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이 아자씨.. 첨에 이름을 들은 건 시대의 걸물이라는 정주영 아저씨와 일했다는 것이었다. 일을 아주 잘하고 일을 잘해도 충성을 안 할 것같으면 곁에 안 두었다는 정주영씨. 그런 정주영씨가 곁에 두고 믿었던 사람이라면 의리가 있고 능력이 많지 않을까하고.
그런데.. 또 얼마가 지나고 나니 이번에는 서울시 시장이 되었다고 들었다. 사진도 보았다. 얼핏 상상했던 겉과 달리 우직하고 후덕하다는 느낌은 들지않고 솔직히 인상이 좀 그렇다.. 반대도 많은 청계천을 꾸민다고 들었을 때 뭔가 일을 건설회사에세 불도저로 밀듯이 처리하는 사람인가 보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나중에 어디선가 읽었다. 보이지 않는 일보다 보여주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간만에 한국에 가서 사진으로만 보고 들리고 싶었던 청계천에 가보았다. 조명이 평상시 화려하다는 그 곳은 그날따라 조명이 죽어서인지.. 기대를 너무하고 가서인지.. 또다시 가고 싶은 곳은 아니었다. 너무도 인공적인 것이. 나는 요새 환경, 환경하듯이 좀더 환경과 친화가 되도록 복구를 했을 줄 알았는데 너무 인공적이라서.. 정말 전시행정만 하는 사람인가? 그 이명박이라는 사람은? 같이 있던 친구가 그랬다. 청계천은 앞쪽만 보기가 좋다고. 원래는 저 밑까지 공사를 할 작정이었는데 무슨 기공일인지 명박이 아자씨가 나오는 행사 기일에 맞출 수 없어서 미처 공사가 저 밑까지 끝나기 전에 완공식인지 뭔지를 먼저 했단다. 그리고 나서.. 그 밑은 흐지부지. 더이상의 공사가 진행된 것도 아니라서 그래서 밑쪽으로 가면 을씨년스럽고 흉물스럽단다. 정말인가? 보여주는 것만 중요시 여기는 사람인데다가 뒷처리조차 말끔하지 않은 사람인건가? (사실 일에는 여러 측면이 있어서 그냥 이것만 가지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나중에 그 곳에 계셨던 노점상분들의 생계 문제도 이슈가 되고.. 좀 그랬다.)
한동안 또 까먹고 있으니 이번에는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단다. 원래 한나라당을 안 좋아해서 경선에서 박근혜씨와 서로 흉한 곳을 들추는 것을 보고 잘하고 있어 하고 응원을 하고 있었는데.. 그 많은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후보가 되었단다. 그래도 지지한단다. 흠. 안타깝게도 서로를 헐뜯어 자멸하는 건 더 못보겠군 하고 있었는데 또 여기저기 기사가 뜬다. 여기서 말실수했다 저기서 말실수했다. 그게 말 실수일까? 아니면 본모습이 이렇게 저렇게 드러나는 것일까? 말실수 할까봐 토론시간을 줄여달라고 측근이 말했다는 글도 얼핏 읽었다. 지어낸 글인지도 모르겠다. 하도 그냥 돌아다니는 글이 많은 세상이라. 그냥 누구든 아주 훌륭한 분이 우리나라를 이끌기를. 그 나라의 주인 자리에 앉은 사람은 그 나라의 수준을 보여준다는데.. 우리나라도 훌륭하고 그 나라를 이끄는 사람도 훌륭하기를 바라는 마음만 있었는데 이명박아자씨가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되기에 조금 걱정이 된다.
지금 미국이라는 나라에 산다. 뭐.. 미국인도 아니고 그냥 좀 머무르고 있을 뿐이지만. 첨에 영어도 잘 안통하는데..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현장을 라디오로 중개하는 걸 들었다. 시간을 좀더 끌다가 결국 고어가 공식적으로 포기를 하자 정말 실망했었는데.. 그리고 캐리가 또 떨어질 때는.. 민주당이 되어야 노대통령이 좀 더 편할텐데.. 했다. 부시 아저씨 참 싫었고 이라크전 발발 당시 흥분하고 했었는데 [미국애 파티에 갔다가 이라크전 지지하는 애들 (내 주변에는 드물지만 부시를 지지하는 애들도 있다)과 반대하는 애들이 붙어서 분위기가 잠시 살벌했었다] 지금도 그 사람 정치하는 방식 참 못 마땅하지만... 계속 보고 있으니 부시도 그래도 인물은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말그대로 무식하다고 하도 여기저기 나서.. (부시어록이라고 부시 헛소리만 모아서 낸 유머 달력을 내가 아는 미국애는 떡 책상에 올려놓고 썼었다. 부시가 떨어지면 불쌍해서 안 쓸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되었으니 써도 된단다. 몇개 읽고 큭큭 대다가 내려놓았다.) 이런 사람을 뽑았다니 미국애들도 불쌍하다고 생각했고 투표권도 없지만 그 여파에 같이 시달릴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을 생각하면서 답답했었는데..
