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28&article_id=0000158260§ion_id=101§ion_id2=310&menu_id=101 현금영수증 초고속 질주 “놀라워라” [한겨레 2006-06-04 20:15] [한겨레] 부산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는 정아무개씨는 요즘 애가 바싹 탄다. 매출액 대부분이 노출돼 몇 년 전에 비해 세금을 두 배 가까이 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신용카드 결제가 크게 늘어난 데다, 손님들이 축의금으로 들어온 현금으로 비용을 치를 때도 대부분 현금영수증을 요구한다”고 한숨을 지었다. 반면, “현금영수증 제도가 정착되면 세수 확보뿐 아니라 회계도 훨씬 투명해진다”고 확신하는 세무서 직원 오아무개씨는 관내에 업주들을 상대로 현금영수증 사용을 독려하느라 바쁘다. 세무조사 때 손으로 쓴 간이영수증을 보면 “앞으론 꼭 현금영수증을 쓰라”고 권한다. 국세청이 지난해 1월1일부터 세계 최초로 도입한 현금영수증 제도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 말까지 국세청이 보급한 현금영수증 카드는 522만개로 500만을 훌쩍 넘어섰다. 현금영수증 소득공제를 받으려고 국세청 현금영수증 홈페이지(taxsave.go.kr)에 등록한 회원도 600만명에 이른다. 발급 금액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조6159억원이었던 발급 금액은 올해 1분기 7조3032억으로, 1년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금영수증 발행 가맹점 역시 122만곳으로, 국세청이 파악하고 있는 전체 가맹 대상의 80%에 육박한다. 국세청은 이런 속도로 제도가 정착되면 자영업자들의 매출 신고가 한결 투명해지고, 고질적인 폐해로 지적됐던 봉급생활자와 과세 형평성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도 시행 때부터 현금영수증을 사용해 온 안아무개(33)씨는 “지난해만 해도 가맹점이 드물고 잘 끊어주지도 않았는데, 최근엔 매장 직원이 먼저 현금영수증을 끊겠냐고 물어오는 등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신용카드가 사용액 18조원을 달성하는 데 10년 이상 걸린 점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계 최초 시행이라는 부담이 있었지만, 앞선 정보기술 인프라와 적극적인 홍보 덕을 봤다”면서 “세금 절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올해 현금영수증 발급 실적을 지난해보다 40% 이상 많은 27조원으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열심히 뛰고 있다. 최근엔 청소년, 대학생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세무서 직원들은 관내 중고등학교와 대학의 축제 등을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열고 있다. 추첨을 통해 카드 사용자와 학교에 경품을 주는 행사도 벌인다. 이들은 신용카드가 없지만 현금으로 소비를 이끄는 과세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반면, 현금을 많이 다루는 대형 음식점이나 여관, 술집 업주들은 울상이다. 서울 신림동 ㅈ음식점 서아무개 사장은 “매출이 100% 노출되면 힘들여 고깃집을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손님들에게 “현금영수증 결제액을 좀 깎아달라”고 읍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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