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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중반 나를 돌아본다. 나를 고민하게 하는 사람은 인연이 아니다.
게시물ID : gomin_17808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cHBrZ
추천 : 1
조회수 : 102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20/06/08 01:59:51

일기형식으로 나의 푸념을 생각의 흐름대로 쓰므로 존대를 쓰지 않는다는 점... 이해바랍니다.


일요일 늦은 저녁... 장을 보고 집에 오는 길에 집앞 쓰레기 수거장에서 리어커에 엄청난 재활용쓰레기들을 끌고 허리를 구부리고 조심조심 지나가는 젊은 남자를 보았다. 차에서 장바구니를 내리는 중에 뭔가가 머리를 퉁~하고 쳤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왤까.... 생각해본다. 정말 열심히 사는 젊은 남자... 나는 뭐하고 있나... 

내 나이 45... 벌써 불혹을 앞두고 있는 싱글이다.

결혼도 한적없고 그리 못나지 않은 얼굴에 그냥 평범한 흔녀... 그러나 지금은 나이도 많아 흔녀도 아니다.

그냥 어정쩡하다.  

연애도 늦게 시작해 그리고 너무 오래들 만나 2명의 남자가 내 기억에 있고 지금도 내



나의 꿈은 뭐였을까....

어릴 땐 외교관이었고 나는 아주 크게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많은 우여곡절이 나를 좌절시켰고 나중에 생긴 꿈으로는 젊을 때 열심히 돈을 모아서 40넘어서 놀고 먹자였다. ㅎㅎ

사실 크게는 아니지만 그건 이루어진 것 같다. 서울 한복판에 내집은 아니지만 전세하나 있고 차도 경차이지만 하나 있고 남한테 손 안벌려도 될정도는 되고 집에 외국인들과 방을 쉐어하면서 생계유지는 되고 있고...


무역일을 10년이상 했고 영어도 곧잘해 돈이 필요하면 취직하면 되니까 그것도 나름 기술은 기술인지라 무슨 일이 생기면 취직하면 되지 하며 놀고 먹으며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다.


그런 나에게 오빠가 들어왔다. 물론 춤판에 간게 잘못이지만 두번째 남자와 헤어진 후 너무 쉽게 찾아온 3번째 사람... 춤추는 그의 모습이 좋았고 설랬다. 그리고 그와의 밤이 좋았다. 초반에는...

지금은 그를 생각하면 그냥 머리가 아프다. 이러다 홧병이 생길 것 같다. 그가 나의 집으로 들어왔고 일은 하고는 있지만 자기가 하고싶으면 나가고 안하고 싶으면 안나가는 그런 직업이라 책임감이 없는 그에게는 최악의 직업이다. 첨엔 내가 오빠에게 말했다. 매달 백만원만 갖다줘... 그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5십은 본인의 방세라고 생각하고 나머지 5십은 오빠가 나에게 가져간 빚이다. 아니면 생활비에 보탤수도 있겟지... 난 그저 오빠가 좋았으니 편의점알바를 해도 백만원은 벌겠다. 싶어 그렇게 말한 건데... *난 쉐어하우스를 계속하고 있으니 한달에 5십~백은 나온다.)

오빠는 몇달째... 한 반년째 돈을 안가져다준다. 음.... 정확히 말하면 한달에 오십도 안된다. 카드값은 매달 백2십이다. 그래서 나의 빚도 많아졌다.

난 분수대로 산다. 그래서 많이 알뜰하다. 오빠는 좀 헤프다. 혼자 스스로를 건사하며 살면 여자가 많은집에 장남이라 엄청 귀하게 자랐단다.

오빠는 내가 일을 안하므로 본인도 일을 안한단다. 내가 놀고먹는단다. 자기가 돈버는 기계로 만들려 그러냐한다. 그래서 난 말한다. 나 이삼십대 나 죽으라고 일했어... 그것에 대한 댓가로 받은 것들을 누리고 살고 있는 거야... 오빠한테 뭐 바라지 않으니 방세라도 내어라....


지금 오빠는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 돈도... ㅅㅅ도...(내가 살이 찐 이유도 있겠지...)


고민하게 하는 사람은 너의 인연이 아니다는 말이 있다.

9가 맘에 안들어도 내가 생각하는 1의 가치가 커서 만났던 첫번째 남자... 잠깐 잠깐 고민이 있었지만 그래도 13년을 잘 버텼다.

초반 2년을 고민하게 만들었지만 고민이 해결된 후 나머지 5년을 행복하게 해줬던 두번째 남자...

근데 처음부터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그리고 지금도 고민하게 만들고 있는 이 오빠...




1.연애는 기간이 아니라 연애경험수가 중요하다. 물론 경험이 끝날 때마다 엄청난 고민을 해야한다는 건 더 중요...

2.왜 둘이 있을 때 시너지가 안생기는 거지? 금전적이든 감성적이든 오히려 마이나스느낌이 난다면 연애는 안하는 게 좋다. 차라리 혼자 있을 때가 더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외롭긴 했지만....

3. 리어카 젊은 남자를 보며 눈물이 났던 이유를 생각해보라... 나에 대해 좀더 깊이 고민해야겠다.

4. 나를 고민하게 하는 남자는 나의 인연이 아니다. 다시금 새긴다...





6월 일요일 어느날 혼자 주절주절 푸념을 늘어본다.

소주가 땡기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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