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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와 헤어졌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게시물ID : gomin_179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파요
추천 : 12
조회수 : 52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7/12/09 22:45:41

 내성적인 26살 여자입니다.
 인터넷에 사적인 글을 쓰는 것은 물론이고,
 그냥 편하게 웃고 지내는 지인들에게도 깊은 얘긴 잘 안 꺼냅니다.
 
 그런데... 오늘은 쓰게 되네요.. 이런 일은 또 처음이네요..

 남자친구와는 8개월 만났습니다. 
 그는 나보다 나이가 7살 많습니다.
 그리고, 그는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인격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종종, '인격이 흠이 없다'고 생각했고, 말해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와, 오늘, 헤어졌습니다.
 어이없는 건, 지금 울면서 앉아서... 이걸 쓰는 제가.. 헤어지자고 했다는 겁니다.
 ...울면서 쓰니까 손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서... 타자치기가 힘이 드네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아직 그를 좋아합니다.
 그도 아직 제게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그에게 어떤 잘못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평생을 같이 살아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우린 취향이 다릅니다.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치관이 다릅니다.

 그냥 이대로 죽 가다가는 서로에게 희미하게 퇴색되어서,
 밋밋한 채로 만나게 될 것 같았습니다.
 죽을 것처럼 아끼고 사랑하고 위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자꾸 그에게 이렇게 저렇게 요구하는 제 자신이 지겨웠습니다.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저나, 그나, 헤어짐을 말하는 자리에서는 조금도 울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티브이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간간이 웃으면서, 조용히 말했고,
 그가 제 곁을 그냥 떠났습니다.
 이제 저는 그에 관한 모든 기억을 지우려고 합니다.
 다시 만나면, 제가 흔들릴 것 같습니다. 제가 못견딜 것 같습니다.
 자주 만나왔던 교회를 옮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거의 6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기가 사라져주겠다고, 피해주겠다고, 그냥 있으라고 했지만
 제가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압니다.
 지금이라도, 문자 한 번이라도 날리면,
 다시 차를 달려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앞으론 더 잘 하겠다고, 미안하다고 말해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예전과 똑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고,
 제가 다시 이렇게 울게 될 것이라는 것을.

 저는 그게 겁이 납니다. 
 그냥 서로에게 익숙해져 희미해지는 것도,
 이렇게 그를 잃는 것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몇 시간째 울고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해 보신 분들.. 제게 충고를 좀 주십시오.
 오유가 떠올라서 갑자기 왔습니다.
 싸이에 가서 글을 쓰려다가, 그와 주고받은 쪽지를 보고,
 다시......... 눈물이 .. 막... 나서.... 그 창을 닫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제겐 이 곳이 마지막 위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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