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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있는 군대 선임 글을 보고
게시물ID : humorstory_2400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ㅋㅁㅇ
추천 : 0
조회수 : 5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7/11 01:30:10
난 내가 군대에 있었을 때 담당간부님 얘기를 하려고 해. (반말 이해해주시길 바래요 ㅠㅠ)
보안상 이유로 정황과 같은 컨텍스트를 모두 말할 수 없음을 이해해주길 바라고,

아무튼, 내가 일병때 일이었는데, 산속 부대에서 근무할 때였어.
그날은 비오는 오후인가 그랬어. 
그런데 어떤 간부님이 부탁한게 있었는데 그게 원래는 내가 하면 안되는 거였어.
그런데 그 전에도 많이 해봤던 거라서 그 날도 별 생각 없이 그 걸 했는데,
갑자기 사고가 뻥하고 터져버린 것이었음. 그게 워낙 크게 터진거였고, 내가 지금 생각해봐도 그건
'100% 빨간줄 그어지는거'였어.
그래서 나는 정말 얼굴 다 새하얘지고 덜덜덜 거렸어. 그래서 일단 중대에 연락을 하고, 난 정말
덜덜덜 거리고 있었어. 아무런 생각도 안나고, 정말 죽고 싶었지. 다리에 힘도 다 풀리고, 아무런 생각도
안 나고, 정말 지금도 그 때 생각만 하면 끔찍했어.
이어서 어떤 모르는 간부님이 오셨는데 딱 보니까 나 수사하러 오신 거였어. 그 분도 내가 완전
패닉상태인걸 보고 한숨짓더니 나한테 이것저것 묻기 시작하는거야.
그런데 난 정말 아무말 못하고 이를 딱딱거리면서, 정말 아무말 못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 순간, 내 담당간부님이 뛰어오셨어.
뒤를 돌아보고 그 모습을 확인하고, 난 정말 더 죽었구나 생각했어. 그 분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거든.
그런데 그 담당간부님이 갑자기 내 앞에 서더니 날 자기 등 뒤로 보내고
자신이 그 조사하시던 간부님의 앞에 서셨어. 이에 난 순식간에 그 담당간부님의 뒷모습만 보게 되었지.
그리고 이어서 그 분이 하신 말씀, 난 아직도 잊지 못해.

"모두 제 책임입니다. 제가 한 걸로 해주십시오."

그리고 어찌어찌 조사가 끝난 다음에 담당간부님이랑 같이 돌아가는데, 난 그때까지도 아무말 못하고
있었지. 너무 죄송해서. 그런데 그 분이 나를 보고 한마디 하시더라.

"괜찮아. 걱정하지마라."

물론 사고 후에 선임들한테 혼났지만, 다들 정말 날 걱정하고 혼내준 거라서 난 그냥 울었어.
너무 모두에게 죄송하고 감사해서.
아무튼 그 이후에 난 계속 그 사고 때문에 그 간부님한테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었지.
하지만 이후에 한마디 언급도 안하시고 계속 나한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대해줘서
아 잘 끝났나보다... 하고 있었어.
하지만 언제 부대 회식자리에서, 나랑 친하던 다른 간부님이 나한테 그러시더라.

"넌 알고 있어라. 그 일로 저 분 진급 누락되셨어."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의 병사한테 그런 일이 생겼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이미 모든 걸 각오하고
그럼에도 내가 빨간줄 그어지면 내 미래가 날라가버리니까. 그래서 자신이 모두 덮어쓰셨던거야.
내가 100% 잘못한건데, 그 담당간부님은 아무런 잘못 없는데.

그 자리 끝나고 담당간부님이 귀가하실 때, 난 그 분 앞에 달려가서 무릎꿇고 머리를 박았어.
평생동안 잊지 않겠다고. 이 은혜는 언젠가 반드시 갚겠다고.
그러니까 그 담당간부님은 웃으시면서 이러시드라.

"너가 제대하고, 사회에서 큰 공헌을 해줄거라 난 언제나 믿는다. 그게 나한테 은혜를 갚는거야."

그 말을 듣고 난 정말 미친듯이 울었지. 부대 사람들이 뛰쳐나와서 날 거두어갈때까지 미친듯이 울었어.
그리고 지금은 제대하고 7년이 지났네.
지금도 그 담당간부님과 가끔 연락하지만 요즘 뜸했던거 같아.
하지만, 그 은혜는 언제나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어.
그분은 내가 이제 잊었겠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평생 잊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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