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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결혼 할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워요--
게시물ID : humorbest_1778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천 : 48
조회수 : 2836회
댓글수 : 1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09/20 18:31:19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9/20 16:34:18

아직 결혼을 해야하는 나이는 아니지만 간혹 일쳐서 결혼하는 애들이 있는 정도?
예. 아직 대학생이고요..
고민이 생겼습니다. 연애라는거 말이죠.


요즘에 삶이 너무 삭막한 것 같아서 저도 연애를 좀 해볼까 생각중인데..
하지만 문제는 제 주변환경이 너무 아니에요.
일단 중학교시절부터 여학교를 전전해왔고 지금도 여대를 다니고 있어요.
주변에 있는 남자는 아빠랑 오빠에 나머지 친척들?ㅎㅎㅎㅎ 황무지에요.


아시다시피 여대에서 남자를 공수(?)하려면 미팅이나 소개팅이 가장 일반적이죠..
근데 사람을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첫만남부터 이성적으로 접근해오는 사람에게는 불쾌감이 먼저 들어요.
저는 첫눈에 사랑에 빠지니, 그런게 전혀 없어고 우정에서 사랑라인이거든요..
그래서 교제상대를 찾으러 미팅이나 소개팅을 나간다는게 너무 싫어요.;;;;;
친구들에 떠밀려서 둘다 해봤는데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그런 곳에 나가면 다들 목적이 눈에 훤히 들여다 보이죠..
아직 두번밖에 안 나가서 확신은 못하겠지만 취미나 그런거에 무슨 메뉴얼 읊는 듯한 가식이ㅎㅎ
다들 독서와 음악감상.. 이러는 소리에
마음속으로 전 게임하는게 취미에요. 독서와 음악감상은 취향이 아니어요..하고 말했어요..
겉으로는 사진찍기와 음악감상..ㅎㅎㅎ흫흫ㅎ흫흑
남자들은 여자가 게임하는거 싫어하나요??... 알지를 못하니 말을 못하겄네..


그 뒤에 동문회를 나갔었습니다.
아무래도 미팅류와는 달리 공통점이 있고 목적도 분산되어있어서 괜찮더라구요.
한 두번째부터인가 계속 어떤 남자선배가 계속 호감을 표현하더니
세번째에 갑자기 사귀자고 하시더군요. 저도 마음이 없는건 아니라 흔들렸지만..
도대체 얼마만큼 좋아해야 사귀는건지도 잘 모르겠네요.....
저는 제 친구를 좋아하는 만큼--;의 마음은 있었지만 뭐 사랑..이니 그정돈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만난지 3일에 문자고 뭐고 전연 교류가 없었는데 갑자기;
전 사귀자고 먼저 말하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그런걸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짧은 기간동안에.. 이해도 안되고 지금의 감정보다 더 좋아하겠다는 자신도 못하겠고.;
웬지 사귄다고 하면 그 스킨쉽-_-;;;;; 같은 거도 허락한다는 의미 아닌가요?? 아닌가;
뭐 차근차근 마음을 키워가도;; 되겠지만 그런걸 상상하면 도저히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서..
그래서 그냥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다가 결국 흐지부지하게 없던 일이 되고
벌쭘해서 그날 이후론 아예 그 모임을 끊어버렸어요...

예, 전 사람을 가볍게 사귀지도 못하겠어요.
원래 오픈된 성격이긴 한데 연애쪽에 관해선 쓸데없이 고지식해서 
적당히 호감있다고 사귀는걸 이해를 못하겠어요.
최근에는 만난지 며칠된 누군가가 고백하더라구요. 좀 고민하면서 오유에서도 고민하고;;;
뭐 지내다보면 사랑할 수도 있겠지 싶은 생각에 허락했는데 정말 뭐시깽이한 경험이었어요.
분명 고백한 순간에도 그정도의 감정은 아닌 것 같다고 했고 그 전은 거의 친구같은 사이였는데
허락하자마자 툭하면 사랑해달라고 말해달라고 하고 자기♡ 해달라고 하고..
거짓말을 정말 못하고 안하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억지로 사랑해사랑해 쥐어짜서 말하다가
속 얹히고.. 싫어한건 아니었지만 양심의 가책만 무더기로 느끼고 제가 피하다가 관계 쫑났어요.
그리고 함부로 사귀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적당히 말해줘도 되지 않았나 싶지만 말이 마음을 더 앞서나가는건 참을 수 없네요;

게다가 연애를 결혼과 별개로 생각하질 못해서 그 사람뿐만 아니라 장래성까지 꼭 따져요.
저도 이런걸 무의식중에 계산하는 제가 너무 속물적으로 느껴지고 정말 싫은데
결혼할거 생각하면서 꼭 계산하네요.
이게 이상한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고요..
뭐 사랑하면 조건이 무슨 장애겠습니까. 그래서 더 무서워요--; 정말 그럴지도 몰라서.
반대로 상대방은 단순한 연애목적으로 교제를 원하는데 나혼자 설레발칠까봐 무섭기도 하네요.
연애랑 결혼할 사람은 따로 챙기기도 하나요?; 에휴에휴;



그 이후로는 뭐 동문회도 없고 남친도 없고 그냥 학교만 착실하게 다니며ㅎㅎㅎ
남자는 컴퓨터 화면으로나 보면서 살아가고 있네요.
제 취미는 남자들이 싫어할지 몰라도^^;;;; NGO 보기랑 만화책 보기, 게임이라ㅎㅎ
간간히 함께 피씨방도 가고 놀이공원에도 놀러 가고 카페에서 만화책도 보고 잡담도 나누고,
플스 요런거 있으면 방에서 함께 하면서 뒹굴뒹굴 놀고 집에서 맛있는 것도 해먹고
어떤 날은 sf영화도 보고, 가끔씩은 버스타고 당일치기 여행도 가고~~~
이런 걸 상상하면 행복해지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쇼핑은 혼자 하는걸 좋아해서 옷사자고 귀찮게 굴지도 않을텐데.
나름대로 못난 편은 아니라고 보는데. ㅎㅎㅎㅎ 나도 공학이었으면.....,, 
이대로 가다간 평생 솔로로 살다가 막판에 생판보는 사람과 선이나 중매결혼을
할 것 같아요..........
그날이 오면 제 취미는 다시 독서와 음악감상이 되겠지요...호호호호

아는 언니가 중매 중매 하는데 ㅉㅉㅉㅉ 하다가
남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한 글 적습니다......
여대 나빠요... 아.....ㅠㅠㅠ
긴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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