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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허세뿐인 겁쟁이새끼
게시물ID : gomin_17935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Gxqa
추천 : 1
조회수 : 60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22/02/10 15:43:05

11년간 연애, 그 11년속에 8년간의 동거를 끝마치며..

집을 나온지 두달이 되었다..

이야기를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헤어진 상태이며 줄수있는건 다 주고 나왔다.

아니.. 버리고 도망쳤다.

같이살며 모아둔 돈 몇푼.. 마련한 살림.. 한방에 대출을 까주었던 소형차,

아파트가 싫다며 조용한곳으로 가 살자며 바다가 보이는곳에 마련한 월세집의 보증금..

막상 나와서 두달여 지내보니 후회가 되기도 한다..

과연 내인생에 있어 이사람만큼이나 나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고, 알아줄 사람이

또 다시 있을까?

아마 없을것 같다.

그럼에도 후회스러움에도 되돌릴수 없다.

또한 다시 돌아가서는 안될것같다...

나는 그 사람 앞에서는 항상 슈퍼맨이고 싶었다.

집안 전기에 문제가 생기면 속으론 벌벌 떨며 무섭지 않은척 전기를 만져댔고,

의자가 부러지면 용접을..

무슨 가구를 시키던 척척 조립해내고

컴퓨터가 고장이 나면 직접 뜯어 고쳐냈고

드라이기가 고장이 나도 분해 하여 고쳐냈다.

마당에 삽질이면 삽질 작물 키우기,

스틱 운전이면 운전

음식을 해도 맛있게 해야했다.

난 슈퍼맨이고 싶었으니까..

연애 초기엔 처음엔 잘보이고 싶은마음에..

그뒤엔 내가 할수 있을거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뒤엔 당연히 니가 하겠지 라며 말하는 그 사람에게 오기가 생겨서..

나는 돈도 잘버는 슈퍼맨이어야 했다.

내까짓게 필요한 돈이 왜이렇게 많은지..

월 500만원을 벌면 저금하는돈 없이 모든 돈이 소진되었다.

내 동생도 돌봐야 하고, 얼마 있는 내 빚도 해결해야 하며, 그사람 주변에도 잘해야 했고, 날 슈퍼맨으로 아는 내 주변에도 잘해야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살고 있는 내 인생안에 그 사람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물론 힘든티는 낼수 없었다. 나는 슈퍼맨이니까..

그게 당연한 일인줄 알았고 나는 내자신을 너무 과신했다.

가끔 싸우거나 서운한 일이 있을때 서로가 서로에게 화를 내고 상처가 되는 말을 했다.

이런것 쯤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며 내가 더 잘 해보자 라며

잘 할수 있다며 내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 했다.

이 작은것들이 쌓여 내 속이 썩어 가는 줄도 모르고

집을 나오기 한두달전 즈음 가슴속에 무언가 공허함이 차올랐다.

나이는 얼마 먹지도 않은녀석 입에서 자꾸 인생이 어쩌고 저쩌고 소리가 나왔다.

점점 아무것도하기 싫어졌고 매년말 느끼는 슬럼프라 여기며

또 한번 내 마음의 신호를 무시했다.

이윽고 뭔지 모를 그 공허함은 이내 점점 커지더니

그 괴물 같은 녀석이 내 자신을 집어 삼켰다.

정신을 차렸을땐 이미 내 짐을다 정리하여 버리고

옷이 든 캐리어 하나, 노트북 가방 하나, 클러치를 옆구리에 찬채 버스정류장앞에 앉아 담배를 피며 울고 있었다..

그때도 미쳐 알지 못했다. 그냥 그 사람과의 관계에 지쳐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저기 떠돌며 천천히 나를 돌아보았을때 그녀석의 진짜 존재가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그 커다란 괴물같은 공허함은

애써 처다보지 않고 신경쓰려 하지 않았던 나약한 내 자신의 한쪽 면 이었다.

누군가 내가 힘들때 따듯하게 다독여 줬더라면..

누군가 내가 일이 잘풀려 화가 나있을때도 그만하면 됐다고 위로해 줬더라면

그 누군가가 그 사람이었더라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것 같다.

그 사람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

애당초 내가 슈퍼맨을 자처했고

내 스스로 누구에게도 아무런 제스쳐도 아무런 전조증상도 내비치는 것을

허용조차하지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나도 처음 살아보는 내인생에 어딘가 기댈곳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난 허세뿐인 겁쟁이다.


#2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gomin&no=179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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