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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9살인 여자입니다
아빠와의 관계가 많이 고민되고 혼자 생각만 하다 힘이들어 글을 씁니다
저희 아버지는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저를 만지셨는데 너무 어릴 때 기억은 제대로 안나지만
지금 글 쓰기에도 민망할만큼 저에게 이상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셨어요
귀를 빨거나, 어린 제 소중한 곳까지 만지시면서 제가 자다가 깨면
"아빠가 티비보는 내내 만졌는데 몰랐어?" 라고 물은 게 여태 기억이 납니다
또 한 번은 엄마랑 아빠랑 방 안에서 두 분이서 껴안고 있을 때 제가 엄마 품으로 들어가자
아빠가 저를 마구 때리셔서 엄마 아빠 싸움으로 번져 결국 경찰까지 온 기억까지 있어요
이게 대체로 큰 기억들이고 지속적으로 제 몸을 만졌던 기억은 지워지지 않아요
고학년이 되어도 아빠는 계속 절 만지려고 하셨는데 제가 싫어하는 티를 냈었고
아빠는 쌍욕을 하면서 저에게 뭐라고 한 기억을 끝으로 절 더이상 건들지 않았어요
여기까지가 아빠에 대한 큰 상처와 부정적인 기억들, 지우고싶어 미치겠는 기억들이고
어릴 땐 그나마 몰라서 아빠와의 관계가 그리 서먹하지 않았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빠가 저에게 했던 짓들이 말도 안되는 행동들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아빠를 멀리하게 되고, 지금은 엄청 서먹한 사이가 됐어요
저런 기억들뿐이라면 차라리 속시원하게 연락이라도 안 하고 살텐데
제가 중고딩 때나 그럴 때 한참 친구들하고 노느라, 용돈이 필요할 때 아빠는 그런 부분은 엄청 잘 챙겨주셨고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거나 하면 노발대발 하시면서 해결해 주시고
저 때문에 우는 일도 있으셨고..
제가 대학생이 되자마자 아빠는 제 이름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으시면서 "너가 나중에 커서 갚으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돈이 제 통장으로 들어와서 제가 아빠를 안 드리고 다행이도 제가 가지고 있었어요.
아빠는 차마 돈을 달라고 못 하시고 엄청 짜증만 내시면서 언니 이름으로 대출을 받으시고 그러셨어요
자식들을 돈?으로 보는 경향이 큰데, 반면에 또 언니랑 제가 사고를 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그걸 해결해 주는 것도 아빠였고...
도저히 모르겠어요 아빠란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저를 괴롭혔던 기억과 저를 지켜주고 보살펴준 기억이 공존해서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아빠는 한 평생 자식들뿐만이 아니라 엄마도 괴롭히셨어요
그 큰 몸으로 엄마 얼굴을 때려 엄마가 20년 가까이 무너진 코에 스트레스 받아 하시고
엄마가 일하는 곳곳마다 난동을 피워 엄마가 사회 활동을 못하게 두절 시켜 버린다거나
정말 듣기도 힘든 심한 말을 엄마한테 한 평생 쏟아내셔서 저희 어머니는 지금 본인 인생을 잊은 채
자존감이 아예 없어져 버리셨고, 그렇다고 생활비를 준 것도 아니예요.
엄마는 평생 제대로 된 직장도 없이 식당 설거지 하시면서 번 돈으로 저희를 키우셨고
엄마한테는 아빠가 돈을 일절 주지 않으셨어요
그런 아빠가 지금 칠순을 바라보고 계시고 예전만큼 성격이 쎄지 못하셔서
이빨 빠진 호랑이 같지만, 여전히 절 보면 자존감 떨어뜨리는 말들을 간혹 하시고..
동시에 또 잘해주는 면도 있으시고, 그래서 모르겠어요
아빠한테서 전화가 오면 받을까 말까 10번 고민끝에 결국 받지만 너무 불편하고 그럽니다
그렇다고 아예 아빠를 무시하면 아빠 마음이 걱정되고 제가 나쁜년 같고..
혼란스럽습니다
아빠와의 관계를 이대로 유지하는게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