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초등학교 농구팀 슈팅가드가 덩크슛을 꽂아넣었다"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대한농구협회장 배 전국남녀 초등학교 농구대회 서울 연가초-삼광초간의 결승전. 연가초가 31-16으로 크게 앞선 후반 5분께 연가초 6학년 슈팅가드 박인환(12)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호쾌한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연가초는 결국 삼광초를 57-28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초등학생 농구 골대 높이는 성인(305㎝)보다 훨씬 낮은 260㎝이긴 하지만 어지간한 성인도 덩크슛을 넣기는 쉽지 않은 높이다. 게다가 가만히 서있다가 쏘는 게 아니라 성인과 같은 가로 28m, 세로 15m 코트를 뛰어다닌 끝에 쏘는 슛이다.
더구나 박인환은 170㎝로 요즘 초등학교 농구팀에선 `단신'에 속한다. 160∼170㎝대 단신 가드에 180㎝대 센터가 활약하던 198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을 그리워하는 농구팬에게는 이해 못할 풍경이지만 요즘 초등학교 농구에선 덩크슛쯤은 그리 신기한 일도 아니다. 연가초만 해도 키 173㎝ 센터 장규호(12)도 다른 대회에선 덩크슛을 성공시킨 적이 있다. 이 학교 임혜영 코치에 따르면 7∼8년 전부터 초등학교 농구대회에서 간간이 덩크슛을 볼 수 있게 됐다. 춘계나 하계 대회에선 드물어도 6학년 선수의 신장이 170㎝를 넘어서는 추계 대회에선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일이 됐다. 이번 대회 첫날인 12일에도 서울 동산초 두 센터 윤영빈(178㎝)과 조재용(177㎝)이 각각 한 개씩 덩크슛을 성공시킨 끝에 원주 단구초를 66-29로 대파했다. 조재용과 포워드 김재필(175㎝)은 다음날인 13일 수원 매산초를 44-33으로 이길 때에도 덩크슛을 한 개씩 선보였다. 동산초 최현성 코치는 "요즘 아이들은 발육 상태나 탄력이 좋아 덩크슛을 손쉽게 꽂아넣는다"며 "7,8세 때부터 클럽팀에서 농구를 시작하는데다 프로농구 영향을 많이 받아 과거보다 기술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건국대에서 파워포워드를 맡았던 195㎝의 최 코치는 그래도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키에서는 꿀리지 않지만 172㎝의 임 코치는 초등학생 선수들이 부쩍 자라는 가을이면 장신 선수들 틈에 파묻힐 정도다. 송재엽 한국 초등학교 농구연맹 전무이사는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농구 선수 가운데 10명 쯤은 덩크슛을 쏠 줄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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