 

썪어빠진 집단이라 비판하길래 너무 화나고 안타깝습니다. 물론 그렇게 만드는 건 네이버의 몇가지

찌라시 삼류 인터넷 기사들입니다만....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어린 친구들이 기사만 보고 무턱대고

해병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까 염려가 되네요.

군대는 거지에서 왕까지 체험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타군도 마찬가지겠지만 해병대는 특히 계급, 

호봉의 서열, 인계사항이 엄격합니다. 그리고 같은달에 입대했지만 1기수의 차이가 후달릴때는 정말 크게 

느껴지는 곳이 해병대이구요. 기수열외 역시 이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겁니다. 해병대는 나만 힘든 곳이 아

닙니다. 해병들은 공감을 하겠지만 지금 800자 900자 선임들은 우리보다 더한 기합, 욕설의 군생활을 참아

가면서 전역을 한겁니다.

구타, 가혹행위 등의 해병대만의 악습은 저역시도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먼저 없어져야 할 것은 조금의 참을성도 없고, 인내심도 없는 그저 허영심에 가득찬

해병대 지원자들 입니다. 그런자들이 악습과 이런 구타 저변문제, 및 총기사건을 일으키는 주범들일테니까

요.

다시한번 해병 김xx의 명복을 빕니다. 병 1022기 해병 올림.

어떻게 생각하나요 악습 구타 가혹행위 보다 나약한 해병대 지원자들의 문제람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