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때 넉넉지 않은 형편에 공부만 했습니다
비싼 옷 사 본 적도 없고 화장품도 당연히 몰랐습니다
원하는 명문대엔 합격했지만 원룸 자취하니까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지더라구요
집에서도 돈 없다 하도 노랠 불러서 대학 생활 내내 과외를 2~3개씩 했습니다
대학교 때도 브랜드 있는 옷, 화장품 거의 못 써 봤어요
취업을 일찍 했는데 하필 저보다 나이 훨씬 많은 사람들 비중이 압도적인 곳이었고 그 사람들은 해외여행도 많이 다녀보고 명품도 잘 알고 호텔 식사 이런 것에도 익숙하더라구요
저는 그 때마다 주눅이 들었어요
그러다 두번째 직장은 연봉은 좀 낮아도 삶의 질이 괜찮은 곳을 가긴 했으나 비합리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두번째 직장 다닐 때까지도 크기만 조금 커졌지 계속 원룸 살았고 옷은 저렴이들이었어요
지금 직장은 그래도 연봉과 워라밸이 균형을 이루는데, 아직도 제 자신을 꾸미는 데 돈을 쓰는 게 어색하고 죄책감 느껴져요
사실 먹고 사는 데 급급하느라 집에 오면 저녁 먹고 바로 자버렸어요
근데 벌써 30대 중반이고 연애 경험도 거의 없고 제 자신이 넘 한심해요..
남자들이 날 싫어할 것 같은데 외모 때문이라기보다는 쓸데없이 고학력자고, 약간 똑부러져야 하는 직종이다 보니 자꾸 그런 생각이 드네요ㅜ
학창시절에 공부만 하느라 대인관계 스킬도 못 기르고 패션센스도 못 키운 게 후회돼요
20대 때 왜 노력 안 했냐..하시면 솔직히 회사 다니는 것과 집안일 만으로도 에너지가 소진 됐던 것 같아요
서울이 본가여서 부모님 케어 받았다면 좋았을텐데ㅠㅜ
별 것도 아닌 고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