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그러니까 제가 한 세 달 전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사는 냥이가 어느 집에서 배달음식 시켜 드시고 공동출입문 앞에 그릇 내놓은 봉투에서 탕수육을 훔쳐 먹는 걸 봤어요.
넘나 짠해 보여서 우리 냥님 사료 가지고 내려갔더니 아직 있길래 줬더니 챱챱 잘 먹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그 뒤로 대용량 사료 주문해서 집에 들어갈 때마다 제 차 밑에 사료랑 물이랑 놔줬는데,
처음 본 냥이랑 또 아가들로 추정되는 다른 냥이들까지 총 세 마리가 와서 먹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지하주차장 구석에 사람 안 다니는 공간을 찾아서 그 뒤론 쭉 같은 자리에 하루 두 번씩 사료와 물을 채워주고 있습니당.
사람들이 절대 갈 일 없는 구석이긴 하지만... 주민들이 싫어하시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아직은 아무 말도 없어요.
경비 아저씨는 알고 계신 듯 하지만... 제가 얘네 밥 주니까 음식 쓰레기 안 풀어헤치고 좋잖아요!! 했더니 그 뒤로 암 말 안 하세요 ㅎㅎ
암튼 냥님들은 총 세 분...
처음에 탕수육 훔쳐 먹던 애는 이름이 빵떡이에요.
치즈냥인데 디게 뚱뚱하고 못 생겨섴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맘대로 빵떡이라 이름 붙였는데
사실 빵떡이는 첫 날 본 뒤로 한 번도 못 봤어요. (어제까진)
빵떡이의 아가로 추정되는 고등어 냥이는 이쁜이 입니다.
쪼꼬맣고 엄청 이뻐서요 ㅋㅋㅋ
또 이쁜이랑 비슷하게 생긴 아가가 하나 더 있는데 자주 못 봐서 이름은 아직이에요 ㅎㅎ
저는 그냥 항상 물과 밥만 채워주고 말기 때문에 냥이들이랑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어요.
그래도 하루 두 번 그릇을 싹싹 비우니까 잘 먹고 있구나 하는 거죠 ㅎㅎ
근데 사실 이쁜이는 종종 봐도 빵떡이를 첫 날 이후로 본 적이 없어서 내심 걱정은 좀 했거든요.
한 겨울이었고 먹는 것도 부실할텐데 뚱뚱한게 물 잘 못 마셔서 부은 것 같았고...
이쁜이가 아가인 것 같으니 혹시나 밥 잘 나오는 구역을 아가한테 물려주고 떠난 건 아닌가 싶어서요.
근데!!!! 어제 밤에 봤어요!!!! 빵떡이!!!!!
차 세우고 밥 채워놓고 집에 가는데 구석에 넘나 도도하게 앉아서 절 보고 있더라고요!!!!!
첨 봣을 때보다 훨씬 붓기도 빠져서 이뻐지고!!!
털도 예전보다 좀 뽀송하고 깨끗해 보이는게 제가 준 밥과 물 잘 챙겨 먹고 있었나봐요!!!!
첫 날엔 저 디게 경계하고 도망가고 그랬는데, 어제는 제가 멈춰서서 인사도 하고 그랬는데 경계 안 하더라고요.
아 냥이들이 제가 밥 주는 사람인건 알아요.
아직 마땅한 장소를 못 찾아서 제 차 밑에 밥 둘 때에 제가 차 갖고 외출했다 돌아오면 어떻게 알고 주변에 와서 은근 밥 기다리고 그랬거든요 ㅋㅋㅋㅋㅋ
음... 그냥 빵떡이 오랫만에 잘 지내고 있는 걸 보니 넘나 마음도 놓이고 자랑하고 싶어서 동게에 글 남겨요 ㅋㅋㅋㅋㅋ
사진은 못 찍었어요 ㅠㅡㅠ
카메라 소리에 놀라서 도망갈까봐.
그 자리에서 디게 편하고 행복해 보였거든요 ㅎㅎㅎ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저도 인사만 하고 얼른 자리 피해 줬습니다.
그 대신 우리집 냥님 사진이라도 올려요ㅎㅎㅎ
우리 냥아... 넌 팔자 좋은 줄 알아라 ㅠㅡ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