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들어지니 그제서야 바로 보게되었다 넘어지고 땅에 고개를 처박아보니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어디다 자랑 할만한 딸이 못되고나니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했다 화가 났다 분노했다 허우적대는 나를 남들보다 못난 얼간이로 보였는지 그저 압박했고 내 감정에 내 무너진 마음에 위로따위는 없었다 가족이란 무엇이며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는 무엇이었을까 부모라면 아무리 퍼주어도 내가 못해준게 생각나 미안한 감정에 가슴아파하는... 내가 너무 피상적인생각을 했었나 보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렇게 사랑받지 못했다 뒷받침도 남들에 비하면 부족했다 그렇다고 남들과 비교해서 엄마가 해준 것을 원망하진않았다 적어도 현시점 전까지는..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고 그 말을 뱉어버렸다 지금껏 힘들다는 말,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못했다 왜 안했냐고 너도 말하면 되지않냐 라곤 하지만 그런 표현조차 아니 그렇게 해야하는 건지 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나에게는 그런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고 그걸 말할 창구가 되어주는 사람도 없었다 가족 누구에게도 말할 사람이 없었다 그저 참고 인내해서 내가 견뎌 이 상황을 타파해야 한다는 책임감 뿐이었다 아주 어려서부터 그랬다 집안 형편은 나아졌지만 사람은 변하지않았다 밖에서 생활할 때는 알 수 없었지만 같이 몇 년을 살아보니 알겠되었다 나는 진정 기댈 곳이 없었다 물질적인 것이냐 묻는데 그게 아니다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나는 기댈 곳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어깨를 내어줘야하는 상대였다 여지껏 잘도 버텨왔는데 내가 무너지니 그 모든 겉치레도 같이 무너져버렸다 이제는 모든 믿음이 깨져버렸다 가족도 그렇다 아무도 내 마음을 읽어보려 하지않았다 그저 본인들 힘든거 갖고싶고 하고싶은 것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 본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질려버렸다 다 필요없고 다 지워버리고 싶다
어쩌면 여지껏 잘도 버텨왔나싶기도 하다 삼촌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 것 같다 나도 그 무거운 책임감과 감정들로 짓눌려 살아왔고 공황발작을 처음 일어난 것도 꽤 오래전 이였다 어쩌면 더 전에도 있었는데 그게 뭔지도 모르고 넘어갔을 거다 결혼? 내삶? 그딴 걸 생각하기에는 나는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더이상 책임지는 것 들을 만들고 싶지않았다 아니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더이상 피해자가 생기면 안된다
삶은 불행의 연속이다 언제쯤 이게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 책임질 것만 끝나면 나는 정말 미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