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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의 군대이야기들을 보고... 요즘 군대로 시끌시끌한데...
게시물ID : lovestory_354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Μ
추천 : 11
조회수 : 8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7/11 13:59:31
제 군대 이야기는 평어체로 쓸게요. 양해부탁드립니다.


나 진짜 군대에서 애들 한대두 안 때렸는데...

우리 부대원들은 내위아래 1년을 기준으로 위로 수십명, 내 동기들 4명, 밑으로는 또 수십명... 일명 모래시계 꼴이었는데,
우리가 동원사단이었고 훈련보다는 막사생활이 좀 더 많았는데다가 우리 동기들 쪽수가 무지 딸리는 이유로 시켜서 하게되는 일이 많아서 항상 고참들한테 시달리는게 일과였다. 매일 시도때도 없이 집합하고 끌려가 행해지는 구타와 가혹행위로 하루하루를 살아야했다.

하지만, 내가 고참들한테 아무런 잘 못도 없이 억울하게 맞아가며 생활했긴해도 내 밑에 애들에게는
 "군대 오고 싶어서 온 사람들도 아닌데 왜 서로 맞고 때리기까지 이 지랄들을 해야 하냐. 짐승도 아니고 말로 해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니 난 고참들처럼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항상 얘기하면서 절대 때리거나 얼차려를 준 적이 없다.
특히 내 동기들하고도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항상 이야기를 했고 서로 굳게 다짐을 했다.

그렇다. 강제성의 수단이 없으니 애들 통솔하기에 좀 힘든게 아니었다. 그래도... 그래도 하루하루 다 말로 처리하고 해결했다. 정말 모든것을 걸고 맹세코 구타나 가혹행위를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내 밑에 애들끼리는 병사들 간에 목격하거나 들려오는 구타행위는 거의 없었었다. 물론 그것이 있었으면 가만두지 않았을테지만... 적어도 나 제대하기전까지 그런 분위기의 부대 생활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결국 나 상병이후로 역 피라미드형 인원대로 개같은 고참새끼들은 점점 제대해서 사라졌다.
군대의 병폐문화인 비인가 조직 - 식기짱, 똥장, 관물짱 - 이런 강압적인 것들도 다 없애버렸다. 정말 필요악이다.

이후 우리 동기들은 천사군번으로 불리우게 되었다.

또 모른다... 어떤 놈들은 우리군번을 호구군번이라고하며 뒷통수쳤을지도...
하지만 나의 구타로 인한 피해사례가 피해를 낳고 그게 또 피해를 낳고... 그러는 것 보단 100배, 1000배 낫다고 생각했다.
나 병장이후로 제대할때까지 사단내 보고된 우리대대 폭력사건은 0건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국방부 시계는 돌고돌아 드디어 나에게도 꿈에 그리던 제대하는 날이 왔다.

내가 동기 선빵이라 대대장에게 제대신고를 하고 대대건물 막사 현관을 나왔는데,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근무인원을 제외한 부대원 병사들 전원이 막사 현관 앞으로 모두 나와 2열 종대로 줄을 서 있었다...

"부대 차렷~!! 경례~!!"

우리가 막사 앞길로 나가자마자 경례를 하는 부대원들... 그리고 축하한다고 터져나오는 박수...
가슴이 찡했다...

내가 2년 2개월간의 군생활을 헛되이 하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임병들이 헹가래라도 하자면서 달려들었다... 내몸이 들리더니 공중에 뜨기 시작했다...
내 인생에 있어 헹가래 자체가 처음이었다... 헹가래 받을때 가슴에서의 그 느낌은 잊을 수가 없다...

이런 애들과 헤어져야한다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
그때는 제대빵을 맞았어도 즐겁게 맞았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후임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부대 위병소를 나오며 제대했다.

다른 사람도 이런 군생활을 생각해보기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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