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제 자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아요
마지막 연애 이후로 그런 느낌이 들어요
어떤 이유를 계기로 화가 나도 내가 지금 화날 만한 상황이 맞나,
지금 이 상황에서 화가 나는 내가 이상한 걸까 싶고
제가 느끼는 감정이 옳은 감정인지 확신이 없어요
그리고 미운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요
자꾸 곱씹게 되고 곱씹을 수록 미운 감정이 생겨요
그걸 혼자서 삭이려니 너무 힘들구요
예전에는 이 정도까지 누군가를 자주 미워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한번 미우면 그 감정이 너무 오래 남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이건 별개지만..
갈수록 어휘능력도 퇴화하는 것 같구요
의사소통도 잘 못하겠어요. 제 생각이 정리가 안 돼요.
생각도 그렇고 제가 느끼는 감정이나 느낌이 하나도 표현이 안 돼요.
회사에서도...
제가 하는 판단이나 선택이 맞아도, 설명을 제대로 못하니까 제 의견이 힘을 잃을 때가 많아요
업무 관련해서 얘기할 때, 두서 없이 자꾸 끊어서 얘기하게 되고 너무 힘드네요
평균 연령대가 4~50대인 회사이고, 여직원도 저 하나뿐이다보니
다른 직원들과 얘기할 일이 별로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사무실에 저 혼자 있을 때도 많구요
회사 집 회사 집 인생이다보니 친구들이랑 수다 떨 일도 별로 없고..
개인적으로 제 목소리를 싫어하다보니까
얘기할 때마다 움츠러들게 돼요
얘기하면서 제 목소리가 들리니까, 그게 너무 어색하고 싫어서
말꼬리 흐리게 되고 얼버무리게 되고
그리고 그런 제 목소리를 의식하니까 더 어색해지고
자존감이 끝없이 추락하는 요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