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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성 사건으로 기억나는 어린 시절의 추억
게시물ID : humorstory_2402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게르프
추천 : 2
조회수 : 8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7/12 04:40:06
여호성 사건이랑 별 상관은 없지만서도.


대략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던 시절. 예나지금이나 초등학교 시절에는 남자보다 여자들의 발육이 좀 빨라서 빠른 2차 성징이 찾아오고 남자애들보다 키가 큰 여자애들이 많다. 특히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여자애들의 발육이 워낙에 남달라서, 여자애들이 남자애들과 대립하면서 집단으로 구타를 하기도 하는 곳이었다. 거기다가 남자들은 반항을 하지 못한다. 혹시라도 반항하면 결국 선생님한테 맞는건 사내놈이니까. 더러운 세상.

여자 하나는 약하지만, 여자가 뭉치면 무섭다는 걸 그때 배웠다. 사건의 시작은 아주 간단하기 그지없었다. 학교에서 나는 전형적인 수업부적응학생으로, 수업시간에 잠만자고 장난치고 만화책이나 보던 그런 오덕유망주였다. 물론, 학교에서만 그랬지 나름 학원도 다니면서 공부하던 평범한 90년대의 대한민국의 국딩에서 벗어난 초딩이었다. 그렇게 5학년이 되고, 첫번째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나는 나름 열심히 풀어보겠다고 시험지를 붙잡고 씨름을 했으며,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학문제가 나왔다. 당시 수학문제는 시계그림이 그려져 있고 시간이 몇분이 지나면 몇분이 되는가 하는 공식을 쓰는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았는데, 물론 그런 공식따위 기억하지 못하는 나는 뒤를 돌아서 시계를 보며 하나하나 더해가며 수학문제를 풀었다. 문제는, 내 뒤에 있던 여자애였다.

시험이 끝나고 얼마 후, 성적이 공개됐다. 애들이 몇점 맞았냐고 물어보는 풍경이 교실안에 펼쳐졌고, 나는 당시 평균 81점정도로 반에서 중간은 가는 성적을 구가했다. 문제는 내 바로 뒤에 있던 여자애의 평균성적이 78점이 나왔고 그 여자애는 나한테 성적으로 밀렸다면서 말도 안된다고 화를 내기 시작했고, 거기에 동조하던 여자애들이 나를 몰아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맨날 잠만 자고 놀기만 하던 내가 그애보다 성적이 잘나왔을리가 없다면서 말이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내가 뒤를 돌아본 것이, 그 여자애의 시험지를 컨닝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10년이 넘은 지금도 나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다. "아 그때 그 말만 안했어도..."

"야, 내가 컨닝했으면 왜 쟤보다 잘봤냐? 미친거 아냐?"(물론, 당시에는 초딩이었기에 이보다 심한 말을 했을거라 예상된다.)

내가 그렇게 말을 하자, 내가 컨닝을 했다고 하던 뒷자리에 있는 여자애는 갑자기 울기 시작했고 그것과 동시에 나는 우리 반 여자애들 모두와의 적대적 외교관계를 만들게 된 것이다.(잘 알겠지만서도, 여자애들은 눈물에 약하고, 눈물 흘리는 애를 피해자로보고 그 눈물을 흘리게 만든 놈을 가해자로보며, 상상을 초월하는 적대적 태도를 보인다.)

당시 그래봐도 이상하게 고집이 셌던 나는 그런 여자애들의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마초이즘을 발휘해서 여자애들에게 밀리지 않고 쏘아붙였고, 그 결과 한달이 넘는 한반의 20명정도 되는 여자 VS 나 혼자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20명 중에 직접 행동을 하는 여자애들은 5명정도의 그룹이었지만 서도.

전쟁은 치열했다. 당시 나는 여자애들에게 밀리지 않는 발육이 좋은 남자애였고(그 발육을 고등학교때까지만 유지했어도 지금쯤 185는 찍지 않았을까 싶다.) 육체적으로는 절대로 밀리지 않는 스펙을 자랑했다. 그렇기에, 여자애들은 나에게 정면으로 덤벼오지 않았다. 대신에 사람을 스트레스로 죽게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고단수 농간을 부려왔는데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1. 하교길에 갑자기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까 학교 옥상에 올라가서 나한테 소리지르면서 욕을 하고 있었다. 다혈질인 나는 열받아서 옥상으로 달려가서 잠궈놓은 옥상문을 부술 기세로 발로 차다가 선생님 손에 이끌려서 교무실(지옥)로 끌려갔다.

2. 나는 한 적도 없던 일을 했다고 선생님에게 일러바쳤다. 그 애들 중 한명의 실내화가 사라졌는데 그걸 내가 숨기는 다른 애가 봤다고 한 것이다. 남자와 여자라는 입장 차이 덕분에 나는 그 날 7시까지 집에 가지 못하였다.

3. 일요일 점심, 부모님은 집을 나가고 나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데 갑자기 5명이 집앞에 쳐들어 오더니 나를 향해서 욕을 하기 시작했다. 화가난 나는 당시 옆에 보이던 곤충잡이용 채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서 무쌍난무를 시전했고 여자애들은 믿기지 않는 속도로 분산되서 도망갔다. 문제는, 그걸 10분에 한번씩 반복했다는 점이다.

4. 3의 일이 끝난 뒤 애들이 잠잠해졌다 싶어서 밖에 나가서 부모님 몰래 타락의 온상인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다가 집에 왔는데, 우리집 문 앞에 빨간색 글씨로 "개새끼"라는 단어가 적혀져 있었고, 문고리는 쭈쭈바를 뿌려놨는지 끈적끈적하기 그지 없었으며, 집 앞은 침과 껌이 산을 이루고 있었다. 덕분에 그날 난 어머니에게 죽지 않을 만큼 맞았고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관계로 선생님을 통한 보복을 하지 못하고 직접적인 보복만을 해야했다.

그렇게 약 한달간의 싸움을 하다가 어린애들답게 왠지 시들시들해져서 더 싸우지는 않고 적대적 외교 관계에서 좀 덜 적대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결국 여호성사건과 더불어서 이 이야기를 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여자애들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자애들이 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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