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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른이지만 나보다 더 어른들은 가끔 말씀하시곤 하셨다.
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고.
그렇기에 세상 보기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야 한다고.
하지만 막상 살아보니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더라. 때로는 더 쉬운 길을 가고 싶기도 하고, 때로는 어디 숨어버리고 싶기도 하더라. 세상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기에는 세상이 그리 만만한 곳도 아니었고, 또 거울에 비추어진 내 모습과 사람들 눈에 비추어진 내 모습은 많이 다르더라.
버티고 버티다가, 참고 참다가, 또 그리고 삼키고 삼키다가. 그래도 어떤 날에는 그 무게를 도저히 견뎌 내기 힘들어 당당함과 솔직함 대신 간사함과 거짓으로 그 무게를 잠시라도 떨쳐내게 되더라.
햇살이 뜨거운 어느 날, 이 하루를 도저히 이겨낼 자신이 없는 바로 그 날 내 두손으로 하늘을 가려보았다. 어르신들 말씀과는 다르게 내 시야에서 하늘이 사라졌고 내 두손으로 하늘이 가려지더라. 잠시나마 내 비루한 몸뚱어리가 한결 가벼워지더라.
그런데 몸만 가벼워질 뿐, 숨통을 죄어오는 내 마음은 여전히 천근만근 무겁더라.
그런 가보다. 세상은 모르게 할 수 있어도 내 자신을 모르게 할 수는 없나 보다. 나약한 마음에, 쉬운 길을 걷기 위해 세상 모를 속여도 내 자신은 속일 수 없나 보다.
내 두손으로 하늘은 가려도, 내 마음은 가려지지 않는 가보다.
출처:
https://blog.naver.com/footsteps1985/222605717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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