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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내는 글
게시물ID : gomin_17895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hma
추천 : 1
조회수 : 434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21/06/30 21:37:06
본가가 너무너무 싫다. 올때마다 느낀다. 가난하고 찌든 냄새가 나는 것도 싫고 동생이 이상한 말투로 말하는 것도 싫다. 동생의 교복에 때가 찌든 것도 싫고 엄마가 혼잣말 하는 것도 싫고 엄마가 동생한테 말할 때 조금만 마음에 안들어도 짜증섞인 목소리로 인상 찌푸리며 말하는 것도 싫다. 본가에 들어오면 우울하다. 이 집은 우울하다. 핸드폰을 하든 뭘하든 어딘가로 도피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집이다. 가족들이 나한테 말거는 것도 싫다. 요지를 파악하지 못해도 화가나고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도 화가난다. 본가에 오면 무기력해지는 동시에 응축되어 있는 분노가 나타난다. 엄마의 혼잣말, 동생의 이상한 말투, 동생의 찌든교복, 동생의 낡고 유행지난 옷들 등 이 모든 하나하나가 다 거대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상징성들과 과거의 무기력한 나를 집안 곳곳에서 발견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응축된 분노를 누르고 있는 것밖에 없다. 집안이 가난한 것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사고방식과 변함없을 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화가 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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