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호구가 되길 꿈꿨다.
각종 커뮤니티, 유튜브 등 자칭 연애박사라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연애의 규칙같은 것들이 있더랬다.
너무 잘해주면 안된다느니, 퍼주기만 하면 안된다느니, 밀땅을 잘해야한다는 둥.. 이런저런 말들
하지만 본인은 단순 무식하여 저런 짓을 할 일머리도 없거니와 귀찮아서 하나하나 신경 쓸 머리도 없다.
그냥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잘해주고 싶으면 잘해주고, 쇼핑하다 문득 그 여자가 생각나면 사고, 해주고 싶어서 해줬고 사주고 싶어서 사줬다. 딱히 받는건 없어도 딱히 신경쓰이지도 않았다. 그 여자가 좋아했으면 했으니까.
이런 사람을 흔히 호구라고 하는거 같다.
아무렴 어때 내가 좋아해서 하는건데, 나는 단순 무식하여 계산할줄 모른다. 그냥 사주는대로 먹여주는대로 받으면 그걸로 좋았다.
큰걸 바라는것도 아니였고, 그냥 좋아하는 그 여자의 모습을 보고싶을 뿐이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단순 무식하고 눈치가 없는 나지만 그것은 느껴졌다. 그 여자도 날 좋아하고 있었다는걸, 그리고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는걸
어느 한사람의 문제일까 둘만의 문제일까
정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도 미련한 곰 같은 사랑은 안되는걸까
퍼주기만 하는 사람과의 연애는 과연 재미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그것이 부족했던 것일까
나는 무식하여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말하는거 마냥 계산적으로 연애를 해야하는 것인가
그냥 호구여도 상관없고 미련한 곰이여도 상관 없고, 그냥 다른 생각 안 하고 좋아하는 마음 그대로 표현하고 해주고 퍼주면 안되는건가
모르겠다.
본인은 단순 무식하지만 30대 중반 꼴에 디자인을 하고 있다. 세후 월 400에 가까운 급여를 수령하고 있으며, 몸 굴리는걸 좋아하여 투잡으로 디자인 일을 따서 하고있고 디자인일이 없는 평일엔 대리운전을 나간다.
그냥 단순 무식하여 몸 굴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월 통장에 꽂히는 돈이 600~800정도인거 같다.
디자인 외주가 들쑥날쑥 하지만 디자인 외주가 들어오는 달은 800정도 찍는거 같고, 일이 없고 대리만 나가도 투잡으로 200이상은 찍는거 같다.
본인 자랑을 왜 하냐면.. 그렇게 부족한 남자는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은거다. 나는 꽤나 능력있는 남자라는 것이다.
그냥 단순히.. 조금 무식할 뿐이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대리 운전을 하다 그 여자를 만났다.
그러니까 다른 남자와 같이 있는 그 여자를 만났다.
어쩐지 목소리가 익숙하더라니..
나는 폰이 두개다.. 회사용 폰, 대리+외주용 폰
고객 전화번호도 안심번호로 보인다.
착지는 모텔, 맨날 돈 없다 돈 없다 하던 여자가 다른 남자 술도 사주고, 대리비까지 내는 모양이다. 모텔비까지 낼지 모르는일이지
무식한 내 성격상 앞뒤가리지 않고 들이받았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순간 모든 콩깎지가 벗겨졌기 때문이었다.
누구보다 이뻤던 여자는
원래는 그냥 키 작고 평범한 여자였고, 멍청한 여자였으며, 자기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여자였다.
딱히 미련은 없다. 본인은 단순하고 무식해서 끊는 것도 시원시원하다.
그냥 조금 궁금할 뿐이다. 줄곧 고개 숙인채 아무말 없이 있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조금 궁금할 뿐이다.
여자친구의 차를 운전하여 여자친구와 다른남자를 모텔로 데려다줬다는 어느 상병신의 이야기
요번주는 디자인일이고 대리운전이고 뭐고 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