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인하대홈피펌][납량특집] 지옥의 막장치킨
게시물ID : bestofbest_179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D커플
추천 : 238
조회수 : 8265회
댓글수 : 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7/08/20 12:40:37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8/20 02:09:18

 

주인내외분이 여행을 떠난지도 어언 4일째, 내일이면 돌아오시는데....

 

제 룸메이트가 엄청난 걸 제안하더군요.

 

"우리 치킨 튀겨먹자!"

 

!

 

치킨이라.... 얼마만에 들어보는 소리인가....

 

삼일불식계, 구중생형극이란 말을 몸소 실천하며,

 

고3때 친구들과 치킨, 콜라, 온게임넷의 삼위일체를 받들었던 이몸이다! 

 

오늘도 영양가없는 후라이 하나에 고추장넣고 김치없이 비벼먹은 저로써는 그 제안을 아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주 중대한 문제가 있었으니....

 

"너, 치킨 튀길줄 알아?"

"아니, 넌 아냐?"

"아니"

"......."

"........."

 

둘다 치킨 튀길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사나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이게 얼마만의 고기인가...

 

나와 제 룸메는 맛이 어떻든 간에 무조건 다 먹기로 맹세를 하였습니다.

 

웃으며 맺은 저 맹세가.... 그런 지옥의 치킨을 만들 줄이야.......

 

 

"얼레? 반죽 이거 맞아? 그냥 밀가루물아냐?"

 

친구 왈,

 

"괜찮아 튀기면 다 맛있어."

 

-------------------------------------------

 

"얼레? 반죽이 좀 질다?"

 

친구 왈,

 

"괜찮아 대충 비비문대놔. 튀기면 다 맛있어."

 

-------------------------------------------

 

"얼레? 베이킹 파우더가 필요해?"

 

친구 왈,

 

"없어도 돼. 튀기면 다 맛있어."

 

-------------------------------------------

 

"얼레? 닭 해동 안시켜도 돼?"

 

친구 왈,

 

"괜찮아 뜨거운데 있으면 알아서 녹아. 튀기면 다 맛있어."

 

-------------------------------------------

 

"얼레? 기름이 모지란데? "

 

친구 왈,

 

"아 그냥 붕어빵처럼 반튀기고 뒤집고 반튀기고 뒤집고 하면 돼. 튀기면 다 맛있어."

 

-------------------------------------------

 

"얼레? 기름 안끓는데 넣어도 돼? "

 

친구 왈,

 

"괜찮아 튀기면 다 맛있어."

 

.

.

.

.

.

 

 

"얼레? 반죽이 다 떨어져 나가는데?"

 

친구 왈, 

 

"괜찮아 튀김옷 따로 먹지 뭐. 튀기면 다 맛있어."

 

-------------------------------------------

 

"얼레? 기름이 적어서 눌러 붙는데?"

 

친구 왈,

 

"괜찮아 누룽지처럼 먹으면 돼. 튀기면 다 맛있어."

 

-------------------------------------------

 

"얼레? 가슴살은 아예 튀김옷이 벗겨졌는데? "

 

친구 왈,

 

괜찮아 원래 가슴살은 저렇게 먹는거야. 튀기면 다 맛있어.

 

.

.

.

.

.

.

 

 

 

 

 

...제가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뭐 어쨌건.... 시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쩝쩝....

.

.

.

.

.

.

!

!!

 

오오...........이, 이맛은!

 

 

 

살코기는 마치 지점토와 우레탄의 중간적인 맛이 나고요.

 

음... 표현을 하자면.. 입대 전날인듯 하지만 전역 전날인듯한 풍경,

 

마치 혹한기훈련때의 행보관, 삽질을 하는 행보관,

 

하지만 그 행보관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단 모양새가... 드래곤볼의 재배맨이 자폭한 파편같아서 귀엽구요.

 

흠.....씹자마자 식용유가 주르륵 제 입안을 적시고, 건들지도 않은 튀김옷이 스르륵 벗겨져 에로틱한 느낌을 줍니다.

 

가슴살은 마치 칡뿌리씹는마냥 질기지만 속은 아삭아삭, 아직 안익었구요.

 

날개는 관절에 케토톱을 붙였는지 살코기 캐내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그 지옥같은 맛을 참고 견디며 먹고있는데...

 

제 룸메이트는 아직 주방에서 꾸물대고 있었습니다.

 

"이봐, 안먹고 뭐해. 우리의 아이와도 같은 치킨이다. 뼈까지 씹어먹자구!"

 

"아...응....어 잠만"

 

제 룸메는............

 

저몰래.......

.

.

.

.

.

.

.

.

.

 

짜파게티를 끓이고 있었습니다.

 

 

.

.

'ㅇ'

 

우리 룸메가 치킨이 먹기 싫었나보구나...

 

친구의 마음을 헤아린 저는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래....네 맘 잘 알겠다.. 그래 맛있는 짜파게티를 먹으렴....

 
와~ 맛있게 잘 끓였구나. 아참! 내가 더 맛있게 너의 짜파게티를....."

 

 

 

 

 

 

 

 

 

 

 

 

 

 

튀겨줄께. 괜찮아. 튀기면 다 맛있어.

.

.

.

.

.

.

.

.

 

 

그날, 친구와 저는 치킨을 남김없이 다 먹었답니다.

 

죠아저씨... 보고싶어요....

 

결론: 그래도 고기다.

 

 

그럼 노세요.

 

 

첨 자료 올리는건데 ㅜㅜ 어렵네요.. 많이들 웃어주세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