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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이 오늘 첫 돌입니다!!
게시물ID : boast_178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anf
추천 : 6
조회수 : 127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20/04/06 16:33:00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오네요. 기억하실분들은 거의 없겠지만 
조용히 눈팅만 하다가 취객에게 인실X 시킨 썰, 고양이 입양기등 몇개의 글만 썼던 오유인입니다.
참 오랜만에 왔는데 그사이 결혼도 했고 이쁜 딸도 태어났고.. 그딸이 이제 벌써 돌이 됐습니다. 

딸한테 돌선물로 기억에 남는걸 선물을 해주고 싶어 1년동안에 아빠가 느낀 감정들을 적어보는게 좋을꺼 같아 한번써봤어요
서른이 한참 넘어서 이렇게 글쓰는게 어려운건지 첨 알았네요
부끄럽지만 자랑하고 싶어서 글 올려봐요 

첫 돌을 맞이하는 사랑하는 딸에게

 

지안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딸 첫돌에 아빠가 우리 딸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세상에 나오고 일 년이 지난 지금 아빠가 느낀 감정을 남기려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단다.

 

처음 엄마가 우리 마루를 임신했다는 걸 알았을 땐 아빠는 덜컥 겁이 났었어

아빠는 어렸을 때부터 어렴풋이 아빠라는 존재가 얼마나 힘들다는 걸 느끼고 있었고임신 소식을 듣고 나서는 아빠가 된다는 게 정말 현실로 다가 왔었거든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우리 딸을 잘 키울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컸었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마루 심장소리를 들으러 오라는 의사선생님 말을 듣고 떨리는 마음으로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갔었어.

접수를 하고 엄마랑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어찌나 떨리던지.

그러고 몇 분 후 엄마 이름이 호명이 됐고 엄마랑 같이 의사선생님 만나러 진료실로 들어갔고엄마는 초음파실로 아빠는 진료실에서 손까지 떨리는 긴장감을 안고 대기를 했어

 

얼마 지나지 않아 진료실 모니터에 마루 모습이 보였고아직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네 모습이 보였어구분도 되지 않는 심장이라는 곳에 마이크를 대며 심장소리라고 들려주는데 너무 신기 했고 감동 이였어의사선생님은 심장소리가 정상이라고 알려 주셨는데 아빠는 그때 지금까지 느꼈던 긴장감 두려움 떨림 이 모든 게 눈 녹듯이 사라졌어우리 마루의 심장박동소리가 내가 정말 아빠가 됐고내 아이를 잘 지키고 잘 키워야겠다 생각과 함께 아빠를 현실로 돌아오게 만들어 줬던 거 같아

 

그 후로 시간이 지나고 마루가 엄마 뱃속에서 쑥쑥 크고 있을 때 아빠랑 엄마는 결혼준비로 한창 바빴어아빠는 그때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루를 뱃속에서 키우고 있는 엄마를 제대로 케어를 못해줬었고마루랑 엄마 외할머니께 아빠가 참 미안한 상황이었지그렇지만 엄마도 외할머니도 아빠가 옆에 없을 때 마다 마루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였었고 그 덕분에 외할머니랑 엄마에게 걱정은 덜 하게 되는 상황이 됐었어그래서 참 감사해.

두 번째 병원 방문 했을 때 처음 방문했을 때처럼 엄마는 초음파실 아빠는 진료실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고 있으니 금세 엄마 뱃속에서 자리 잡고 미세하게 움직이는 마루가 비쳐졌고아빠는 기쁨과 행복함이 동시에 몰려 왔단다마루가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과 함께 긴장감도 풀어졌었지 엄마한테는 아직도 이야길 한 적이 없지만 엄마가 초음파실 들어가 있을 때마다 아빠는 뭔가 가슴속에 뜨거운 게 올라오면서 울컥하고 눈물도 많이 나고 했었어처음 느껴보는 감정 이였는데 아마 너무 행복하면 느끼는 감정인가 봐

 

그 후로 한 달 간격으로 병원에 방문을 하면서 마루가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아빠랑 엄마는 행복하게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고그리고 곧 결혼을 했어엄마랑 아빠의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축하를 받는 결혼식에 우리 마루는 엄마 뱃속에서 함께 했었고행복함은 두 배 이상 아빠한테 다가왔었어!

