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무조건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는 남자친구 때문에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많이 섭섭했고 매우 이기적으로 느꼈습니다. 에를 들면 데이트하고 아쉬워서 1시간만 더 있자고 했는데 남자친구는 따라가야 할 계획이 있다고 하고 안된다고 하면서 매정하게 집으로 가더군요. 언제는 또 집에서 껴앉고 같이 재밌게 영화 보다가 "어? 집에 가야 할 시간이다. 나 해야 할 것 있어" 하고 갈 때도 있었고요. 헤어질 고민도 많이 했고요.
최근에 무슨 사건이 있엇습니다. 제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 갔거든요. 제 고양이가 신부전증 말기라는 불치병을 진단을 받았습니다. 육안으로 건강하게 보였는데 갑자기 다가온 소식이라 너무 충격적이었죠. 다른 곳에 방문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고요. 치료 자체가 불가능한 병이었습니다. 시한부 인생이었죠. 제 하늘이 무너져 내렸고 아픈 고양이를 보면서 우울한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제 고양이는 가장 소중한 친구였고 가족같은 존재였습니다.
남자친구는 엄청 바쁜 사람입니다. 따로 직장 다니면서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드리고 있으며 1주일에 2번 야간에 무슨 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주일에 3번 이상은 와서 같이 슬퍼해주고 위로해주면서 코로나 때문에 실직된 마당에 쥐꼬리만한 급여로 아르바이트하면서 생활하는 저한테 자신은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으니깐 내 급여로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치료해주자 이러더군요. 동물병원에 가는 날에는 꼭 반차를 내서 같이 동물병원에 따라가고. 제가 생각한 금액으로만 남친이 한 4-500만원 정도 사용한 것 같습니다. 고양이를 안락사한 날에는 심지어 자신이 다 알아봐서 고양이의 장례부터 납골당까지 다 처리해줬습니다. 더 깜짝 놀란 것은 제가 잠깐 소개해줬던 친구들을 (제 고양이를 봤던 친구들) 모아서 같이 애도해줬네요. 나중에 물어보니 제 인스타에 검색해서 따로 연락했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왜 미리 말하지 않고 모았냐고 화냈는데 같이 슬픔을 나누니깐 오히려 도움이 되더라고요.
고양이가 죽은 이후에도 짧더라도 시간을 만들어서 꾸준히 와서 같이 드라이브 하면서 아름다운 곳에 가서 잠깐 산책 시켜주고 밥맛이 없어도 맛집에 꼭 데려가서 한입이라도 꼭 먹어달라고 했습니다. 원래 전화를 잘하지 않는 남자친구였는데 하루에 2, 3번 이상은 먼저 전화해주더라고요.
전보다 더 괜찮아졌지만 아직도 고양이 때문에 우울증에 좀 시달리고 있지만 다시 평소의 삶에 돌아가면 남자친구는 예전처럼 무조건 자신을 우선순위에 둘 것 같습니다만 어려분이 볼 때 사람 자체는 좋은 사람인가요? 보통 남자친구가 이정도까지 해주는지? 그냥 남자친구가 바쁜 사람인 것을 인정해줘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