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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연애 후 이별, 정말 이대로 끝인걸까요.
게시물ID : gomin_17864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2Vsa
추천 : 3
조회수 : 115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1/01/20 06:10:04

잊어야 할까요?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까요?

 

우린 유학생 커플이었어요.

당시 학부생이던 그녀에게는 첫 눈에 반했어요,

나이 차이가 좀 있어서 (5살)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장장 8개월은 걸려 결국 사귀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당시 제 나이는 30살, 그녀의 나이는 25살.

외국에서 함께 역경을 헤쳐나가는 것만 같았고 함께 미래를 그릴 때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어요.

그녀는 석사과정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고 그녀는 한국 모 대기업에 취업을 했습니다.

정말 좋은 자리였어요. 

그녀는 합격통보를 받고 너무 행복했나 봐요.

어두운 밤, 아무도 없는 캠퍼스에서 춤을 추는데, 보는 제가 감동을 받았을 정도에요.

 

그리고 3년차, 우리는 원거리연애를 시작했어요.

한 달에 한 번 정도 데이트를 했어요.

솔직히 유학 중 함께 있었던 때만큼 즐겁진 않았어요.

그래도 너무 고마운 시간들이었어요.

그렇게 한국에서 함께 재회할 타이밍을 기다리며 무난히 4년차까진 시간이 흘렀어요.

 

그런데 5년차. 갖가지 문제가 터졌어요.

원래 학위를 마칠 예정이었던 저는, 지도교수의 변덕과 함께 1년이 더 연장되고 말았어요.

얼마나 허망했는지 몰라요. 

그녀는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음에 허망해 했어요.

그리고 코로나...

1년 내내 한국에 단 한번도 가지 못했고 매일 전화통화만 할 뿐이었어요.

그녀는 어딘가 불만족스러워 보였습니다.

이해는 했지만 불만족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에 저 또한 어딘가 불만족스러워지기 시작했고요.


어느 정도 생각할 기간을 갖기로 했고, 

그리고 우린 이별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저는 어딘가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 되어갔던 것 같습니다.

공감능력이 떨어졌던 것 같아요. 

여자친구는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지 못했을 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저는 여자친구에게는 왜 날 더 이해해주고 사랑해주지 않냐며 윽박질렀구요.


어쩌면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나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한국 취업 합격 통보를 받은 그 밤, 그녀가 캠퍼스에서 춤을 추는 순간 모든 게 시작되었는지도 몰라요.

제가 윽박지르기 시작했던 순간 이미 그녀는 절 사랑하지 않게 된 것이었고, 그걸 저와 그녀만 몰랐는지도 몰라요.

단순히 제가 인연을 맺고 끊음에 익숙하지 않았는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아직도 그녀를 사랑해요.

제가 잘못했던 점들이 떠올라, 밤잠을 이룰 수 없어요.

그녀에게 다시 시작해보자고 하고 싶어요.

 

다만 우리가 끝났던 지점부터 시작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졸업과 취업과 같은 준비를 끝마치고, 지금보다는 준비된 모습으로,

그녀가 바랬던 모습, 제가 목표했던 모습으로, 

마치 소개팅하듯 그녀에게 처음부터 다가가고 싶어요,

 

저, 이렇게 해봐도 괜찮을까요?

그녀, 이미 정리가 끝나고 담담한 걸까요?

5년 간의 연애, 정말 이렇게 쉽게 끝날 수 있는 건가요?

제 안에 너무 많은 기억이 남아있어요. 너무 괴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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