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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178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늘처음처럼~★
추천 : 291
조회수 : 8331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7/08/17 16:38:25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8/17 11:45:36
어제 모처럼 친구 둘이랑...
밥과 술을 먹었습니다...
1차는 갈비집에서...
항아리 소갈빈가? 하여간 갈비와 소주를 10만원 조금 넘게 먹고...
2차는 호프집에서 과일 안주에 호프 두잔씩 마셨습니다...
친구들이 다 먼곳에 살고 또 술도 한잔했기때문에...
저희 집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호프집에서 나와 친구들과 저희 집으로 비틀거리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 배달 가는 배달원을 보던 한친구가...
평택친구: 야 집에 맥주 있냐...
나: 없어...
평택친구: 그럼 편의점에서 맥주 사가서 집에서 치킨시켜서 한잔 더 하자...
나, 안산친구: 그려! 그려!...뭔가 아쉽긴 했어...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고 집에 도착...
자주 시키는 곳에 치킨을 시켰습니다...
평소에는 11,000원짜리 먹는데 오늘은 과감히 13,000원짜리 닭다리세트...ㅋ
20분정도 있었더니...
머리를 노랑색으로 염색한 22~24살 정도 먹은...
처음보는 청년이 왔더군요...
평소에 나이드신 아저씨가 오셨었는데...^^
지갑을 보니 천원짜리 세장이 있더군요...
치킨값은 13,000원 인데...-_-;;
그렇다고 카드도 안되구...
동네에 현금 지급기도 없구...-_-;;
나: 야! 나 돈없다...누구 10,000원만 줘봐...
이때 자기가 가져온 치킨만 뚫어지게 보고 있는 배달 청년...
안성친구: 나도 천원짜리 4장밖에 없는데...
원룸이라 방이 작아서 그런지...
오늘따라 유난히 치킨냄새가 말초신경을 자극하더라구여...
조건반사적으로 입에 침이 고이고...
이거 도로가져갈까봐 내심 마음이 조급해져...
안되겠다 싶어...
치킨을 집 주방으로 옮겨 놓구나서야 조금 안심되더군요...
전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시작해야된다고...
화장실에서 큰거 누고 있는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나: 야 돈좀 있냐?...
평택친구: 뭐!...
나: 치킨왔는데 돈좀 있냐고 우리 둘이 돈이 없다...
평택친구가 물내리면서 오더니...
평택친구: 왜 돈 없냐?...나도 없는데... 근데 뭘 걱정하냐?... 아저씨...
배달청년: 예...
평택친구: 아저씨! 이따가 뼈 찾으러 올때 드릴께요...^^
배달 청년 한치의 의심이나 망설임없이...
배달 청년: 예! 알겠습니다...
뼈는 문앞에 내놔 주세요...그럼 맛있게 드세요...^^
뭔가 조금 찝찝했지만...
치킨냄새에 반은 미친 저희들은...
창밖으로 경쾌하게 울리는 오토바이 시동소리를 들으며...
저희들은 치킨과 맥주를 세팅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즐거운 일이죠...^^
치킨박스를 개봉하는 일은...ㅋ
5분후 다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
다시 울리는 초인종소리...
문을 여니깐...
얼굴이 하얗게 질린 배달청년이 서 있더군요...
나: 무슨...왜?....
배달청년: 저기 치킨은 뼈 찾으러 안 오는데요...-_-;;
순간 조용해 지고...
조금 있다가 배달원과 우리들은 한없이 웃었습니다...ㅋ
무슨 중국요리도 아니고...
치킨시켜먹고 뼈찾으러 올때 돈준다는 사람이나...ㅋ
그걸또 "예"하고 가는 배달원이나...ㅋ
치킨냄새에 환장해 판단력을 잃은 사람이나...ㅋ
하는 수 없이 호주머니를 털털터니...
9,000원이 되더군요...
모두 주차장에 내려가서 자기차에 있는 동전들을 꺼내서...
치킨값을 지불했습니다...^^
배달원이 그러더군요...
중국집 배달하다가 치킨집으로 옮긴지 3일 됐다고...
그래서 잠시 착각했다고...ㅋ
그 후 저희들은 잼나게 웃으면서
닭다리에 맥주한잔 하면서 우정을 다졌담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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