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을 함께 했습니다. 반 년 전 몸 속에 혹을 기르고 있었는데도, 제가 바보같이 뒤늦게 눈치채서 아니 부모님이 애 몸이 좀 부풀어오른 것 같다고 할 때 병원에 가기만 했어도 치료 받을 수 있었던 걸 너무 늦게 발견해 시한부 판정을 받았습니다. 수술해도 길면 일 년. 안 하면 반 년, 또는 반 년도 채 못 산다 했습니다. 제가 너무 울자 의사 선생님은 딱 한마디 해 주셨습니다.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라도 결정을 못 내릴 거다, 어느 쪽이 동물에게 좋은지 알 수 없으니까. 그 말대로였습니다. 우리 집은 도시가 아니어서, 큰 병원에 옮기려면 낯선 곳에서 수술 뒤 투병해야 했습니다. 굉장히 예민한 고양이고 평생 집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어 버티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돌보겠다 했습니다. 수술 대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주고 싶다고. 그런데 잘못된 선택 같습니다. 반 년을 채워가는 지금 고름에선 피가 나오고, 다리와 손을 절고, 걷는 것도 매우매우 불안정하고 힘겨워하며, 배 쪽에 있는 커다란 종양이 무엇보다도 내 고양이를 힘들게 하는 게 잘 보입니다. 피냄새가 진동하고 울 때마다 정말 너무 괴롭습니다. 아파도 크게 운 적 없는 아이를 내 욕심으로 고통스러운 아침을 맞이하게 하는 것 같아서, 죽느니만 못하는 삶을 살게 하는 거 같아서. 시한부 판정을 받았을 때 부모님은 차라리 안락사를 시키는 게 어떻냐고 했습니다. 너무 아프고 괴로운 결정이지만 종양이라면 얼마나 아프겠느냐고. 편히 보내주자고 할 때 엄청나게 반대했습니다. 아직 살아있는데. 내 손으로 어떻게 죽일 수가 있냐고...... 살아있는데...... 그런데...... 지금은 그때 보내주는 게 더 편했을까, 너무 괴롭습니다.
10년 이상 키운 애완동물을 안락사 시켜보신 분이 있다면 얘기 듣고 싶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보내주셨는지라도, 비슷한 경험담을 들으면... 제 괴로운 마음에 결정이 내려질 것 같습니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