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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애를 잃어가는 중.. 그냥, 서러운 날이에요(하소연, 푸념, 긴글)
게시물ID : gomin_17913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NjY
추천 : 7
조회수 : 845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21/10/05 05:21:00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그냥

같은 공간에 사람이 있는 것 조차 못견디게 스트레스가 되기 시작한 게 한 1,2년 쯤 되었나봐요.

 

인류애는 계속해서 떨어져 나가다가

이번주에 절정을 찍었어요 ㅎㅎ

 

 

 

미국 외노자입니다.

작은 보험 오피스에서 3일,

그리고 같은 사장이 운영하는 클리닉에서 2일 일해요.

 

보험 오피스는 슬라브계 이민자 1명과

달랑 둘이서 일합니다.

그리고 미치고 팔짝 뛰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원어민은 아니지만

아주 간단한 의사소통조차 되질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화가난걸

저한테 하소연을 하는데

문제는 이게 하소연이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화났지만 그 사람이 없어서

나를 그 사람으로 생각하고 화낸다. 는 거죠.

 

너무 비약 아니냐기엔

주어만 she 이고 나머지는 다 저를 가르킵니다.

그리고 인상을 확 쓰고 눈을 똥그랗게 뜨고

그 사람한테 화내듯 화를 내며 쏘아 붙입니다.

목소리도 올라가고 stupid, idiot 다 나와요 ㅎㅎ

 

달랑 단 둘만 있다보니

게다가 나이도 저보다 30+ 살이나 많다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할 말도 없고 

ok, ill call them.

ok, ill let them know.

ok, ok, ok .

이러고 기분만 잡치는 아름다운 날들이죠.

 

 

 

 

요즘 갑자기 알러지가 심해져서

비염이라도 생긴건가 싶게

재채기, 콧물, 코막힘 때문에

거의 좀비마냥 한 달 넘게 잠을 못 자다가

결국 이비인후과를 갔어요.

 

그리고 그 날 아침 이비인후과 진료 때문에

알러지 약을 안 먹고 (테스트 때문에) 다녀왔다가

너무 힘들어서 조퇴했어요.

그리고 조퇴하기 직전 사장에게 문자가 왔죠.

 

본인, 무증상이어서 몰랐는데

월요일에 검사받고 화요일 저녁에 Covid positive 받았다고.

 

 

 

저는 이 사장을 화요일에 클리닉에서 봤습니다.

클리닉에는 저 포함 최소 5명이 근무하고

당연히 모두 다 함께 근무했지만

저는 이비인후과 다녀온 김에 찜찜하니 Covid test도 받았고

그 날부터 쭉 집에서 안나왔어요.

 

참고로 여기는 2주 격리가 아니라,

일주일,

그것도 제가 테스트한 곳에서는 3일 격리를 '권장' 했습니다.

 

가뜩이나 본인들은 검사도 안 받았으면서

(모두 다 밀첩접촉자. 내내 같이 일하고

저만 병원 간 김에 코로나 검사를 받았죠)

콧물 흘리고 있으니 무슨 균덩어리 쳐다보듯

한숨을 막 쉬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작정하고 너는 감염자다, 하고 싶었나봐요.

이 알러지 때문에 고생한게 1년은 됐는데

매번 콧물에 재채기에

아침에 약 기운 돌기 전엔 늘 난리였는데

자기는 1년 내내 제가 그러는 걸 본적이 없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갑자기 제가 아픈거랍니다.

아마 코로나 걸린 것 같대요.

 

아 물론 저는 음성이었습니다.

 

화요일 오후 5시까지 5,6명이 다 같이 근무하고

수요일 아침에 사장이 양성을 받고

수요일 오후에 저는 테스트를 받았고

금요일 오전에 pcr 음성 결과를 받았습니다.

일부러 rapid 안하고 pcr 요청했어요. 

어차피 동양인이라 곱게 안쳐다볼거니까.

 

그리고 월요일에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오후에 간헐적으로 나오는(?)

다른 한국인 직원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얘기 들었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을거라고, 나도 걸렸었는데 금방 나았어.

후각만 잠깐 없어졌었는데 건강하니까 금방 괜찮아질거야.

