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아빠나 엄마등, 여진구... 정말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감정을 잘 그려내네요. 다만 모두들 너무 긴장감 있는 연기를 하다보니, 몇명은 다소 오버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정말 등장인물이 많습니다. 극 등장인물들이 모두 치명적인 모습을 보이려 하니 다소 피곤한 면도 있습니다. 특히 형사님들이나 진회장의 수하같은 경우에는 캐릭터를 만들다 만 것처럼 둥둥 뜹니다. 눈에 띄게 아쉬운 부분이네요. 끄응...
영상뿐 아니라 스토리도 아주 폭력적이기 그지 없습니다.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극 같기도 하구요. 미묘한 모성애마저 느껴집니다. 부성애가 아니라 말이죠. 자신의 살을 찢고 분신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닐까...
여진구, 진짜 극의 중심에 있네요. 존재감 좋아요. 과잉된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하는데도 그것이 거슬리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심리를 눈빛으로도 그려낼 줄 알구요. 그런데 여진구는 그렇게 강한 캐릭터로만 소모될 거 같은 기분도 들어요. 죽음이나 분노, 공포, 괴로움이 아닌 평범함은 과연 연기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충분히 성장하겠죠.
김윤석씨는 역시 최고...
가만 보면 화이의 다섯 아빠 중 김윤석씨를 제외하고는 캐릭터가 평면적입니다. 화이에게 온갖 정을 뿌리면서 마음 약한 아빠, 살인에 재미를 느끼는 잔혹한 아빠, 냉정함을 잃지 않는 살인병기 아빠, 엘리트의 풍모를 지닌, 가장 아빠같은 아빠... 여기에 알 수 없는 아빠, 김윤석이 있네요. 이 다섯명의 캐릭터를 모두 합치면 한 사람의 인격으로 완성될 것도 같습니다. 화이가 다섯명을 모두 아빠라고 부르는 걸 보면( 실제 젊은 분은 삼촌에 더 가까울 텐데도), 결국 화이는 5명으로 분열된 한 사람의 아빠에게서 길러진 건지도 모르겠네요.
화이가 과연 어떻게 성장했을지 그 뒷얘기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꽤 볼만했습니다. 그저 정신없이 몰입했네요. 덕분에 손톱 완전 다 물어뜯었음. ㅠㅠ 극장에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