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운명 같은 만남.
게시물ID : humordata_17766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둥글이8
추천 : 12
조회수 : 275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8/10/14 15:31:35

운명 같은 만남.


DSC03344.JPG

싸구려 침낭 두 개 가지고는 추워서 잠을 이룰 수 없어 무릎담요나 하나 구입하려 횡성시장에 들렀다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두꺼운 모포나 하나 사서 덮지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의 등짐이 이정도이다.



그런데 여기에 모포를 하나 더 사서 끼워 넣고 다니려면 부피도 그렇고 추가된 무게도 그렇고 어깨와 무릎이 견디지 못한다물론 나도 10년 전에는 이렇게 산더미 같은 등짐을 짊어지고 90도 암벽을 등반해 에레베이트 산을 넘은 적도 있기는 하다. (유사품 에베레스트 산에 주의)


DSC03345.JPG


하지만 현재 나는 나이를 먹어 예전 같은 전투적 모험심을 상실한지 오래이다하여 두꺼운 모포를 살 용기가 나지 않아 무릎담요에 만족해야할 판이었다횡성시장 내 이불가게를 몇 곳 돌아다니다보니 눈에 딱 띄는 적당한 크기의 작은 담요가 하나 눈에 들어와 묻고 따지고 할 것도 없이 바로 구입한다.


DSC03350.JPG


유랑을 많이 하다 보니 천기를 보는 능력이 발달했는데운명적 끌림 같은 것이 내 시야를 잡아 끌고 이건 내꺼다는 영혼의 외침이 노도와 같이 밀려오곤 한다바로 이런 때를 말함이다. 하여간 그렇게 구입한 무릎담요를 들고 어둑한 횡성 외곽 길을 지나 텐트를 친 후에 펼쳤다아기 옷이다.


DSC03351.JPG


후회해서 어쩌겠는가그냥 덮고 잘 뿐한국소비자 연맹 충동구매의 대표적 폐해 사례로 쓰임직한 사건이다길바닥에 노숙하며 얼어 죽게 생긴 소비자가 그 난관을 타계하기 위해 시장 가서 구입해 온 것이 아기 옷이라니.ㅠㅡ


대충 덮고 자고 패션쇼 하는데 사용한다.


DSC03352.png


이렇게 쓸모 없는 것의 쓸모(덮개로 샀다가 패션쇼에 이용함.)는 장자의 '무용지용'의 가장 극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강원도 횡성에서)



 강원도 횡성 일지 계속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