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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부터 코로나까지
게시물ID : gomin_17788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VoZ
추천 : 6
조회수 : 63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0/03/31 20: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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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터지고 그 여파가 대한민국을 휩쓸때
신규채용은 커녕 있는 사람마저 내보내는 상황에서
사회초년생으로 컴퓨터 분야로 세상에 첫발을 내딛었다.
물런 근무조건은 최악이고 회사가 어디까지
더러워지는지를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
 
더럽고 힘든게 문제가 아니고
IMF때문에 꺼진 활력을 벤쳐기업을 통해서
살리고자 정부부터 민간까지 이것만이 살길이다라는
식으로 엄청난 기대와 투자를 하고 여러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지금 2000년도 당시에 있었던 벤쳐기업중에 몇개나 있는지
살펴보면 답이 바로 나올 정도로 결과는 처참한 성적이었고
소득없는 투자는 언젠가는 끝이 나게되어 있다.
 
그래서 대규모 IT 붕괴가 일어나기 바로 전에
2년 반동안 일했고 대학시절 몇만권을 보고 익힌 컴퓨터를 때려치고
토목 분야로 직종을 바꾸게 되었다.
물런 그냥 된것은 아니고 집에 내려와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 과목을
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혼자서 이 악물고 년 단위로 공부를 했고
결국은 획득하여 토목업계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비전공자로서 기사자격증만 가지고 시작하는 자체가
엄청나게 배타적인 기술업계에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당연히 처음 대우가 좋을리도 없고 무시도 많이 당할수 밖에 없었다.
속으로 울분도 삼키고 미친듯이 일하면서 회사를 다니면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경력 쌓고 20여년을 투자하여 특급까지 도달했고
세계 최초 경력까지 달게되고 이제는 누구도 경력서류 상으로도 무시할수 없기에
마지막 관문인 기술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도장값도 없는 일반 시공 기술사는 획득하든 말든 거의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최고 어렵다는 기술사를 도전하게 되었고 2년동안 회사를 병행하면서
준비를 해왔고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서 회사를 접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지 얼마 안 있어 코로나 사태로 다니던 도서관마저 문을 닫고
코로나 전에는 그렇게 많던 모집이 한순간에 다 사라져버렸다.
 
토목 특성상 정부 공사를 주로하게 되는데 문제는
코로나 사태 해결을 위해서 정부재원을 쓰게 되면 될수록
당연히 공사발주는 나오지 않는다.
다시말해서 못 따게 되면 그냥 백수가 되버리는 것이고
기술사를 따도 당분간 그다지 좋은 대우를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 길게 산건 아니지만 남한테 사기를 치거나 해를 입힌적도 없고
수억을 벌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공부한 만큼 일한만큼 정도라도
받겠다는 것인데 살면서 중요한 고비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니
내가 전생에 큰 죄를 지었나 싶은 정도다.
책을 보고 있어도 드는 생각이 이제는 그렇게 젊은 나이도 적은 나이도 아니건만
무슨 광영을 보겠다고 이 고생을 하고 고생을 해도 보답이 없거나
이전보다 더 못할게 눈에 보이는게 맥이 빠지고 기운이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일-공부만 해왔기 때문에 결혼도 안했고
책임질 처자가 없는게 가장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한편으로 남들 다 결혼하고 애 낳고 살아가는데 나는 여전히
IMF가 남긴 여파가 내 발목을 잡고 아직도 2000년에 머물러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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