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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겜 스포] 9화 감상
게시물ID : mid_17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ㄱㄱ
추천 : 4
조회수 : 166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6/21 01:40:53
전투씬의 연출이나 캐릭터의 성격에 대한 표현은 나무랄 데 없는 완성도 높은 화고, 상당히 몰입해서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램지는 조프리 이후 왕겜의 악의 축이었죠. 조프리 못지 않은, 아니 그보다 더 깊은(?) 변태 가학성을 뽐내면서도 서자로 살아온 세월 때문인지 나름 권모술수도 가지고 있는 왕겜의 완성형 악당이라고 개인적으로는 평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화는 그 램지와 끊어질듯 살아남은 스타크의 마지막 결전이라는 면에서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이 죽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화였던 것 같네요. 더구나 이번 화에서는 누가 봐도 ,병력 차를 넘어서서, 램지의 압도적인 전략적 승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스노우를 가지고 노는 양상을 보여줬기에 그의 죽음이 더 아쉽습니다. 물론 처참하기는 합니다만, 지금껏 해온 악행들에 비해 너무 밋밋한 죽음 같기도 하고요. 하긴 나이트워치 빼고는 누구 하나 납득할만하게 죽는 캐릭터가 없는 왕겜이기는 합니다만...
 
또하나 관심이 있었던 포인트는 어느쪽이 이기든 이 전투의 승자가 북부의 지배자가 된다는 겁니다. 북부의 지배자가 누가 되느냐는, 사실 라니스터가 내부 문제로 정신 못차리고 있는 지금은, 칠왕국의 권력구도보다도 '누가 나이트킹과 대적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라니스터는 지금 북부까지 손을 뻗을 여력이 안되니 스노우가 이긴다고 해도 쳐내려가지 않는 한은 부딪칠 일이 없을 것이고, 스노우는 쳐내려가자니 뒤통수에 나이트킹이 있습니다. 램지가 이겼다면 애초에 라니스터 쪽이니 역시 내려갈 이유가 없고요. 누가 이기든 북부의 지배자는 나이트킹과 첫 전투를 하게 되는 구도죠.
 
어쨌든 스노우가 이겼으니, 이제는 북부의 왕으로서 나이트킹과 대적하게 되었습니다. 브랜의 낙인이 많은 분들의 예상처럼 장벽의 결계를 깨뜨리게 된다면 다음 시즌에서는 스노우와 나이트킹의 전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겠네요. 그렇게 되면 장벽 아래쪽 지역의 지지부진한 정치질이 당분간은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니스터 쪽에서는 눈엣가시인 스타크가 오히려 나이트킹을 막아주는 구도가 되죠. 만약 스노우가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져버리면 인간대 백귀의 대결이 바로 시작됩니다. 근데 그러기에는 아직 남쪽의 스토리들은 준비가 덜 된듯 보이네요. 그래서 당분간은 스노우의 우산이 나이트킹을 잡아두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시즌에 전투씬이 거의 없었기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하이스패로우와의 지지부진한 밀당도 미린의 엉성한 정치적 상황도 아리아의 성장기도 사실 좀 지루하게 느껴졌거든요. 극적인 전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기발한 전략을 주고받는 것도 아닌 교착상황... 근데 스노우와 나이트킹이 맞서면서 교착하게 되면 별다른 계기 없이 다시 그런 밋밋한 권모술수의 연장이 되지 않겠나 싶네요. 돌아온 아리아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 용엄마와 야라 남매가 어떻게 웨스테로스에 상륙할 것이냐, 라니스터와 티렐, 하이스패로우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될 것이냐, 브랜은? 도른은? 하운드는? 정리해야할 얘기들이 많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좀더 속도감 있게 정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나 아쉬움이 좀 남는 부분은 산사의 성장입니다. 산사는 지난 시즌부터 흑산사니 뭐니 해서 온갖 데에 치이던 애물단지에서 나름 왕좌의 게임을 시작하는 캐릭터로 변모할 기미를 보이면서 산사의 성장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죠. 근데 생각보다 성장이 더뎌서(?) 답답한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이번 화에는 다름 사이다의 주역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그 성장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네요.
 
리틀핑거는 네드스타크를 죽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그럼에도 산사를 구해줌으로써 나름 산사의 신뢰를 받고, 온갖 데에 다 치이던 산사도 그의 수제자(?)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의지하죠. 근데 리틀핑거는 산사를 램지에게 넘김으로써 그 신뢰를 산산히 부숩니다. 램지가 그런 인간인지 몰랐다고 발뺌하지만 정보력으로는 바리스와 견줄만한 리틀핑거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되죠. 그래서 이번 시즌 초에는 산사도 매몰차게 돌아섭니다. 하지만 스노우의 시궁창같은 현실 때문에 리틀핑거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북부의 세력을 규합하는 과정에서도 태클만 걸었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채로 스노우에게 징징대기만 하죠. 하지만 처음부터 리틀핑거의 존재를 공유했다면, 북부의 기수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힘이 붙었을 것이고, 전투의 전체적인 구도가 달라졌을 겁니다. 리틀핑거의 병력에 대해 스노우에게 숨긴 건 스노우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거나, 마지막까지 산사 자신도 리틀핑거에게 손을 뻗기 싫었기 때문이었겠죠. 마지막까지 피하고 피하던 선택지를 전투 전날밤 스노우와의 대화에서 선택한 걸로 보입니다. 스노우와의 대화에서 더이상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산사는 그날 밤에 리틀핑거를 찾아갔겠죠.
 
결과적으로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원군과 함께 나타나서 모두를 구원했으나, 제가 아쉬웠던 부분은 그 과정입니다. 여전히 산사는 주체적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조종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불평하고 타인에게 의존합니다. 리틀핑거의 원군을 끌어온 것도 전체적인 시각에서 그랬다기 보다도 궁여지책으로 도망가듯 선택한 것일 뿐으로 보입니다. 그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었다면 가족인 릭콘과 스노우 뿐 아니라 모두가 몰살당할 수도 있는 최악의 계획이죠. 극적인 순간에 원군을 투입해서 램지를 몰살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애초부터 함께했거나, 상황을 공유하고 리틀핑거의 군대를 복병으로 썼어도 훨씬 안전하게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스노우들에게 아무 얘기 없이 별다른 전략적 이득도 없이 가족들을 사지로 몰았다는 걸 보면 산사의 선택이 즉흥적이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부딪치는 스타크류의 정치도 아니고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서 사람을 조종하는 리틀핑거류의 정치도 아닌 애매하고 어중간한 정치.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산사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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