마루를 데리고 신혼여행을 가야된다는 게 아빠는 큰 걱정 이였어혹시나 뱃속에서 놀고 있는 자그마한 너를 장거리 비행 때문에 힘들게 하는 게 아닌 건지 혹시나 잘못되면 어떡하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다행히 엄마가 씩씩하고 안전하게 우리 마루 잘 보호 하면서 장거리 비행도 여행도 무사히 잘 마치고 왔어신혼여행을 엄마랑 아빠 둘이 아닌 마루랑 셋이 다녀 온 것이 아빠한테는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단다.

 

일상으로 돌아오고 마루가 엄마 뱃속에서 점점 커가면서 마루가 엄마뱃속에서 놀고 있다는 신호인 태동을 처음 느꼈고엄마 배에 아빠 손을 대고 있으면 느껴지는 우리 마루의 움직임에 처음 느껴보는 전율을 느꼈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감동 이였어.

 

그렇게 30주가 되던 날 우리 마루 얼굴을 보러 병원으로 갔어.

평소랑 다른 진료실에서 초음파를 시작 했고화면에 나타나는 우리 마루 얼굴누가 봐도 아빠를 많이 닮은 그 모습과 딸이라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다시 한 번 울컥 했단다내 딸이구나 이 아이가 정말 내 딸이구나 어찌 보면 지금까지는 나지 않던 실감이 나기 시작했던 거 같아그렇게 너랑 만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느끼면서 빨리 그날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어.

 

원래 예정일 이였던 날 보다 3일이나 이른 날 엄마는 새벽에 네가 벌써 나올까란 예상도 하지 못하고 새벽에 약간의 이슬이 맺혔던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하고 그렇게 출근을 했고아빠는 엄마를 태워다 주며 걱정과 불안감이 덮쳐왔고 그렇게 세 시간을 엄마 직장 앞에서 주차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단다별다른 연락이 없기에 그렇게 일을 보러 갔었고반차를 쓰고 병원에 가봐야 할 거 같다며 점심시간에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어,

 

그렇게 엄마를 태우고 병원으로 가서 검진을 하니 양수가 터졌고 바로 출산 준비를 해야 된다고 하셨어.

엄마랑 아빠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와중에 의사선생님과 간호사선생님들께서 모든 준비를 하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려보니 엄마와 분만대기병실에 있었어.

 

아빠는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 연락을 드렸고너는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는 줄 알았는데 엄마 뱃속이 너무 편했는지 그길로 엄마는 진통을 23시간을 하면서 점점 지쳐가고 있었어.

 

그리고 작년 오늘 아침 11시 35.. 너는 세상에 나와 첫 숨을 터트렸고 우렁차게 들리는 울음소리에 아빠는 시간을 확인 하면서 뜨거운 눈물이 흐르더라.

곧이어 탯줄을 자르러 들어오라는 의사선생님에 말씀에 정신을 차리고 분만실로 들어가니 손바닥만 한 네가 의사선생님께 안겨서 나를 보면서 울고 있었어그렇게 엄마 뱃속에서 40주라는 시간동안 잘 커준 우리 딸을 처음 만나는 순간이었어.