 

 

 

네,

저는 고 사이에

코로나 양성 받은 전형적인 바이러스 분사 동양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검사는 나만 받았는데, 니들은 왜 안받냐고 따지고 싶지만

조금만 더 버티다 그만 두려구요.

 

1년도 안 된 회사인데

미국 사람들

미국에서 자랐다는 한국인

다들 내로남풀이 개 쩌는거 하루이틀 겪는 것도 아닌데

이걸 계기로

가뜩이나 쌓여가던 대인기피와 인간에 대한 신뢰 상실이 화려하게 터지네요.

 

생각을 하다하다 더 억울하고 짜증나는 것 같아요.

 

 

 

오피스에서 내내 일할 때 마스크 끼고 있었더니

너는 마스크 안에서도 끼고 안불편 하냐더니,

클리닉에서 내내 혼자 kf94 한여름에도 끼고 있었더니,

자기들은 밥 먹을 때, 환자 없을 때, 

출퇴근할 땐 마스크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더니

드디어 동양인 여자애가 호흡기 질병으로 병원에 다녀왔다니까

살판이 나셨어요.

 

 

 

 

 

그럴 거면 한국 돌아가지 그러냐고 하는 사람도 많아요.

근데 유일한 제 편이 여기 있는데요.

남편은 한국도 모르고 한국어도 모르고

똑같이 동양인이라고 개무시 당해왔어서

유일하게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을 또 다른 차별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을 순 없죠.

 

그리고,

비행기 값도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도 없어요.

 

그리고 또 그런 사람도 많죠.

미국씩이나 가서 살면서 

배부른 소리 하지 말고, 남 속 긁는 소리 말라고.

한국에서 얼마나 힘들게 사는 줄 아냐고.

그래도 한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사니 일단 부럽다고.

 

 

 

 

그러게요.

제가 배가 불렀죠.

 

매일매일 

울다 지쳐서 잠들거나,

죽이고 싶은 사람 때문에 저주를 퍼붓다 지쳐 잠들거나,

미친듯이 들이부은 술로 밤새 토하고 정신을 놓거나,

그랬던 저의 외롭고 서러웠던 날들은

그게 무엇이고 어쨌던간에

한국이 아니기 때문에

배부른 헛소리인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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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5 06:06:16추천 3


댓글 1개 ▲
익명bGxoY
2021-10-05 08:40:58추천 1
진리입니다...
2021-10-05 08:12:54추천 3
내로남불만큼 사람 돌게만드는 상황이 없는것같아요.
뭔가 공정성이 사라진다는 느낌??
속상하고 억울하고 정말 엿같죠.
ㅠㅠ
주위에 엿같은 인간들 다 엿이나 먹어버리는 그날까지
글쓴님의 멘탈이 강철같아지기를 기원합니다.
엿같을때마다 들러서 쏟아내세요.
멀리서나마 대신 욕해드리고 응원해드릴께요.
힘내세요.

야이 씨발라마같은 색히들아~!!!
니들은 뇌라는게 있냐없냐!!!!!!

퐈이팅!
댓글 1개 ▲
익명aWpxb
2021-10-05 08:41:53추천 4
저 이게 필요했나봐요.
무조건적인 내 편.

댓글읽자마자 막 눈물이나서
어쩔줄을 모르겠어요...ㅠ
감사합니다ㅠㅠ
2021-10-05 09:24:59추천 6
가만히 있으면 사람을 가마니로 봅니다ㅇㅇ 저도 미국에서    의료보험쪽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저런 경우에는 "okay, chill~ I'm not her. Why are you being angry at me? i don't feel good" 이러면서 본인도 화낼 줄 알고 언짢다는 거를 드러내셔야 해요. 무조건 오케이오케이 해주면 진짜 호구인줄 암요. 특히 네이티브 아닌 동양인 여자는 더합니다.

