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꿈에 나오셨어요.
게시물ID : gomin_17906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cHBpa
추천 : 27
조회수 : 120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21/08/25 20:36:37
지난 6월,심근경색+폐렴+패혈증 
3연타로 동시에 와서 중환자실 2주간 계시다 가셨습니다.
임종 당일 오전 주치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현대의학으로 가능한 모든 의료적 조치는 다해봤지만
아버지 상태가 악화만 될뿐 조금도 호전되지가 않는다.
더 이상의 아버지 치료는 무의미하고 아버지를 힘들게할 뿐이다.
마음의 준비하시고 이제 아버지 좋은데 보내드리는게
좋을듯 싶다.
말하시며 연명치료포기동의서,DNR동의서 주시더라고요.

사실상 아들인 제가 저기다 싸인만 하면 이제
아버지와는 영영 작별이라는 생각에 선뜻
연명치료포기,DNR동의서에 싸인 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의사선생님께 죄송하지만 1시간만 결정할 시간을 달라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쉽게 결정할게 아니란거 안다며 그리하라더군요.

고모,삼촌께 전화해서
지금 아버지 오늘 못넘기실거 같다.
의사가 연명치료포기,심폐소생술포기 동의서 쓰라는데
못쓰겠다고 했습니다.

고모삼촌이 그러더라고요.
00아(제이름)고모삼촌말 섭섭하게 듣지마.
너도 아버지 살려보려고 그정도 했으면
자식으로서 할 도리 다했어.
고모삼촌도 오빠,형님(아버지)하고 할머니 한 뱃속에서 태어난
형제인데 우린들 오빠,형님 안살리고 싶겠느냐.
아버지 병원비 대다가 앞으로 니 인생이 힘들어질수도 있어.
너도 돈모아서 장가도 가고 가정 꾸려야지..
현실 냉정히 판단해야 된다.
결정하는게 힘들겠지만 연명치료포기 하거라..

고모삼촌한테 저말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습니다.

저런말 한 고모삼촌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사실 아버지 병원비가 1주일 중환자실 입원했는데
원무과가서 중간계산서 떼보니
병원비가 천만원 가까이 나온걸보니 돈앞에 현실이 직시되더라고요.

결국 저하고 동생은 울면서 연명치료포기,DNR동의서에 싸인하였고
주치의사선생님이 지금부터 최소한의 산소호흡기 외에
더 이상의 치료는 하지 않겠다며 아버지를 1인실로
옮겨주시며 아버지 임종 잘 지켜드리시라 말씀하시곤 나가셨어요.

산소호흡기로 겨우 숨만 쉬시는 아버지 손 꼭 붙잡고
아버지 죄송해요..
진짜 죄송해요 아버지..
하며 눈물만 흘렀고 결국 아버지는 1인실로 옮긴지
2시간만에 돌아가셨습니다..

그후 아버지 3일장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제가
연명치료포기동의서 싸인해서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괴로웠는데 어젯밤 꿈에 아버지께서 나오셨어요.

살아생전 화물차운전으로 얼굴이 까무잡잡하셨는데
꿈에선 아버지 얼굴이 뽀얗더라고요.
저는 아버지 품에 와락 껴안겨 펑펑 울며
아버지 죄송하다고
아버지 어떻게든 살려내보려고 했는데
저도 어쩔수 없었다고.용서해 달라고
사죄드리는데 아버지께서 저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시며
다 이해한다고.우리아들 나때문에 얼마나 고생했을지
잘 안다고.아버지가 미안하다하시며
그렇게 저는 꿈에서 깼습니다.
꿈에서 깨어 일어났더니 제 눈가에 눈물이 흘러있더군요..

그전까지는 아버지죽음에 대한 죄책감들어서 힘들었는데
꿈에서 아버지께서 나와 저리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쪼금은
홀가분해진 기분입니다..
이번주 주말에 아버지 산소 갈려고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