카트리나로 부시가 난타를 당했을 때였다. (솔직히 너무 잘 사는 사람들만 챙기는 정책을 보이더니 꼴 좋다고 생각했다.) 온지구가 여기저기 쓰나미다 지진이다.. 난리이더니 카트리나 복구로 어수선한 사이 또 엄청난 재앙이 왔었다. 뉴스채널을 틀었는데.. 뉴스에서 재난 현장과 복구를 노력하는 사람들 소식이 전해지고.. 민간봉사대가 그곳 정부도 미처 들어갈 여력이 되지 않은 곳까지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다고 나오면서 당장 구호금을 보낼 수 있는 각종 단체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뜬다. 참 깔끔하게 방송하는군 싶었다. 몸으로 돕는 사람이 저리 많은데.. 몸이 안 되면 돈으로라도 돕고 싶게 만드는 뉴스다. 그 곁에 미국 정부도 돕는다고 나온다. 허걱.. 카트리나도 바쁜데 미국은 그래도 다른 나라를 모른척하지 않는군.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권력을 가진 자를 위해서만 사는 듯이 보였던 부시가 다시 보이는 순간이다.
솔직히 나는 부시가 그렇게 무식한 지 모르겠다. 실제로 지식적인 것만 논한다면 좀 무식하긴 하지만 첨에 생각과 달리 생각을 하고 자기 신념을 정말 가지고 사는 사람같다. (종종 나의 상식이 생각하는 바르다는 것과 반대로 나가기는 하지만.) 항간에 부시가 똑똑하게 자기의 무식한 이미지를 이용한다는 설이 있다. 대통령이 되면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이것저것 주변의 여건 상 할말 못할 말이 있다. 그래서 때로는 정말 해야할 말도 못하고 지나갈 때가 있다. (노대통령이 심하게 당한 걸 생각하면.. 으으) 근데... 부시는 그냥 한댄다.. 그리고 문제가 되면.. 어.. 우리 대통령이 좀 무식하자나.. 그래니까 어 우리측 실수.. 알자나.. 뭐 이러고 넘어간단다. 하지만, 덕분에 부시는 껄끄러운 말도 자기가 원하는 바도 보여주기를 원하면 보여줄 수 있단다. [그래도 설마 동생까지 해묵는 건 아니겠지? 미국 국민이여.. 제발 집권당 좀 바꾸자. 다음번엔.]
부시가 다시 보인 적 또 한 번. 부시 재선 전에 캐리랑 부시랑 대선후보 토론에서 붙었다. 캐리가 상원의원 당시 이라크전에 관한 모든 권한을 다른 상원의원들과 함께 부시에게 넘겼던 것은 굉장한 캐리의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당연히 질문이 나왔고.. 조곤조곤 내가 생각하기에는 논리적으로 전혀 지장이 없는 설명을 캐리가 한다. 그 당시에는 누구도 부시가 전쟁까지 진짜 벌일 줄은 몰랐다. 우리는 단지 외교적인 차원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부시에게 힘을 실어주려던 거였는데 결국 그게 부시가 전쟁을 벌이는 걸 묵과한 셈이 되었다. 전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땐 그게 전쟁을 하라고 한 선택이 아니었다. 막상 전쟁을 벌여논 부시는 당당하고.. 정작 제대로 찬성한 적도 없는 캐리만 말바꾸는 사람으로 비쳐 공격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조곤조곤 설명을 하는 캐리가 불쌍해 보인 건.. 부시의 대응을 보았을 때였다. 캐리가 장황하지만 조리있게 자신의 입장을 변명을 하거나 말거나.. 부시는 내 기억에 비슷한 말을 반복하는 식으로 대처했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저자식이 지금 장난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저렇게 똑같은 말만.. 지금 묻는 말에 대답을 좀 제대로 하란 말이얏..!!! (흠, 그래도 카리스마로 부시한테 캐리가 좀 밀리는구만.) 그냥 보면서 그랬는데.. 끝나고 같이 본 사람이 그런다. 부시가 똑똑하다고. 소위 지식인 층이니 뭐니 하는 사람에게는 캐리가 먹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비슷한 말로 자신의 입장만을 반복해서 전하는 부시의 메세지가 더 명확하게 와닿았을 것이라고. 캐리의 장황하게 설명하는 식은 안 그래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염려하던 부분이었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한 문제를 놓고 몇시간이고 토론에 토론을 거듭한단다. 