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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잔하신 분 계세요?
게시물ID : gomin_17958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JiZ
추천 : 0
조회수 : 1074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22/07/25 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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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스트금지

제가 쪼잔해요. 
나이 먹을 만큼 먹었어요. 
쪼잔한데 착하다 해야 하나.. 착한 척을 하고 싶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래서 늘 마음 속이 어지러워요.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내게 필요치 않은  뭔가를 줬거나 내가
원하는 것 이상의 지나친 배려를 해줘서 선물을 해야할 때면 
그 사람이 나한테 했던 일, 줬던 것들 생각하면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줘야 하는지를 계속 고민하게 되는 거에요. 

오늘만 해도 우리집 일 도와주던 도우미가 그만두는데
이미 금액은 지불했는데 마음에 안 드는 게 정말 너무 많았고, 장점 1,2가지가 있었는데 여러 사정 상 참고 참았던 거죠.
(저는 나름 잘해드림. 그 분은 계속 일하고 싶어함) 

그런 분에게 마지막 만찬도 사드렸고 
간단하게 빵 선물을 하려고 했는데
 엄청 비싼 베이커리에서 사서 드릴지, 
적당한 것을 사드릴지를 며칠을 고민했어요. 

비싼 데서 사야지 했던 마음이 70-80프로였는데
오늘 또 하시는 행동을 보고 너무.. 질려서 결국 적당한 것을 샀어요. 

문제는 그렇게 결정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하고(2주씩 걸리기도 함) 이런 내가 너무 쪼잔한 거에요.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고민하는 줄 몰라요. 

기본적으로 잘 사주거나 베풀어 주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대상이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들이거나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계산 없이 무조건 좋아하고 잘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근데 그런 사람들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뭘 줘야 할 때는 
끊임없이 이런 갈등을 하게 돼요. 

그래서 사람들이 나한테 뭐 쪼그만 선물 같은 걸 주거나 ‘지나친’ 배려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 
보답으로 되돌려 줘야 하는 걸 고민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그렇게 고민하다 대부분은 그들이 나한테 해준 거 이상으로 해주게 돼요. 

예를 들면 직장 동료가 자기가 안 쓰는 생필품을 나에게 줬는데
새 것이긴 하나 오래되고 내 스타일도 아니라서 어차피 안 쓸 것을 줬는데 그걸 보답하기 위해 그 제품보다 비싼 걸 사주는 거에요. 

안 쓸 거라 보답하기 싫지만 받았으니 맘 불편해서 뭔가는 줘야겠고
어차피 줄 거면 좋아할 것을 줘야겠으니 좋은 걸 사주게 되고
근데 또 비싼 건 사주기 그렇고… 싼 걸 주기도 그렇고… 
계속 고민하게 돼요. 

 
  결론은 손해 보기 싫은데 고민하고 갈등하다 손해 보는
스타일이에요.  

 이런 걸 계산하지 않는 대범하고 잘 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그치만 저에게 있어 이런 걸 계산하지 않게 되는 대상은 
그 대상이야 말로 훌륭하고 대범하고 잘 품는 사람이라 
그 수가 한정돼 있어요. 

나의 이 쪼잔함이 너무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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