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부부에요
아기는 이제 막 백일이 되구요
처음 그런걸 알게 된건 결혼식이 얼마남지 않은 시기였어요
저랑 통화를하다 싸우게되었고 통화중 핸드폰을 집어던지는 소리가나고
제가 뭐하는거냐고 묻자 흥분된 말투로 핸드폰이 아직도 안고장났네? 하면서
쿠당탕 소리가 몇번 더 나더군요
아 진짜 결혼 엎어야하나.. 내가 사람을 잘못봤나 생각했어요
왜냐면 그전까진 그런성향 잘몰랐거든요..
여차저차 화해하고 결혼하고..
신랑의 게임문제 혹은 다른이유의 싸움으로 비슷한 상황이 몇번 더 있었고
그때마다 무언가 물건을 내동댕이치거나 벽을 때리는 행위를 하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전 평소에 알던 사람이 180도 변하고
눈이 돌아가 미쳐 소리지르며 부수려드는 행동에
너무 큰 괴리감을 느끼고 부부상담 진행해보려 가보았으나
그저 놓치고 싶지 않은 돈벌이로만 여기는듯한 상담가의 속마음이 보여
일회성으로 그쳤어요.
하지만 그사람 앞에서 서로 맘을 한번 털어놓은 뒤로
약1년간은 그런일이 잘 없었어요. 서로 조심하려 했으니까요.
그래서 아 이제 우린 서로 노력하니까 이렇게 잘 지내겠구나 하는 맘이 들었어요
그 후로 아이를 갖고 임신 중기에 또한번의 일로
재활용쓰레기통을 뒤엎어 던졌어요.
제가 차량도착 메세지를 듣고 밥을 다 차려놨는데 주차하고
담배피느라 늦게올라와서 조금 다투고 제가 방으로 들어가버리니
우당탕 뒤엎더라고요.
임산부였는데요 전..
아 내 뱃속에 아기 어쩌지.. 그냥 막연히 그생각만 들었어요
그런 후엔 꼭 분삭히러 나갔다가 들어와서 미안하다고 말하거나
그냥 뒤에서 조용히 안아요 꼭
그상황에서 제가 화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큰 싸움으로 번질 것을 알기때문에
저는 그저 다신 그러지 말라는 말만을 하고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요.
그 뒤로 또 잠잠했죠.
그러다 아기가 태어난 후, 어느날은
평소 세탁실에서 흡연을 하는 남편이 너무 안나오는거에요.
제가 중간에 부르지 않거나 하면 기본 2~30분을 있어요.(담배+폰겜)
저는 아기를 보는 상황에서 퇴근후 아기볼시간 얼마 없을 남편이
젖병도 먹여주고 트림도시켜주면서 애착형성할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데
퇴근후 저녁먹고 목욕씻기고나면 담배를 피러 나갑니다.
30분은 우스운 시간이니 이미 저혼자 맘마먹이고 트림시키고
재울 시간이에요.. 아기 볼 시간이 거의 없어요 신랑이
주말에도 혼자 힘들게 하던육아 신랑이 있으니
같이 말도 걸어주고 놀아줬으면 싶은데
몇번이고 세탁실에 가서 흡연중이느라..
아기 말 좀 걸어주라하면
멀찍이 말 한마디 아기한테 툭 던지고는 피곤하다는듯 소파에 등을 기대요
제가 설거지할테니 좀 봐달라 하면
자꾸 쿠션에만 눕혀두려하고 자자고하고..노트북을 켭니다.
피곤하겠죠. 쉬고 싶겠죠..
뭐 한가지 일거리가 있으면 아기때문에 혼자 못했던 일을
저는 주말까지 같이하려고 기다리는데
뭐 한가지 하자고 말하기가 겁나요.
또 일벌린다는듯이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서요.
오늘은 저희 친정식구들만 모여서
(시댁은 먼 지방이셔서 아기 조금 크면 오시라고 말하려는중)
백일잔치를 준비하던 중,
또 세탁실 흡연을 나갔어요. 저는 아기가 자는틈에 빨리 준비를 했으면 하는데
또 계속 안나오는거에요. 노크를하고 나좀 씻자고 말했는데
세탁실에선 소리가 잘 안들려서
잘안들려~하고 말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저도 밥을 먼저 하려고 쌀을 씻고있었는데,
아기가 깨서 울어서, 아기 일어났어~~빨리~~
그랬더니 문을 세게 열고 나와서 쿵쿵거리며
또 그런 조짐을 보이는 행동을 하길래
또그런다. 또 . 그만해~ 그만하라고. 하니
갑자기 미친듯이 화를냈어요.
-내가 급한일 아니면 부르지말랬지.혼자있을땐 어떻게 애보냐?
