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연애하다 결혼한지 3년차.
둘 다 나이 한참 차고도 넘을 때 결혼하겠다 해서
양쪽 집에서 우리 애와 결혼해줘서 고맙다. 하심.
사실 우리 집은 남편 집의 가정사가 있어서 좀 걱정 많이 하셨는데
남편이 돈 문제부터 각종 신경 쓸 거 없게 싹 정리. (결혼할 사람-저- 성격 장난 아니다. 깐깐하다. 등등. 와이프 앞에서 분란 일으킬 말 하지 마라.근데 실제 성격은 가끔 성질 내긴 하지만 살짝 호구임.)
그리고 우리 부모님한테도 그런 부분부터 앞으로의 경제 계획까지
진솔하고 진중하게 설명함.
근데 시댁 분들도 양식이 있으셔서 속상할 법한 말씀 안 하심.
한번 살짝 속상한 말씀 하신 분 계셨는데
남편이 너무너무 미안해 하면서 사과했고
그 분도 그거 제외하고는 너무 잘해주심.
시댁에서 보태주는 돈이 하나도 없었고
오로지 남편이 모은 돈과 친정에서 보태준 2천으로 결혼함.
(친정에선 자금 상황 상 결혼 후 집 사는 데 반 정도 보태주셨고 남편이 상황을 알고 있었고 시댁은 전혀 모르심.)
우리끼리 알아서 결혼할 거고, 예물 간단하게 커플 반지만 하고
양가 드리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다 선언.
그래도 친정에서 300인가 시댁에 예단비 보냄.
시댁에선 좋은 화장품 세트 해주셨는데 그것까지 감사하게 생각함.
여튼 그렇게 결혼했는데
시댁 가면 손님 대접 받음.
명절에 설거지도 내가 한 번 하면 다른 건 또 다른 가족들이 하심.
음식도 워낙 못하고 일부러 음식 시키시지도 않음.
너 며느리니까 뭐해라 전화해라 일절 없음.
내가 전화하면 자꾸 빨리 끊으려고 하심.
애기 사진 이쁘게 나올 때마다 보내드리는데
이런 며느리 없다고 그걸로 칭찬들음.
가끔 소고기나 과일 등 인터넷에 좋은 가격 나오면 시댁 식구 분들 댁마다 보내는데
그럼 또 우리 집에 사과, 인삼, 참외 등 뭐 보내주심.
친정에선 남편은 손님이자 아들이라
생일이면 용돈이랑 남편 좋아하는 음식 사다 주심. (비싸서 특별한 날에만 먹는 거 ㅋㅋ)
친정 가면 남편에게 웬만하면 뭘 절대 안 시키지만
그래도 남편이 알아서 친정에 남자 손, 남자 힘 필요한 거 다 알아서 해줌.
사실 친정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걸 해주심.
친정은 부자가 아니고 두 분 다 엄청 아끼고 절약해서 모은 돈으로 지원해주시는 것임.
돈이나 텃밭 농사 지으시는 거, 딸 대학원 학비(사위도 가면 주신다고 함) 애기도 봐주심.
그리고 농사 지은 거 시댁에도 보내주심.
친정 식구들이랑 같이 여행 가면 친정 부모님이 돈을 거의 다 대주심.
시댁 식구들이랑 여행 가게 되면 우리가 대부분 내고 계획도 내가 짜는데 난 좋음.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적정선을 알고 그걸 지켜주려고 함(내가 더 돈 쓰자 하면 싫어함..)
친정에 잘해드리고 싶은데 아직 내 능력이 그 정도가 아니라서 죄송할 따름…
여튼.. 어린시절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따돌림 받으면서 자라서 늘 사람이 고팠는데
우리 가족과 친정, 시댁 생각하면 늘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음.
그냥 이렇게 사는 가족들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