기분이 나쁘면 질를줄도 알아야 얕잡아보이지 않아요. 또 코로나가지고 뭐라 그러면 "I got negative on the test stop talking about that corona shit. IF you are scared wear your mask dummies." 그래버려요.
댓글 3개 ▲
2021-10-05 09:31:16추천 1
아 참 나이 그깐거 다 까버리세요. 일하러 온 직장에서 일 못하는 성격이 글러먹은 사람은 나이대접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나이 많다고 고분고분하면 안되요. 일단 HR 있으시면 HR로, 없으시면 사람들 다 듣는 곳에서 보스에게 "I need to talk with you regarding the work environment" 라고 하시고 전부 다 말해놓으세요. 요새 연말이고 보험 다시 엔롤하는 기간이라 사람 많이 뽑으니까 미리 레쥬메 여기저기 돌려놓으시구요.
2021-10-05 09:34:11추천 1
그리고 보스랑 몇번 말하면서 "인종차별"이라고 느낀다, "소셜 디스탠스 안지켜진다, 무섭다" 이런 거 꼭 말씀하시고 대화내용을 다 녹음하시고 대화 후에 이메일로 리캡하면서 증거 꼭 만들어놓으시고요. 그만두실 때 디스크리미네이션으로 상담했으나 달라지는게 없었다고 수하시면 됩니다. 요새 아시안/패시픽 아일랜더 레이시즘으로 핫하기 때문에 이기기 쉬워요. 물론 안좋게 끝날때의 일이지만요.

좋게 끝나길 빌지만 아니라면 본때를 보여주십쇼.
익명a2Nqa
2021-10-05 09:50:28추천 2
엉엉엉 편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제가, 그래도 남편을 투머치 의지하게 된게
남편도 동양인으로써 특히 남자다보니
많이 겪으면서 쌓인 내공(?)도있고
헬스케어 종사자라
계속 은근한 격려를 줘서 그런것도 있나봐요.

아무래도
일단 오피스 매니저는 뭘해도 대화가 안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 진짜 못해요..
돈관리한다는 포지션의 사람한테서 나온
데포자잇이 뭔가 한참고민..=_=
체크 메모란에 뭐쓰는지도 몰라해서 당황..)

사장은 "인간적으로"는 좋은사람이에요.
비지니스 안에서 사람을 다룰줄모를뿐..

근데 그게 다 제가 좋게좋게 넘기려는
그런것도 없지 않나봐요.

제가 이 짧은사이 저주를 너무 남용해서(?)
심신이 망가진 것도 있고..ㅎㅎ
다행히 퀄리티 보장은 안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직업 오퍼가 되는 연이 오늘 막 닿아서
그걸로 조금 삭히며 위안 삼았습니다.

진짜,
그냥 좋게좋게 웃으며 점잖아지면
똥된장 구분 못하는게 요기 특징 같인요.

굳이 꼭
같이 진흙 시궁창을 끌고 들어가야
그 수준이 딱 그건줄 안다는게
정말 그것만큼 절망적인게 없더라구요..

감사합니다ㅠㅠ
앞으론 더 씨게 나가야겠어요ㅠㅠ
2021-10-05 11:31:22추천 1
사람 고용해서 다루는 사람이 제대로 매니지멘트 못하는 것도 죄입니다. 앞으론 딱부러지게 꼭 말씀하세요. 그리고 영어 못하는 사람이 틱틱거리면 왓? 아돈 언더스탠 왓 데포자잇 이즈ㅇㅇ 어..오, 오마이, 유민 디파짓↗? 이러면서 꼭 한번씩 꼽주세요.
익명amNrb
2021-10-05 11:06:54추천 1
확실히 자기의사 표명하세요. 그래도 되는 나라고 그게 표준인 나라입니다. 거기 한국 아니에요.
댓글 0개 ▲
2021-10-05 14:55:53추천 1
저도 미국인인데 미국은 자기 표현 안하면 호구 당하기 쉽상입니다.
내 기분 나쁘면 기분 나쁘다 말씀하시고 코로나 때문에 지랄하면 난 데스트 음성이라고 검사 안 한 너네들이 더 불안하니 지금 당장 코비드 검사하러 가는게 어때? 라고 말씀하세요.
어차피 거기 일 떠나면 안볼 사이에 눈치 보시며 혼자 마음 아파 하실 필요 없습니다.
정 안되면 거기 말고도 일 할 데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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