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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178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
추천 : 73
조회수 : 3582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10/02 03:24:18
원본글 작성시간 : 2007/10/01 23:48:06
그저께 제 여자친구의 집에서 스킨쉽을 하다가 순간 멈칫 거리던 그녀가 제게 말을 했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어디까지 가고 싶으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녀가 싫다면 강제적으로 아니면 강압적으로 그녀를 건드릴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었기에,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으면 미래에 서로 준비가 되었을떄 그때 다시 얘기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다시 머뭇거리며,
"...나 너에게 하지 않은 말이 있어....나...너가 처음이 아니야..." 라고 하더군요.
그녀가 고3때 사귄 대학생 2학년 남자 친구.
부모님 모두 당시 해외에 계셨어서 , 예전에 그녀가 전 남자친구에게 얼마나 의지했었는지 뻔히 알고 있는 저였고, 또 그 사람과 헤어졌을때, 위로해주면서 서로 친해졌던 사이였기에, 뭐라 특별히 할수 있는 말이 없더군요.
전 그녀를 사귀기 전에도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라면 혼전 순결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던 입장이었습니다.
혼전 순결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항상
"사랑하면 그럴수도 있지 않으냐, 요즘 같은 세상에 그건 조금 힘들지 않겠냐" 라는 입장을 취하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한 여자의 남자친구가 되어 보니, 조금 많이 마음이 아프고 저려옵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어제 한 얘기를 생각해보다가 또 그녀와 잤을 그녀의 전 남자친구를 생각해보면 왠지 모르게 섭섭하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사랑하는 저의 마음은 예전 그대로 이지만,
아무래도 그런 사실을 알고 난후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한것인지.
언제까지 이렇게 속상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참 이기적인 동물 같네요.
예전에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던 친구놈에게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 괜찮다. 그녀를 잘 감싸줘라"하고 조언을 해주던 제가, 이제 이런 고민 자체를 하고 있다는것도 부끄럽네요.
아직도 그녀를 많이 사랑합니다.
그리고 얘기하던 당시 그녀가 불편해 할까봐, 또 그때 워낙 정신이 없었어서, 괜찮다고 나는 그런거 전혀 개의치 않다고 나는 널 사랑한다고 그게 제일 중요한거라고 하고 그녀를 다독였습니다.
하지만 제게 용기를 내어 말을 하고도 계속 근심어렸던 그녀의 얼굴이 자꾸 맘에 걸립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계속 아른 거리네요.
나는 다를 거라고.
나는 다른 남자와 다르다고 생각해오던 저도. 결국 그녀의 과거 떄문에 잠시나마 흔들리고 힘들어 하는거 자체가 부끄럽네요.
전 남자친구와 정말 진심어린 사랑을 했었던걸 알기에 조금은 마음이 놓이지만, 아무래도 완전히 마음이 편해지기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듯 싶습니다.
두서 없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 종일 고민에 빠져 있다가, 어딘가에는 제 마음을 털어 놓고 싶어서 오유에 글을 이렇게 올립니다.
조언이나 따끔한 충고도 잘 새겨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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