이때는 조금 얼 떨떨 했던 거 같아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함과 동시에 나에게 안겨지는 너를 보며 내 딸인가라는 잠깐의 인지부조화도 왔었고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

 

그래도 건강하게 잘 태어나준 우리 딸에게 너무 감사 했고 10달 동안 뱃속에서 너를 키운 엄마에게도 너무 감사 했어

그렇게 삼일 뒤 건강하게 퇴원 하고 엄마랑 마루의 몸 회복을 위해서 조리원에 들어가게 됐어

 

조금씩 마루에 얼굴을 익혀가면서 모든 게 다 사랑스럽게 느껴지던 그때 신생아 청력 검사에서 왼쪽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같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됐고거기에 겹쳐서 온몸이 노래지는 황달이 올라오는 중이였어.

 

그렇게 부랴부랴 서울대 병원에 신생아 검사를 예약하고 태어난 지 5일밖에 안된 너를 데리고 병원을 갔었어지나가는 사람들은 다들 저렇게 작은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오는 게 걱정 되고 신기 했었나봐그렇게 몇 시간을 기다려 검사를 했고 다행히 처음 태어나자마자 했던 청력검사는 오진이었어정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엄마랑 아빠는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몰라그렇게 조리원으로 돌아 왔는데 마루가 우유는 잘 먹는데 황달수치가 점점 올라간다는 외래오신 선생님의 소견을 듣고 엄마는 회복 되지 않은 몸 컨디션에 충격을 많이 받았던 거 같아엄마는 다 자신 때문에 우리 애가 아픈 거 같다며 자책하면서 마루에게 미안해하며 오랫동안 울었어.

 

그러고 또 삼일 뒤 8일째 된 너를 데리고 또 병원을 가게 되었어황달 수치가 떨어지지가 않아서 병원을 가보라는 의사선생님의 권유에 힘겹게 엄마랑 아빠는 병원에 도착을 했는데 의사선생님이 입원을 권유를 하시더라고아빠는 이 조그마한 내 딸을 중환자실에 입원시키는 게 과연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었고의사선생님께 수치가 조금씩 떨어지는 거 같으니 3일 뒤에 한 번 더 수치를 보고 결정을 하면 안 되겠냐고 말씀 드렸고 그렇게 하기로 했어그러고 다행히 삼일 뒤 검사는 수치가 정상은 아니지만 3일전보다 훨씬 떨어진 상태가 되어 안심해도 된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엄마랑 아빠는 부둥켜 않고 한참을 울었어지금은 하나의 해프닝이 됐지만 엄마랑 아빠가 부모가 되면 이렇게 된다는 말을 신생아인 우리 딸을 데리고 3번이나 병원을 갔다 와서야 느꼈던 계기가 된 거지.

 

조리원에서 아빠는 마루 씻기는 방법부터 분유 타는 방법 수유 도와주는 방법 등등 모든 게 초보인 아빠가 마루를 엄마를 도와 키울 수 있는 기술을 천천히 배웠고 그렇게 퇴원을 해 집으로 온 첫날 조리원에서 선생님들이 도와줄 땐 잘 먹고 잘 자고 했던 네가 모유 물리는 것부터 모든 게 왜 이렇게 내 맘대로 안 되던지.. 그리고 새벽까지 뭐가 불편해서 잠을 못자고 세상 떠나가라 우는지 초보인 엄마 아빠는 도저히 알 길이 없었어그렇게 외할머니께 여러 가지를 물어보면서 50일째 통잠을 자고, 100일 조금 지나고 뒤집기를 했고, 200일 즈음 혼자 앉기 시작했고, 300일엔 혼자 일어서는 널 보면서 건강하게 잘 크는 지안이 덕분에 이런 게 행복이구나 느껴.

 

우리 지안이 덕분에 아빠는 난생처음 경험하는 여러 가지 모든 상황이 우리 지안 이와 함께 한 것이기에 너무 감사해아빠 딸로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고이제 세상에 첫발을 내딛은 지 일 년이 된 우리 딸 지안아 아빠랑 엄마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크기로 항상 우리 딸을 사랑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아빠의 모든 걸 걸고서라도 지켜줄게너무 사랑하고 고맙고 감사해

-첫 번째 생일을 맞은 사랑 하는 딸 지안 이에게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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