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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젊었을 적에 쓴 글을 찾았어요
게시물ID : readers_179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ivi
추천 : 12
조회수 : 443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01/07 16:53:34
낡은 공책? 앞에 달력있고 그 뒤로는 죽 공책처럼 메모하는 공간이 있는 걸 찾았는데
엄마가 22살때 일기가 적혀있고 엄마가 쓴것 같은 시가 있어서 한번 올려봐요
제가 엄마 글씨를 잘 못 알아봐서 엄마가 쓴것과 다르게 쓴 부분도 있을수도 있어요!
*1988.5.31일 정리

*친구여 눈을 감고 쓴다.*

친구여 눈을 감고 쓴다.
세상의 채찍 얼룩진 눈물 마른 네 얼굴
차마 어쩌지 못해 친구여 눈을 감고 쓴다.

네 마른 잔등 위 가만히 쓸며
폐허의 땅,황폐한 대지
먼지 한조각을 움켜잡지 못해
친구여 눈을 감고 쓴다.

콘크리트 동체 이기에
어눌린 발음으로 가만히 되뇌이며
눈물 마른 네 얼굴 어쩌지 못해
친구여 눈을 감고 쓴다.

* 오늘은 아무것도 *

오늘은 아무것도 안했을뿐이다.
아침 나절 잠깐 하늘 한번 쳐다본것뿐.
설운 하늘 회색빛만 마주 대했을뿐이다.
기나긴 세월을 묵묵히 안았을뿐이다.

가득찬것같으면서도, 텅 빈 것 같은 빈
허상일 따름이다.
전율하는 비애가 부서지는 파도처럼 일어설때
포말처럼 넘쳐나는 오늘이 있대도
텅비어 있음을, 한점 무로 승화한
오늘을 안았을뿐이다.

오늘은 아무것도 느끼지도 깨닫지도 말면서
텅빔은 텅빔 자체로, 가득참은 가득찬 그대로 오늘을 앉자

*햇살처럼 맑은 그리움*

사람이 그리운 날은,책방에 들러
오랜시집. 가슴에 팍 안고
희미한 옛기어게 마음을 맡긴채
밀려드는 그리운 마음 되어
동전 두어개, 땡그랑 ─―.. 들려오는 음성

손 내밀면 다사로이 잡히던 그 손길의 따스함
비인 몸짓이었어도,
아픔이었어도,
언제나 다정하던 눈빛
누이의 눈매만한 사랑으로 넉넉했던 푸근한 가슴 
지금은 그리움만 늘어가는 저린가슴.
언제나 그 자리─.. 그 눈빛 ....
넉넉하고 해 맑은 웃음소리로
우린 언제라도 그렇게 다정하게 만나고 싶다

겨울 햇살처럼 다정하고 반갑게
봄햇살처럼 다사롭게
가을 햇살처럼. 넉넉하고 맑게 여름 햇살처럼 찬연하게

해 맑은 웃음으로 언제라도 넉넉하고 푸근한 그리움으로
비인 가슴도 텅빈 하늘도 채워가며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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