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일입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산책을 하다가
문득 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사색에 빠져 잠시 길가에 홀로 서 있었음
언제나 그랬듯이 멋진 폼으로 담배를 피면서.
그 순간 나의 영혼의 침묵을 깨며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교복을 입은 여고생..
얼핏 보니 얼굴은 예쁜 편이었음.
그녀는 내게 말을 걸었고
뒤에서 두세명의 여고생들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이쪽 상황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저기요 아저씨"
"..?"
나는 대답 대신 찬찬히 그녀를 돌아보았죠
그녀는 내 눈치를 살피며 말을 이었습니다
"죄송한데요 편의점에서 던힐 한 갑만 사다주세요"
그리고는 내게 2500원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난 일체 미동도 하지 않은채
여명의 눈동자에서
최재성이 죽어가는 채시라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만감을 담아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녀는 놀라서 주춤거리며
"왜..왜요?"
하고 이상하다는 듯이 날 쳐다보았음.
난 말을 이었음.
"너와 나는 전혀 모르는 사이다.
하지만 네가 나에게 말을 건넴으로 인해 이제는 인연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니 난 너에게 이렇게 말한다.
'담배는 너의 아름다움을 상하게 한다.'고..."
그녀는 휘둥그래진 눈으로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담뱃불똥을 손가락을 튕기면서 그녀에게서 등을 돌렸죠.
그리고는 말했음.
"나 같은 어른이 되지마라..."
한치의 망설임 없이 뒤돌아 뚜벅뚜벅 걷는데
뒤에서 얘네들이 미친놈이라고 욕함
요새 애들은 낭만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