전에도 내가 말했지 급한거아니면 부르지말라고.
학습효과가없냐? 디질래???
그리고 의자를 내동댕이..
-뭐라고했냐 지금.당신이야말로 학습효과가 없냐. 물건 왜 집어던지냐
등등 말싸움을 하다가
아기가 더크게 울어서 저는 아기한테 갔어요.
그런데 바로 따라와서는
아기한테 ㅇㅇㅇ!조용히해!!!!!!!!!!!!!!하면서
너무 큰소리를 질렀어요.
저도 화 억누르면서 말하던 중이었는데 아기한테 그러는모습에
저도 순간적으로 아기 감싸면서 야 이 미친새끼야 라고 말했어요
열이 더뻗친건지 방문을 쾅 닫고 나가고 집을 나가버렸어요
시간 지나고 집에 들어와서 준비를 마저하더라구요?
저는 방안에 그대로있고 들여다보지도않았어요.
저희 식구들 다와가는 상황에 전 씻지도 못하고있었어요.
어쩔 수 없이 저도 나가서 준비를 하니
미안하다 어쩌다 한마디 없이 씻고오라그러대요 저보고
그렇게 친정식구 맞이할거냐고
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기두고 못가겠다 하니
애같대요저보고. 할일은 할일이니 감정이 상해도 해야한대요.
제가 누가 할소리를 하냐. 감정상한다고 집안 부수려 내동댕이하고 벽때린건
감정조절 못한사람이 애같은거 아니냐니
그거랑 다르대요....
또 2차로 말다툼 하던중에 제가 사과하라고 하니
맘에없는데 곧 식구들오니 자기는 미안하다고 말한답니다.
그게 어른같은거라고..
계속 싸우는중에 식구들 도착한 벨이 울렸고,
나 씻으러 갔다고 하라고 하고 씻을 수 밖에 없었어요.
아무일 없단듯 행동하고 오히려 챙기려는 모습이
너무 큰 괴리감이 들었으나, 그 행동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제 모습에서
자아분열이 일어날것만 같이 괴로웠어요.
그렇게 행복한 가족모임이 끝이나고
우리 가족만 남아도 아무일 없었단듯 행동하는 모습에
대화유도는 또 제가 할 수 밖에 없었어요.
흡연하는 시간을정해라. 그리고 가기전에 나에게 한번 물어봐라.
싫대요. 긴시간으로 못정하게 할거잖냐고.
그럼 최장시간을 정하라.
30분이래요.
나도 30분 똑같이 달라.자유시간.
알았대요.
그리고 다시는 애앞에서 소리지르지 말고, 다시는 물건던지지말아라.
(이 얘기는 매번했었어요..)
알았대요.
그리고나서 피곤한상태에서 누우니 뒤에서 절 또 가만히 안아요.
저는 머리와 마음이 둘다 너무 혼란스러워요.
새벽수유하고나서 잠을 못자서 너무 피곤한 날이었는데도 잠을 못잤어요
지금도 밤잠 겨우 들었다가, 아기 우는소리에 깨서 다시 잠을 못들고있어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벅차고 머리가 너무 복잡해요.
이렇게 잠 못자면 또 아기 볼 내일이 얼마나 피곤할지 아는데,
너무 잘 아는데 잠을 못자겠어요..
한번 싸운 일은 서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했는데,
그래서 결혼하고, 그래서 같이 잘 지내려 했는데..
아직도 쾅 닫힌 문소리에 놀라 우는 아기 안고
엄마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제모습이 무한반복 버튼 누른것처럼
계속 리플레이되고.. 또 리플레이돼요.
저는 마음에 충격적인 일을 잘 잊지못해요.
모든 아픈일들이 계속 머릿속을 마음속을 지나다녀요.
4년전에..제가 결혼한후 석달도 안돼서 죽은 강아지도 아직도 마음이 너무 아프고,
죽은 그날로 되돌아 가있고.
아직도 꿈에나와 아픈모습으로 힘들어요.
그때 강아지 죽은지 삼일째되던날에,,강아지 죽음에만 신경쓴다고 다퉜던
신랑모습도 잊혀지지 않아요.
100일 기념일에 싸운 모습도 잊혀지지 않아요.
명절에 서울역에서 욕하고 싸우던 모습도 잊혀지지 않아요.
떡볶이 먹다가 싸워 숟가락 던지던 신랑 모습도 잊혀지지 않아요.
이번일은 또 얼마나 맘과 머리에 박혀서 절 괴롭힐까요.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요.
아기한테 미안해요.
그 순간, 자기 의사없이 태어나게한 제 죄인가 싶었어요..
미안하다는말만 사랑한단말만 반복해서 놀란 아기한테 말하던 제모습도
계속 맴돌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