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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증 환자다
게시물ID : gomin_17910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pvZ
추천 : 3
조회수 : 67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21/09/14 23:33:02

나는 우울증 환자다. 속칭 F 코드라 불리는 전문의 판단 하에 정신병 코드를 받은 유병자 이다.

 

이 병은 신경전달 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뇌 질환'이다. 하지만 주변인에게 털어둬 봤자 

의지력을 가져 보라던가, 운동을 하라던가, 취미를 가져 보라는 개소리만 지껄일 뿐이다.

당뇨병 환자가 의지력으로 인슐린 조절이 가능한가? 나는 초능력자가 아니다. 뇌에 흐르는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를 조절할 만큼의 초능력자가 아니다.

 

이혼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사이가 안좋은 부모 아래에서 30년 가까일 살았다.

학창 시절엔 왕따도 당했다. 

 

죽고싶은 마음이 한계치 까지 들어 병원을 찾았을 땐 우울증은 이미 발병 후 최소 7년 에서 10년 이상 지난 상태였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정신병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는거

 

발병 초기에 치료하면 1년 이내에 치료 가능한 병이 우울증이지만, 4년째 약을 먹는대도 평생 완치가 안될 것 이란게 느껴진다.

발병 후 오랜 시간이 지난 경우, 완치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의학 교과서 적으론 가능한한 약을 끊지 않는걸 권장한다고 한다.

그나마 부작용이 덜 하고 치료 저항은 없는 편이라 약은 꾸준히 먹는 중이다.

 

내년이면 30살인데 1년 미만 경력인채로 직장을 세번이나 옮겼고 그나마도 지금은 백수 상태이다.

또래 친구들과 부모 한테서 배워야 할 사회성을 커오면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인걸까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을 모두 1년을 못 버티고 뛰쳐 나왔다. 높은 연봉 조차도 버틸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더라

 

결혼하고 애 낳고 집 대출 걱정하면서 사는 평범한 삶을 내가 살 수 있을까 란 고민이 자주 든다.

연애 경험 없다. 애초에 집을 잘 나가지 않으니깐, 게다가 우울증 덕분에 성격도 이상하게 보일거고

'평범한' 가족 이란게 어떤건지 모른다. 격어본적이 없으니깐

주변 사람들의 삶을 보면 부러움 보단 생소한 느낌이 난다. 지금껏 격지 못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큰 삶들 이기 때문일까

연애, 가족애, 행복, 자식 계획 같은거.....

 


 

가장 슬픈건 행복이 어떤 감정인지 이젠 더이상 기억이 안난다는거다.

분명 느낀적은 있는 거 같은데 어떤 감정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공허하다. 

위로 받고 싶다. 그리고 이해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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