자연 말이 길어진단다. 짧은 시간에 자기가 할 말을 다 전달해야 하는게 유리한 선거토론에서 맞지 않는 말의 방식이란다. 이에 비해 부시는 무슨 반복 교육도 아니고 자기가 원하는 말을 계속 해서 반복전달한다. 결국 많은 사람에게 부시의 말이 더 다가오지 않았을까. 부시가 똑똑하다고 느낀다. (가장 바람직한건 클린턴 아자씨. 이 아저씨는.. 아.. 카리스마 작렬에다가..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할 말을 유권자에게 쏙쏙 들어오게 말을 한다. 대통령 마친 뒤에 연설하는 거 방송으로 보았었는데 정말 멋진 연설을 한다. 그 아저씨 정책도 맘에 들고. 아 클린턴이 한번 더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쥐.. )
아직 명박이 아자씨 토론은 보지 못했다. 일단 흘러다니는 기사만 읽고 있으면 하고 다니는 품새가 일견 부시를 떠올리게는 한다. 하지만 부시가 (내가 그 아자씨 정책을 대다수 싫어함에도) 나름의 그릇으로 보이는데 비해 명박이 아자씨는 아직 그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무대뽀로 지 하고 싶은 대로 밀고 나가는 건 부시를 좀 닮은 듯하다.(참, 부시의 싫은 점을 잘도 닮았다.) 그 동안 패턴으로 보건대 명박이 아자씨가 아무리 뻘 짓을 하고 다녀도 또 명박이 아자씨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애들이나 우리나라 분들이나 가끔 보면 무슨 생각을 하면서 투표하는 지 정말 궁금할 때가 있다.) 그래도 너무 보여주기 식.. 마냥 성장주의 식은 좀 그렇지 않은가? 그런 성장주의가 우리나라에 필요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고.. 따라서 바라보아야 할 것 챙겨야 할 것도 더 늘어났다. 대운하라나. 설마 정말로 하려는 건 아니겠지?
슈와츠 제네거 아자씨. 명문 민주당 케네디가의 여식이자 유명한 뉴스캐스터를 와이프로 두고도 공화당에 속해 있으면서 전통의 파란 주 (항상 대선시 민주당 지지)에서 주지사가 된 사람. 부인과의 정치적인 토론이 즐겁고 부인을 존경한다는 사람. 그리고 공화당의 전반 정책에 어긋나는 정책도 옳다고 생각하면 밀고 나가는 사람. 이 사람 근육만 자랑하는 줄 알았는데 유명 배우답게 굉장히 호화로운 집에서 살아온 반면 항상 남을 도와왔단다. 그냥 돈으로만 도운 게 아니라 매년 캠프인가에서 운동을 가르치기도 했다던가.. 자기 시간을 쪼개서 하는 봉사도 꾸준히 해온 사람이다. 욕도 많이 먹지만 이사람 인터뷰하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로 바르게 열심히 살아왔구나 그리고 캘리포니아주를 정말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느껴졌다. 명박이 아자씨는? 그냥 기사에서 읽어내는 바로는 그다지 존경이 가지 않는다. 기사에서 읽으면서.. 아 열심히 바르게 살아 왔구나.. 하는 향기가 느껴진건 그건 강금실 전 장관이지만.. 이분이 출마할 리도 없고.. 설혹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토대가 없어서 노대통령이 힘들었듯 혼자 해나가기에는 너무 여건이 부족하고. 가령 클린턴은 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정계에 관여하며 성장해갔다. 그리고 사람을 챙겼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있을 때는 그의 곁에는 믿을 수 있으면서 능력있는 사람들로 짜여진 탄탄한 팀이 있었다. 노통에게도 이런 인맥이 있었다면 아쉽곤 했다. 결국 미끄러졌지만 고어는 평생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이권에 개입될 여지가 있는 주식투자조차 하지 않았단다. 왜 우리나라는 이런 사람이 안 보이는 걸까? 아니.. 어디선가.. 클린턴이 혜성처럼 나타났듯이 노통이 지난번에 혜성처럼 나타났듯이.. 이번 선거에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되면 좋겠고 그런 사람을 도와줄 능력있는 사람들이 또 곁을 지켜주면 좋겠다. (옆에서 떼먹고 입 닫고있고 하는 사람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