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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을 남이라고 느끼는 게 이상한가요?
게시물ID : gomin_17810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NnZ
추천 : 0
조회수 : 991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20/06/16 10:04:38
저는 피를 나눈 부모형제 그리고 배우자 외엔 모두 남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요.
부모님 두 분 다 형제 많은 집에서 태어나셔서 친척 어른들도 잔뜩 계시고, 사촌들도 수 십 명이 있어요.
그런데도 딱히 어른들께 예쁨 받은 기억도 없고 가깝게 지낸 사촌도 없어요. 솔직히 몇몇 어른들한테는 몹시 나쁜 기억이 있기도 하고요. 그 어른들에게 나쁜 기억이 있으니 다른 친척들에 대한 호감 마저도 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친척들이 그냥 남처럼 느껴지거든요. 몇몇은 남보다 싫어서 당장 오늘 죽는다고 해도 1도 안타까움도 없을 정도고요. 부모님 살아 계실 때나 친척이지, 돌아가시면 그냥 남이랑 뭐가 다른가 싶어요.
배우자의 가족들도 그냥 배우자의 가족이니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대할 뿐 내 가족 같다거나 가까운 사이라는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아요.
친인척들보다 내 친구들이 몇 만 배는 소중하고 더 가깝다고 느낍니다. 실제로 내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날 위해서 걱정해주고 뭐라도 해줄 사람들이지만 그 외엔 아니니까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친구랑 친척이 물에 빠졌으면 고민도 안 하고 친구를 구할 거고, 생판 남이랑 친척이 물에 빠져도 누가 살아남는 게 더 나은지 고민해서 구할 것 같을 정도예요. 그러니까 그냥 남 같다는 거죠.

여태까지는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고 산 적이 없는데, 얼마 전에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게 이상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너무 개인주의 같다고 정 없어 보인다고 그래도 남들보단 같은 피 물려받은 친척들이 먼저 아니냐고.
세상엔 물론 친척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분들이 많겠지만, 저 처럼 그냥 최소한의 예의만 지키고 데면데면하게 지내는 분들도 많으시겠죠. 데면데면한 사이에도 친척을 남이라고 생각하는 게 그렇게 이상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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