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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마시면 나한테 전화하는 형이 있었어요
맨날 외롭다 그러구
형 정도면 괜찮은 남자 아니냐구 하고
전 매번 맞장구 쳤어요.
그도 그럴것이, 제 주관 빼고 그냥 객관적으로 봐도,
보편적인 여자들이 보기에도 잘생긴 형이었거든요
키도 크고... 부담스럽지 않게 잘생긴? 헬스도하고
분명 인기도 많았을꺼에요..
근데 솔로인 기간이 길더라구요
그러면서 나한테 전화해서 늘 한탄했어요
어느 날은 절 만난다고 하니까
10cm의 PET이라는 노래가 생각이 나더래요
그리고.. 또 뭐랬지
우리 엄마한테 점수좀 따야겠다구했어요
시간이 좀 많이 지나고,
제가 입대하구 나서도 쭉 편지가 오갔고
제가 편지 제일 많이 받은게 그 형이었어요.
전역하고, 저도 이상하게 튀어버린 제 마음 나름 정리하고 고백했지요.
그리고 그 날은 제 가슴에 구멍이 난 날이었어요.
그냥.. 그냥 어장관리1, 자존감 채우기용1, 날 좋아하는걸 알지만 굳이 밀어내진 않고
그 사이를 즐기는 관계1 정도였겠죠?
전 근데 그 형 이후로 마음을 잃어버렸어요.
사랑을, 사람과 사람 사이 흐르는 온기를 잃어버렸어요.
이게 근데 그 형 탓일까? 하면
그냥 내가 못난 탓이겠지. 싶어지는게 더 슬프네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