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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두 분 다 고졸, 하위계층 + 이혼 가정 + 여기저기 반지하 주택을 옮겨 다니며 자랐다.
사춘기엔 집안사정이 더 안좋아져 완벽한 흙수저가 되어 친척 집에 맡겨져서 인생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아무튼 열심히 살아가고자 전문대 나와서 칼 졸업 후 대기업 생산직 다니고 있다.
일은 진짜 졸라 편하고 근무 8시간 동안 일 빡세게 2시간 하고 그냥 6시간 이상 설렁설렁 놀면서 일한다.
내 스펙을 말해본다.
나이 30
외모 중간 + 가끔 잘생겼다는 말 들음(성형함)
키 순수 맨발로 171
학력 서울 전문대 졸
성격 무난함+진중함+솔직함+근면 성실
연애 1번 해봄.
직업 대기업 생산직 4조 3교대 근무
연봉 세전 7000 정도
재산 1억 모음.
차 없음. (회사 걸어서 10분 거리)
거주지 밑에 지방. KTX 지나가는 인구 30만 도시.
인생 첫 단추 잘못 낀 바람에 왕따 + 아싸가 돼서 인맥은 좁다.
대학 친구들, 직장동료들과는 친하게 지낸다. (친한 지인 10명 정도)
부족하지만 나름 보통은 된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내가 20년 전부터 열등감이 심해서 나에게 남들에게 절대로 하지 못할 욕들을 속으로 해왔다.
무언가 실수를 하면 속으로 이 쓰레기야, 살 가치가 없는 놈, 살인마 같은 놈. 이런 생각 많이 했다. 지금도 그렇고. 나에겐 졸라 엄격하다.
이 기준을 남에게 적용하면 도라이 소리를 들을 텐데 나에게는 적용한다.
항상 남과 나를 비교하는 나쁜 습관도 있고.
그러면서 남에겐 한없이 자비롭다. 그 어떤 실수를 해도 아무리 못나도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어간다. 군대에서 이병들에게 천사라는 말 들으면서 전역함.
남들 연봉 3000은 잘 버는 것이고 내가 연봉 6~7000 버는 건 남들 1인분 하는 것과 동등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연애 1번 해본 초딩이 나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ㅅㅅ해 본 중딩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소개팅 어플 쓰면 매칭이 1명도 되기 힘들다.
실제 소개팅 몇 번 나가서도 대부분 까였고 (성격탓이 크겠지? 극소수는 내가 깜.)
결혼정보 회사에 등록했지만 매칭이 안된다.
다른 훈남들 얘기 들어보면 뭐 골라서 만나고 한다던데 얘기만 들어도 부럽다.
여자들은 가만히 있어도 남자들이 들이대니 그저 부럽기만 하다.
미디어를 보고 지인들을 보고 존잘, 존예들을 보고 결정사 가입한 다른 남자들 얘기도 들어보고
소개팅,맞선에서 까이기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현타가 많이 왔다.
여자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아닌거 충분히 이해하고 수긍한다.
내가 결정사 홈페이지에서 셀프 검색으로 만남요청을 보내니 칼거절하고 셀프검색을 숨겨버렸다. 이거 좀 충격이 큼. (여신도 아니고 상대방도 전문대졸인데? 금수저 집안이라도 되나?)
연애도 30살 먹고 1번 겨우겨우겨우 한 것도 너무 부끄럽다.
그렇다고 내 눈이 높나? 매우 낮다.
키스할 수 있을 정도의 외모면 만족하고 (대부분의 여성이 만족)
내 학력이 낮으니 학력도 전혀 보지 않는다. 고아여도, 백수여도 좋다. 내가 돈을 벌면 되니까.
사회 중,상류층을 보면 나는 그 곳에 도달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영원히 불가능한 목표이니 좌절,절망감만 든다.
키를 늘릴 수 있나? 부모를 바꿀 수 있나? 환생해야 바꿀 수 있지.
바꿀 수 있는거?
학력 높일 수 있다. 근데 학력 높여서 뭐하게? 6~7년차 연봉 7000직장 버리려고? 게다가 명문대 아니면 별 의미 없다. 현실적으로 방통대?
성격 바꿀 수 있다. 근데 말이 쉽지 30년 동안 고정된 성격을 바꾼다는 것은 초인적인 노력을 해야 바꿀 수 있다.
물론 나보다 힘들고 취업 안되고 안좋은 조건에서 일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 사람들 보면서 자위질 할 수는 없지 않나?
사람이 더 발전하고자 노력해야지.
나보다 안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널렸지만, 나보다 잘난 놈들도 존나 널렸다.
아이 낳는 것도 난 반대한다.
내 아이가 나 같이 열등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길 원치 않는다. 내가 돈이라도 많으면 낳겠지만 아니지 않은가?
나는 부모의 자격이 부족하니 낳으면 안된다. 아이를 고생시킬게 빤히 보인다.
나 같이 열등감, 자격지심 심한 사람은 애 낳으면 안된다. 하지만 결혼은 하고 싶다.
그냥 답답한 마음에 뻘글 한번 적어본다.
내 자격지심이 너무 심한 것도 나를 힘들게 하고 나를 이렇게 키운 부모님도 원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