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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약 12년차 결혼생활중입니다
좀 이른나이에 결혼해서 일찍 애2명 가지구 지금은 둘다 초등학생입니다
원래부터 와이프가 장모님하고 친구처럼 지내는 관계였습니다 그만큼 친하기도 하다는거죠
첫째낳고.. 저희 부모님도 저희집이랑 가까이 살아서 육아 도와주셨지만
둘째 낳고선 아예 장모님이 첫째,둘째 돌봐준다는 핑계로 거의 저희집에서 지내다가 저녁에 집에 가시다가(친정집도 가깝습니다)
어느순간 아예 저희 집에 짐을 싸서 들어오셨습니다... 장인어른 계시고요
그게.. 결혼생활한지 4년차쯤이었을거 같은데 집사람 왈.. 장인어른이 잔소리가 너무 심하다.. 엄마가 아버지한테 벗어나고 싶어한다..
친정집도 너무 낡고 오래됐는데 장인어른은 이사갈 생각을 안하니깐 애들 봐준다는 명목으로 장모님 같이 지내자고 하자
라고해서.. 지내게 됐습니다...걍 그땐 전 어리기도 했고(집사람이 연상) 좋은게 좋은거라고 걍 그러자고 했습니다
첨엔 장모님이랑 같이 산다고 해서.. 제가 어려운 티를 내면 더 불편할까봐 일부러 편한복장으로 평상시처럼 입고 다니고
그냥 하던데로 청소랑 설겆이 모 그런 집안일 하고 그랬는데.. 살다보니깐 복장도 신경쓰게 되고
샤워하고 나와도 혹시나 장모님 마주칠까 팬티부터 입게 되고..하...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제가 거실을 안 나가게 되더군요.. 불편해서.. 안방에서만 지내게 되고.. 근데 집사람이랑 장모님이랑 친구처럼 친하다보니깐
그냥 시도때도없이 안방문 슥 열고선 모가 어쩌네 저쩌네 하면서 둘이 수다떱니다
집안일도 애초에 와이프는 안해서 제가 많이 하는편이었는데 당연히 남자가 하는게 맘에 들리가 없죠
점점 장모님 스타일로 가게 되고.. 집안에 점점 쌓이는 짐들.. 냉장고에 몬가 가득차고...
그 상황에서 집사람이 불치병이 발견되어서 죽네사네 진료받고.. 지인.가족.친지 전부다 와이프는 힘들고 불치병이니
니가 더 잘해줘야 한다.. 니가 더 신경써야 한다..
그래.. 내가 더 잘해야지라는 마음으로 그냥 그냥 입 다물고 겉으론 장모님이 계셔서 집안일도 편하고
애들도 너무 잘 봐주시고 너무 좋다 ^_^ 라고 웃었습니다
그렇게 꾹꾹 참으면서 어느덧 지금 결혼 12년차 애들도 초등학생이고 저도 와이프도 나이도 어느정도 먹었고
장모님도 같이 지낸지 몇년째..
와이프가 올해 또 다쳐서 수술을 합니다... 그리고 재활중에 또 다른 연결된 병으로 또 수술을 하고
또 들려옵니다.. .잘해줘라 잘해줘라 잘해줘라
그렇게 참다참다가 터트렸습니다 장모님이랑 같이 살기 싫고 다 싫다고 그냥 계속 아프고 수술하고 그런 와이프
남들한테는 불치병이고 힘들고 왜 자꾸 병에 걸리냐고 그러지만 젊은 나이에 발병한 병이라서
수술받고 주기적으로 계속 병원방문해서 더 병이 진도가 나가는정도의 체크를 하는거지 사지멀쩡하고
정상인처럼 다 다니는데... 그 병이 있으니깐 수술을 많이 했으니깐
무조건적으로 잘해주고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지 말라는 주위에 말들이 저한테 화가납니다
결혼생활의 절반을 장모님을 모시고 살았고 집에오면 안방에서 거의 못 나왔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내가 있어야 할 장소는 안방이 끝... 왜 장모님이랑 친하게 못 지내서 거실도 못 나가고 그러냐고요?
제가 못나서 그렇겠죠.. 지금와서 와이프한테 말했습니다
나 어릴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가 모시고 살았는데 옛날 농촌분들이라 답답하기도 하시구
나중에 둘다 치매걸려서 나도 힘들고 어머니는 더더욱 힘들게 지낸 모습을 보다보니깐
솔직히 어르신 모시고 사는거 나한테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부담감인데 참고 산거라고..
지금은 다 싫습니다 처가도 와이프도 저희집도..
그냥 혼자 있고 싶어요.. 무조건적으로 아픈사람 옆에서 지켜주고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그냥 싫고
그냥 미친넘 나쁜넘되고 이혼하고 혼자 살고싶습니다
짜증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