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선뼈처럼 생긴 TV수신용 안테나는 지난 수십년간 널리 쓰였으며,
제작자의 이름을 따서 '야기-우다 안테나'라고 불린다.
1926년 영국에서 유학중이던 일본의 공학자 야기 히데츠구와 조수인 우다 신타로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실제로는 조수인 우다가 거의 만들었지만 야기에 의해 특허가 등록되어 초기에는 '야기 안테나'로 불렸음.
'야기-우다 안테나'는 당시로선 상당히 획기적인 발명이었으며, 특히 레이더 기술에 큰 도움이 되었음.
야기는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기 전 군부에 야기-우다 안테나의 보급과 레이더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나
육군 상층부
"군대는 기습이 생명이므로 기습을 우선시해야 하는 장비들이 전파를 내쏘는 것은
자기 위치를 적에게 알리는 꼴이 되기에 전파탐신 같은 건 필요없다."
해군 상층부
"우리에게는 훌륭한 견시병들이 있으므로 야간에는 맹인이 되는 귀축영미가 우리를 먼저 보지 못할 것"
이런 논리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함.
그러나 전쟁 전에 개발된 기술이었기에 연합군에서도 '야기-우다 안테나'를 접할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해 고성능 레이더를 개발하여 태평양 전쟁에서도 유용하게 써먹음.
1942년 싱가포르를 점령한 일본군은 영국군의 레이더 관련 서류를 입수하는데,
영국군 레이더 조작병에게 "서류에 반복해서 나오는 '야기'가 무슨 의미인지를 묻자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인가? 야기는 이 안테나를 발명한 일본인이다. 당신 나라 사람이지 않은가?"
라고 말하는 걸 듣고서야 자신들을 괴롭힌 레이더가 자국 기술이었음을 알아챘다고 함.
뒤늦게 일본도 레이더 개발에 착수하지만 이미 전황이 크게 기울었기에 곧 패전을 맞이하고,
야기와 우다는 적국에게 도움이 된 기술을 개발했다는 이유로 전후에도 별로 좋은 대접은 받지 못함.
결국 우다가 죽기 직전에 정부에서 문화훈장을 수여하지만, 우다는 기뻐하지 않고 불만을 토로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